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손흥민과 케인

@윤승한 입력 2021.03.22. 18:25

요즘 영국 프로축구(EPL)에서 손흥민-해리 케인 듀오가 상종가다. 매 경기마다 새로운 기록들을 쏟아내며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지나치다 싶을 만큼 축구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토트넘 홈팬들 입장에선 정말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이 이번 시즌 EPL에서 합작한 골은 14골. 가장 최근의 골은 손흥민 부상 직전인 지난 8일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나왔다. 3대1로 앞선 후반 손흥민의 송곳 같은 크로스를 케인이 머리로 집어넣으며 EPL 역사에 오래 남을 대기록을 작성했다.

이들 듀오의 14골은 EPL 단일 시즌 최다 합작골이다. 그동안 단일 시즌 최다 합작골 기록을 보유했던 듀오는 1994~1995시즌 블랙번 로버스에서 13골을 만든 시어러-서턴이었다. 손흥민-케인 듀오가 이 기록을 무려 26년 만에 깬 것이다.

기록행진은 진행형이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만들어낼 한골 한골은 그 자체로 EPL의 새 역사로 남게 된다. 다만, 아쉬운 건 지난 15일 아스널전에서 발생한 손흥민의 부상이다. 기록행진을 바라는 팬들로선 조바심이 날 만하다.

손흥민-케인 듀오의 기록은 국내 정치권에서도 주목했다. 최근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들을 언급하고 나선 것이다.

안 대표는 "손흥민 선수에게는 케인이라는 훌륭한 동료가 있고, 손기정 선생에게는 남승룡이라는 고독한 레이스를 함께 한 동지가 있었다"며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은 그런 관계"라고 해 화제가 됐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손흥민-케인 듀오의 기록은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 양보와 자기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으로 본다. 이것이 상생의 원천이다. 과연 안 대표의 발언이 상생을 전제로 한 것이었는지는 의문이다.

광주시와 전남도의 관계가 여전히 군공항 이전 문제 등으로 꼬여있다. 여간해선 풀릴 것 같지 않다. "광주는 전남이라는 훌륭한 동료가 있고, 전남은 광주라는 고독한 레이스를 함께 한 동지가 있다. 광주와 전남은 그런 관계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웃으며 만나 두손을 맞잡고 이런 선언을 한다면. 기대를 버리기엔 아직 이른 듯하다. 윤승한 문화체육부장 shyoon@srb.co.kr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