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집 없는 것도 서러운데···

@박석호 입력 2020.10.19. 18:30

"내 집 없는 것도 서러운데…"

요즘 광주에서도 '전세난'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전셋집을 구하기 힘들고 전셋값도 뛰면서 무주택자 등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가을 이사철이 본격화되면서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지난 7월말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임대차2법)까지 시행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임대차 2법'은 세입자가 요구하면 임대차계약 '2+2년' 유지를 보장하고 이 기간 동안 임대료 상승률을 5%로 제한하는 법이다. 일각에서는 '전세난'의 주범으로 '임대차2법'을 지목한다. 임대차계약 규제 강화로 실질소득이 줄어든 집주인이 전세 매물을 대거 거둬들이면서 전셋집 구하기가 힘들어졌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사랑방부동산의 '전세 매물 게재 건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전세 매물 건수는 1만7천801건으로 전달(2만281건)보다 12.2% 줄었다.

임대소득 감소를 우려해 전세 매물을 철회하는 사례가 있을 수 있지만 소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급속도로 늘어난 아파트 공급으로 전세 물량이 많은 상황에서 집 주인이 자금 여유가 많지 않은 이상 쉽게 전세 매물을 회수하고 가격을 대폭 올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광주 '전세난'은 전체 현상이 아닌 특정 단지·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광주 전셋값 상승률이 자치구별로 두 배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 전셋값이 오르기 시작한 지난 6월15일부터 10월12일까지 광산구와 남구 전셋값은 0.93%, 0.91% 오른 반면 동구 0.61%, 북구 0.56%, 서구 0.48%에 그쳤다.

해마다 치솟는 집값 때문에 "광주에서 살기 힘들다"는 하소연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신규 아파트값 상승률은 무서울 정도다. 요즘에는 5억원 정도를 줘야 30평대 아파트를 살 수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광주의 ㎡당 평균 분양가격은 372만2천원으로 전달 369만4천원보다 0.76% 상승했다. 3.3㎡당으로는 1천2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집값에 이어 전셋값까지 오르면서 서민들의 삶은 더 힘들어졌다. 앞으로 집값과 전셋값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 그저 급등한 집값을 따라 전셋값마저 뛰는 일만 벌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누구나 마음 놓고 전세를 구하고 집을 살 수 있는 시대는 언제쯤 올까? 박석호 경제부장 haitai200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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