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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은행나무 딜레마

@양기생 입력 2020.10.21. 18:12 수정 2020.10.21. 18:42

가을 단풍의 대표 색 중 하나가 노랑이다. 노랑단풍을 대표하는 것은 은행나무라 할 수 있다. 광주시 시목은 은행나무다. 그래서 광주시 곳곳에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져 있다. 은행나무 가로수는 대략 4만5천여 그루. 조석으로 날씨가 뚝 떨어지면서 은행나무 가로수가 노랗게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주목도가 높은 노랑은 쉽게 눈길을 사로잡는다. 산이나 들판을 찾지 않아도 쉽게 가을 단풍의 낭만을 가져다준다. 은행나무 잎의 변색은 가을 단풍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대체 만족을 안겨주고 겨울 준비 사인도 보낸다.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사랑받고 있는 이유다.

얼굴을 찡그리는 시민도 있다. 은행나무 열매가 떨어져 미관을 해치고 악취를 풍기기 때문이다.

광주시내 은행나무 가로수 중 열매가 열리는 암나무는 2만여 그루. 해마다 일선 지자체는 낙과 열매 처리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11월말까지 은행나무 열매 따기 사업을 진행하는데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낙과 열매 처리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나무 둘레에 그물망을 쳐 놓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 수나무로 교체하는 작업에 나서고 있는 지자체도 있다. 심지어 다른 수목으로 가로수를 바꾸자는 의견도 나온다. 가을 단풍의 전령사로 사랑 받아야 할 시목이 애물단지로 변하고 있다. 은행나무의 딜레마다.

광주시의 자매결연 도시인 일본 센다이시 시목도 공교롭게 은행나무다. 20년 전 센다이시를 방문한 적이 있다. 광주처럼 시내 중심가 곳곳에 은행나무 가로수가 심어져 있었다.

눈에 띠는 것은 은행나무 가지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가로수 밑둥은 어른 2~3명이 팔로 안아야 할 만큼 통통한 데 비해 나무 가지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은행나무 분재를 보는 듯한 기형적인 모습이었다. 센다이시에 일주일 머무르며 가졌던 의문점 중 하나였다.

요즘 그 의문이 풀리고 있다. 아마 낙과 열매로 인한 악취와 미관을 위해 일부러 가지를 없애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시목인 은행나무 가로수를 다른 나무로 교체하는 것도 명분이 약하다. 매년 이맘 때 벌어지는 악취 파동에 대한 현명한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양기생 지역사회부장 gingullove@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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