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의 보고' 신안갯벌을 세계유산으로 <4> 암태도 갯벌

입력 2020.06.30. 16:52 김옥경 기자
환경지표 생물 곳곳 산재···섬 전체가 자연 생태공원
짱뚱어·민챙이 등 갯벌 생물 다채
멸종위기 '기수갈고둥' 발견 눈길
군, 갯벌환경개선 등 노력 가시화
신안 암태도 갯벌이 석양빛을 받아 붉게 물들고 있다.

타닥, 타닥 타닥. 타닥 타다닥.

붉은 노을빛의 석양이 내려앉은 낙조 갯벌 위로 짱뚱어와 농게 등 갯벌 속 작은 생명체들이 빼꼼 고개를 내민다. 펄과 모래에 내놓은 둥그런 숨구멍 사이로 숨은 듯 모습을 감춘 모양이 갯벌을 찾은 이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해변 가득 들어찼던 바닷물이 간조를 맞아 저만치 밀리며 내는 파도소리와 함께 갯벌 위를 이리저리 오가는 생명체들의 발자국 소리는 먹이감을 찾아 분주하기 움직이는 생명의 소리다.

'생태계의 보고'이자 천혜 자원인 신안 갯벌이 품은 생명의 보금자리다.

최근 발견된 멸종위기종 '기수갈고둥'의 모습.

◆ 생태 환경 온전히 '보전'

소작농의 애환이 곳곳에 서려 있는 신안 암태도.

돌이 많고 바위가 병풍처럼 섬을 둘러 싸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암태도는 기존에는 변변한 모래사장 하나 없고, 농경지가 부족해 쌀 한톨 구경하기 조차 힘든 척박한 땅이었다. 현재는 쌀 뿐만 아니라 마늘 등을 대거 생산하는 주산지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또 지난해 4월 천사대교가 개통된 이후 신안지역 최고 인기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암태도를 대표하는 것은 생태 환경이 온전히 보전돼 있는 '청정 갯벌'이다. 암태도 섬 주변을 둘러싸고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에는 없는 것이 없다. 물이 빠지면 드넓게 드러난 갯고랑 사이로 온갖 생물들이 "어서오라" 반긴다.

낙조가 아름다운 익금마을 갯벌에는 고둥과 게가 천국이다.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로 들어가 뉘엿뉘엿 저무는 석양을 바라보고 있으면 심금을 울릴 정도로 경이롭다. 붉은 노을이 반사돼 반짝반짝 빛나는 갯벌의 검은 반사광은 자연이 만들어낸 순수 예술 작품이다.

암태도와 추포도를 잇는 노두갯벌도 빠질 수 없는 지역의 명물이다. 현재는 콘크리트 방조제를 놓아 두 섬이 연결되고, 현대식 교량 공사가 한창이지만, 기존에는 돌로 징검다리를 쌓아 갯벌과 섬을 오갔다. 길고 드넓게 펼쳐진 추포 노두갯벌에는 오동통 살이 오른 짱뚱어가 무리를 지어 살며 이곳이 암태도 청정 갯벌이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 갯벌 생물 이어 어류 자원 등 풍부

신안 암태도 갯벌은 섬 전체가 생태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자원이 풍부하다.

이곳에는 민챙이와 달랑게, 참방게, 풀게, 칠게, 긴발가락참집게, 밤게 등 다양한 종류의 갯벌 생물들이 살아 숨쉰다. 농어와 숭어 등 어류자원도 다양하다. 요즘은 민어와 병어가 제철이다. 나선모양으로 된 껍데기를 가지고 있는 바다고둥도 암태도 갯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섬 전체가 천혜 자연 생태공원인 셈이다.

최근에는 암태도 박달산의 동쪽 자갈해안에서 멸종위기종인 '기수갈고둥'이 발견되기도 했다. 기수갈고둥은 지난 1990년대 이후 하천과 해안선 개발 등으로 서식지가 대부분 훼손, 오염되면서 사라져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생물로 현재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기수갈고둥은 오염되지 않은 환경의 지표로 암태도의 갯벌이 훼손되지 않은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갯벌 구멍 속 농게가 감췄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신안군, 갯벌생태계 복원사업 활발

신안군은 천혜 청정 갯벌을 보유한 암태도의 갯벌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활동을 다각화하고 있다.

암태도를 포함한 신안지역 대부분의 갯벌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해안 쓰레기 처리 등 갯벌환경개선과 탐방로 조성 등 습지보호에 나서고 있다. 또 암태도 등을 중심으로 저서동물을 비롯한 식생들의 서식지 실태를 파악해 갯벌의 중요성과 보전, 관리의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

특히 신안군은 최근 해양환경공단(KOEM)과 함께 암태도와 추포도 일대의 갯벌생태계 복원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인터뷰] 김성암 암태도 익금어촌계장

"갯벌은 소중한 자원···생태복원 앞장"

"신안 갯벌은 갯벌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아끼고 보전해야 하는 소중한 우리의 자산입니다"

김성암(66) 신안 암태도 익금어촌계장.

신안 암태도 토박이인 그는 "갯벌은 어릴 적부터 현재까지 언제든지 가서 먹을 것을 구할 수 있고, 우리가 필요로 한 많은 것을 얻게 해준 소중한 장소다"며 "갯벌이 없다면 짱뚱어와 게 등 갯벌 생물은 물론, 각종 어류 등이 사라져 바다와 갯벌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어민들의 존재 가치조차 위협할 수 있는 소중히 보전해야 할 자원이다"고 밝혔다.

그는 "갯벌은 봄에는 낙지, 가을과 겨울에는 칠게, 감태 등 무궁무진한 자원을 내준다"며 "아끼고 보전하기 위해 어촌계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해양오염이 심각하다는 점을 감안, 어민들과 함께 해양쓰레기 수거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또 갯벌이 오염되지 않고 깨끗하게 보전될 수 있도록 수질검사도 최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익금마을 갯벌은 낙지와 칠게, 짱뚱어, 감태 등 해양수산 자원이 풍부한 지역이다"며 "갯벌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기 위해 어촌계를 중심으로 갯벌체험장도 함께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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