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프로야구·K리그 무관중 개막

@윤승한 입력 2020.04.30. 18:27

스포츠와 관중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관중 없는 경기는 사실 상상하기 힘들다. 프로에선 더 하다. 재미는 물론 구단의 수입과 직결돼 있기에 그렇다. 무관중 경기가 대단히 흔치 않은 이유다. 무관중 경기는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킨 구단에 대해 징계 차원에서 취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드물게 시설이나 안전 문제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15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조차 무관중 경기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첫 기록은 2015년 4월 29일 나왔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시카고 화이트삭스'전이었다.

경찰의 과잉진압에 의한 25세 흑인 청년의 사망사건에서 비롯된 소요사태가 발단이 됐다. MLB 사무국은 당시 볼티모어 홈구장에서 예정됐던 3연전 중 2경기를 취소하고 마지막 1경기를 안전상의 이유로 무관중 상태에서 진행했다.

국내 프로축구인 K리그에서도 무관중 경기는 있었다. 2012년 6월 14일 인천프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포항 스틸러스'전이 그것이다. K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기록돼 있다.

그해 3월 24일 열린 '인천-대전'전 관중난동사건이 문제였다. 이날 인천이 2-1로 승리한 직후 마스코트인 유티 분장을 한 인천측 직원이 대전 서포터즈를 도발하자 이에 격분한 대전측 팬이 경기장에 난입해 마스코트를 폭행했다. 이 시비는 양측 서포터즈간 패싸움으로 번졌다. 이 사건에 대한 징계로 인해 두달 반 가량 뒤인 6월 14일 인천 홈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축구의 본고장 유럽에서도 인종차별 논란 등을 이유로 무관중 경기가 치러지곤 한다. 2018년 10월 UEFA 네이션스리그 크로아티아 홈 경기였던 '코로아티아-잉글랜드'전이 무관중으로 진행된 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코로나19로 두달 가량 연기됐던 국내 프로야구와 K리그가 마침내 개막한다. 프로야구는 어린이날인 오는 5일, K리그는 어버이날인 오는 8일이다. 양쪽 모두 무관중 개막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다.

진정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제2의 확산 가능성이 여전해 당분간 무관중 경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TV 중계로 밖에 즐길 수 없어 아쉽다. 그렇다고 감동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개막을 기다려온 팬들에겐 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간만에 가슴 설렌다.

윤승한 논설위원 shyoon@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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