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공영제 14년···신안을 배우자

입력 2020.09.08. 12:15 양기생 기자
전국 지자체서 벤치마킹 쇄도
강원도 정선·경기 화성시 도입
운송원가 민간업체 절반 수준
불필요한 지출 막고 공공성↑
주민 83% 무상…만족도 높아
공제조합 가입 예산·업무 개선
올해로 14년째를 맞은 신안군 버스완전공영제가 성공사례로 꼽히며 전국 지자체들로부터 벤치마킹이 쇄도하고 있다. 신안군 제공

신안군이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며 혁신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 올해로 도입 14년을 맞은 버스완전공영제도 그 중 하나다. 전국 자치단체의 벤치마킹이 이어지며 정책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


◆ 2007년 도입…65대 117개 노선 직영

신안군이 버스공영제 시범운행을 도입한 것은 지난 2007년이다.

당시 버스회사에 대한 재정지원 보조금은 증가하는 반면 버스회사 경영은 악화되기만 했기 때문이다. 수익성 문제로 불규칙 배차는 물론 잦은 결행에 수익성 낮은 노선은 일방적으로 중단까지 되자 주민들의 불만이 커져갔다. 또 신안에 100년만에 야간 여객선 운항이 시작되면서 야간버스에 대한 필요성도 이어졌다.

결국 신안군은 주민들의 이동권을 민간회사에만 맡겨둘 수 없이 직접 군내버스를 하나씩 매입해갔다. 2007년 임자도 버스공영제 시범운행을 시작으로 차례차례 군내버스를 매입한 끝에 2013년 5월 전국 최초로 관할 행정구역 전체 버스완전공영제를 시행할 수 있었다.

그동안 86억3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돼 14개 업체 군내버스 22대를 모두 사들였다. 당초 33개였던 노선은 현재 117개로 늘었으며 공영버스도 65대를 운영중이다.


◆ 비수익노선·벽지도 주민들이 부르면 '콜'

버스완전공영제는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신안 공영버스 이용승객은 연간 67만여명이다. 이 가운데 83%가 65세 이상 고령자 및 학생, 국가유공자 등으로 무상 교통을 제공받고 있다.

지난해 전국 버스 총파업 위기속에서도 수익·비수익 노선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여객을 운송해 주민들의 불편이나 행정기관의 어려움이 없었다. 특히 1일 대당 운송원가가 17만9천330원으로 민간 버스업체의 54% 수준에 불과하다.

운송원가가 이처럼 낮은 이유는 직접 경영으로 불필요한 경비 지출을 막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수익성 보다 노선의 안전성, 편리성에 주안점을 두고 비수익 노선이나 벽지노선도 유지될 수 있다.

저비용 고효율 교통정책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주민의견을 반영해 노선을 결정하는 주민버스로, 자체 조사결과 주민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새벽이나 심야시간대 콜센터를 통해 상시 운행하는 1004버스는 24시간 주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있다.


◆ 보험 개선·유류비 절감…지금도 진화중

신안군 버스완전공영제는 끊임없이 제도를 개선하며 지금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올해 공제조합가입과 전용 유류카드 도입으로 관련 업무와 예산을 대폭 개선하며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지난 7월 전남버스운송조합 및 버스공제조합에 가입, 그동안 주민들의 안전과 직결된 책임·의무보험 가입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그동안 일반 보험사들이 높은 손해율을 이유로 신규 보험 가입을 기피하거나 보험료 할증을 적용해 매년 높은 보험료를 지급해야 하는데다 매월 반복되는 보험 계약갱신 방법도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해결책을 모색하던 신안군은 버스운송조합 가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 것은 물론 연중 수시로 발생되는 갱신업무를 연 1회로 간소화하고 매년 보험료 할인 적용을 받아 예산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버스 전용 유류카드 제작까지 마쳐 연간 3억원의 예산도 줄일 수 있게 됐다.

신안군의 버스완전공영제는 성공사례로 꼽히며 이를 배우기 위한 전국 자치단체의 전화문의와 방문이 쇄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국의 60여곳 이상의 지자체들이 신안군을 방문했다. 또 강원도 정성군은 지난 6월 버스공영제 시행에 나섰으며, 오는 11월 수도권에서는 최초로 화성시에서 버스공영제 시행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전국 최초로 버스완전공영제를 실시해 주민의 교통 불편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보다 나은 교통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금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대중교통 정책 성공사례들을 타 지자체에 널리 전파하면서 전국으로 버스공영제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안=박기욱기자 pkw4803@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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