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잘가요 '축구의 神'

@박석호 입력 2020.11.30. 18:35

1986년 6월 22일 멕시코 FIFA 월드컵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의 8강전.'축구 신동'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가 극적인 헤딩슛(?)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실제로는 상대팀 골키퍼와 공중 볼을 다투다 손으로 툭 쳐서 넣은 것이었다.

마라도나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그 손은 내 손이 아니다. 그것은 '신의 손'이다"고 말했다. 월드컵 역사상 최대 오심사건으로, 이 때부터 축구 용어 가운데 손을 이용해 골을 넣는 행위, 손을 이용해 실수를 저지하는 행위인 '신(神)의 손'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마라도나의 '신의 손' 이후 세계적 축구 스타들이 발이 아닌 손으로 골을 넣는 장면을 자주 연출하고 있다.'축구 악동' 루이스 수아레스(우루과이)는 2010년 FIFA 월드컵 가나와의 8강전에서 손으로 공을 막았다가 퇴장을 당했다. 2013년 FA컵 리버풀과 맨스필드 타운 경기에서는 공을 오른손으로 가볍게 쳐서 발 앞에 떨군 뒤 골로 연결시켰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도 2007년 스페인 프로축구 에스파뇰과의 경기 헤딩슛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왼손으로 공을 쳐서 동점골을 만들었다. 2010년 FIFA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는 프랑스와 아일랜드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에서 티에리 앙리(프랑스)가 손으로 공을 건드린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됐다.

'축구의 神' 마라도나가 지난 25일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러운 죽음에 축구계와 축구팬들은 슬픔에 잠겨 있다. 메시는 인스타그램에 "디에고는 영원하기 때문에 결코 우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를 기렸다. 80세 생일을 맞은 펠레는 "분명히 언젠가 하늘에서 우리가 함께 공을 찰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오늘 나는 친구와 작별했고, 세계는 영원한 천재와 작별했다"고 기억했다.

1960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마라도나는 그라운드 안에서는 영웅이었지만 그라운드 밖 생활은 모범적이지 않았다.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레전드로 기억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5명의 잉글랜드 수비수 사이로 60m 정도를 질주하며 현란한 드리블로 골키퍼까지 제친 마라도나의 신들린 플레이를 보면서 축구의 매력에 푹 빠졌다. 팬들 사이에서는 논쟁거리가 있다. 펠레와 마라노나 중 누가 떠 뛰어난 선수냐고. 개인적으로는 마라도나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마라도나는 떠났지만 축구팬들의 가슴속에는 영원할 것이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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