기영옥 광주FC 단장이 사퇴를 결심했다.
기 단장은 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단장자리를 내려 놓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5년 4월부터 광주FC 단장이 된 그는 무보수로 4년 이상 구단에 봉사했다. 당초 3년을 약속했지만 어느덧 5년째 책임을 다했다.
기 단장이 사퇴를 결심한 것은 휴식을 위해서다. 1983년 금호고 축구부 감독부터 광양제철고 감독, 광주광역시축구협회 회장, 대한축구협회 이사, 전남축구협회 부회장 등 36년 정도 축구 지도자로 역할을 다했다.
기 단장은 “쉬고 싶어서다. 다른 이유는 없다. 광주FC가 승격하면 그만둘 생각을 예전부터 했었다. 정원주 대표이사에게 미안하다”며 “더 이상 내가 해야 할 역할은 없다. 축구인으로서 만족하고 물러난다”고 말했다.
기 단장이 이끄는 광주FC는 올 시즌 더할나위 없는 성과를 거뒀다. K리그2 우승과 함께 K리그 시상식서 득점왕, 감독상, 베스트11 등 5관왕을 차지했다.
그의 역할은 팀 성적 향상뿐만이 아니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심어주고 내년에 완공되는 축구 전용구장을 짓도록 도왔다.
기 단장은 “그만 둘 생각을 하니까 밤에 편히 잘 수 있게 되더라. 새로운 사람이 와서 또 열심히 하면 되지 않겠나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의 노력에 힘입어 광주FC를 비롯해 광주 유소년축구의 위상도 한 단계 상승된 효과를 거뒀다. 최근 광주FC의 유스팀 금호고가 왕중왕전 우승을 거두며 겹경사를 치르기도 했다. 이는 기 단장의 선행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가 받아야할 보수는 모두 유소년들에게 쓰여졌던 것이다.
기 단장은 “유소년이 중요하다. 광주 축구가 발전하려면 프로구단과 함께 유소년도 신경을 써야 한다”며 “실제로 유소년들이 성장해서 광주를 빛낸 선수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끝으로 기 단장은 광주 구단을 응원해준 팬들과 축구인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기 단장은 “개인적으로 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우리 광주FC가 쭉 1부리그에 잔류해서, 리그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는 팀으로 성장했으면 한다. 그러려면 시장을 비롯해 대표이사 등이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프론트도 열려있는 사고로 팀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광주FC는 장기적으로 봐야한다. 광주FC구단이 역사는 짧지만 시민들에게 희망을 심어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희망을 안겨주길 바란다.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고 전했다.
한경국기자 hkk4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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