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셧다운(Shut Down)

@김옥경 입력 2020.05.27. 18:31

지난 2018년 12월 중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싼 갈등으로 美 연방정부는 의회에서 새해 예산안 합의에 실패해 일시적인 부분 업무정지 상태인 '셧다운(Shut Down)'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정부 부처 산하 직원의 90% 이상이 업무를 중지 당하면서 주급형태의 임금은 한 달 넘게 단 한 푼도 지급되지 않을 정도로 피해가 확산됐다.

특히 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국립공원과 박물관, 미술관 등의 운영이 전면 중단됐고, 수천건에 달하는 이민심사 뿐만 아니라 혼인신고가 연기되는 등 차질을 빚었다. 저소득층 식량 지원(푸드스탬프) 등도 전면 중단돼 '셧다운'의 피해는 고스란히 애먼 서민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셧다운'이 미친 미국내 경제적인 파장은 천문학적인 수치였고, 당시 미국 경제를 파탄에 이르게 한 단초가 됐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악재로 인한 '셧다운'에 전세계적으로 적지않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산업기반이 열악한 광주·전남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역 대표 기업인 기아차 광주공장은 지난 2월 중국발 '와이어링 하네스'(wiring harness·배선 뭉치) 부품 공급 차질로 1~3공장 전체 생산라인을 전면 중단했다. 또 지난달 27일부터 수일간 2공장과 3공장의 대형버스 라인의 가동을 멈췄다. 여기에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2공장의 생산라인을 중단한데 이어 다음달 1일부터 5일간 추가연장해 가동을 멈추기로 결정했다. '셧다운' 횟수로만 벌써 4번째다. 잇단 셧다운으로 기아차 광주공장은 수만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하는 감산 피해를 입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지역 협력업체들이다. 하남산단에 입주해 있는 한 업체는 지난 3월 그나마 70% 이상이었던 공장 가동률은 이달엔 30%로 '뚝' 떨어져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있다. 100여명 직원들의 무급휴직은 물론 임금 삭감에 근무 시간 단축 등 매출 감소에 따른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여 보고자 온갖 고육책을 쓰고 있지만 한계에 이르렀다고 토로했다.

극단적 위기에 몰린 현재의 위기 상황을 해결하고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은 정부의 획기적인 지원 밖에 없다. '셧다운'으로 치명타를 입은 지역경제를 회복할 수 있는 지원책이 시급하다.

김옥경 경제부 부장대우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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