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배려

@도철 입력 2021.01.05. 18:45

새해가 되면 우리는 크고 작은 바람과 소망을 마음속에 적어 내린다. 이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술 줄이고 담배 끊겠다는 각오가 아닐까 싶다. 그렇지만 올해는 개인적 소망에 모두를 위한 배려도 포함됐으면 한다.

코로나 시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무례는 너무 많다. 내가 싫다고, 귀찮다고 마스크 쓰지 않고 다니는가 하면 특정한 개인이나 소수 단체를 위한 각종 모임으로 코로나가 각 지역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물론 여러 정황에서 판단해 볼 때 정부의 대책도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개인적, 집단적 판단 오류가 또 다른 감염 원인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배려의 한자말을 보면 配(짝 배) 慮(생각할 려)로 짝 같은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생각한다는 의미이다. 인터넷에 올라 왔던 글을 소개해 본다.

일본의 한 무역회사에서 근무하는 여직원은 자기 회사와 거래하는 바이어들을 위해 차표를 구매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었다. 이 회사와 거래하던 독일 회사의 바이어는 어느 날 흥미로운 사실 한 가지를 발견했다. 오사카로 갈 때는 언제나 좌석이 우측 창가 쪽이고, 도쿄로 돌아올 때는 좌측 창가 쪽이었던 것이다. 궁금해 하던 바이어가 이유를 묻자 여직원이 웃으며 대답했다. "오사카로 갈 때는 후지산이 오른쪽에 있고 도쿄로 돌아올 때는 왼쪽에 있기 때문이죠.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시라고 일부러 다른 방향으로 예매해 드린 것입니다."

감동한 바이어는 이 회사와의 거래액을 4만 마르크에서 1천200만 마르크로 늘렸다.

지난해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에서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 가운데 모 장관 남편인 유명대학 은퇴 교수의 자유여행 출국 소식이 전해지면서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이에 대해 집권 여당의 국회의원조차 "(국민들이 해외여행을 자제하는 이유는)내가 자유롭게 한 행동들이 다른 사람의 건강 등 우리 사회의 감염병 확산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인내하고 참는 것"이라며 "그런 상황 속에서 개인의 일탈적인 행동 자체가 어떻게 보면 매우 부적절했다고 보인다"는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국가정책은 물론 개인행동에도 배려가 필요한 것은 내가 사는 사회가 아닌 우리가 사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도철 편집부부장 douls18309@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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