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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전남도교육청의 작약

@양기생 입력 2020.05.25. 18:38 수정 2020.05.25. 18:49

어린시절, 고향 시골 집 뒷마당은 작은 공원 같았다. 4대강 사업으로 수몰돼 지금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지만 동생들과 자치기를 하고도 남을 만큼 넓었다.

뒷마당 좌우에 제법 수령이 된 은행나무 2그루가 늠름하게 서 있었다. 암수 한 그루로 기억하는데 가을이면 노란 단풍잎이 뒷마당을 덮을 만큼 쌓이곤 했다. 대빗자루로 쓸어 모아 불쏘시개로 활용했다. 늦가을 노린내 나는 열매가 떨어지면 비닐포대에 담아 어머니에게 드렸다.

단풍나무 밑에는 키 작은 향나무가 수줍은 듯 고운 모습으로 서 있었다. 돌 담벼락에는 장미가 얼기설기 자갈 허리를 되감으며 꽃의 여왕임을 뽐냈다.

뒷마당 가운데 있던 펌프식 우물가에도 향나무가 있었는데 그 옆의 작약 3그루는 자태가 더욱 앙증맞았다. 분홍 작약은 5-6월 쯤이면 꽃송이가 눈 부실만큼 예쁘게 피어나 향기를 맡아보려 코를 가까이 대곤 했던 기억이 새롭다.

작약은 진통이나 해열제로 많이 사용하는데 배탈 났을 때 아버지가 작약을 달여 먹이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관상용으로 키웠던 것 같다.

작약은 고대부터 향료로 이용돼 왔다. 향수 브랜드에 '피오니'란 영명의 작약 향수가 있다.

'피오니'는 그리스신화 속 치유의 신인 '파이온'(Paeon)에서 유래하고, 작약의 속명 또한 '파이오니아'(Paeonia)다. '함박꽃'으로도 불리는 꽃 작약은 그 향기가 진하고 달콤하며 빼어난 모양을 갖고 있다. '수줍음'이라는 꽃말을 가졌으며, '정이 깊어 떠나지 못한다'는 또 다른 꽃말도 가지고 있어 연인들끼리 자주 선물하는 꽃이다. 강진군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화훼 소비 급감과 가격하락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 농가 소득 안정을 위해 '꽃작약 직거래 판매'를 추진해 호응을 얻고 있다.

전남도교육청도 최근 꽃 다발을 활용해 사무실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다소 무겁고 딱딱해진 사무실 분위기 쇄신을 꾀하고 화훼농가도 돕고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지난주에는 꽃 작약이 꽃병의 주인공이 됐다. 코로나19 여파로 각종 행사가 축소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꽃 소비가 줄고 있다. 오늘 꽃 작약 한 송이를 들고 귀가하는 것은 어떨까.

양기생 지역사회부장 gingullove@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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