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한다는 열망, 이를 추동한 지역의 힘이 변화 이끌어”
문화기관 하나가
도시를 바꿨다
기관+대학+시민의 힘,
‘결함’을 도시 경쟁력으로
존재감 없던 오스트리아 린츠
세계최고 미디어아트도시로
과학기술+예술로 4차산업 선도
광주의 미래, 세계최고 미디어아트기관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관계자에게 듣다
플로리나 코스타몰링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프로젝트리더
오스트리아 린츠의 ‘아르스 일렉트로니카(Ars Electronica)’는 21세기 최고의 미디어아트 전문기관이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의 프로젝트 책임자 플로리나 코스타몰링이 최근 광주를 방문했다.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4주년을 기념한 광주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이 마련한 정책 포럼 참석차였다.
과학기술과 예술의 접목을 시도하며 세계 최고의 미디어 문화, 관련산업을 선도해가고 있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편집자 주>
철강도시에서 문화도시로
“과거 철강 산업 도시였던 린츠는 도시 이미지를 바꿔야한다는 변화 요구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인근 빈이나 찰츠부르크가 관광도시로 이름을 자랑하는데 비해 존재감이 없어 문화적 비전 같은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일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미디어 문화기관 오스트리아 린츠의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의 연원이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프로젝트리더 플로리나 코스타몰링의 설명이다.
21세기 린츠는 미디어아트 예술가들의 성지로, 예술가 뿐아니라 과학자와 IT분야 테크니션들이 찾아드는 세계적 명소이지만 불과 30-40년 전만해도 오스트리아에서 존재감을 찾기도 쉽지 않은 도시였다.
왜 이 도시는 변화의 매개로 ‘문화’를 택했으며 게다가 당시만해도 생소한 미디어아트를 선택했을까. 예술과 과학의 결합, 첨단 IT와 예술+과학은 21세기들어서야 이름을 얻은 4차산업의 핵심이다.
린츠의 출발점은 어디일까, 왜 ‘문화’였을까. 이 도시의 지리적 특성을 살펴보면 이해가 갈 듯도 하다. 빈과 잘츠부르크라는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두 문화도시 사이에 끼인 린츠는 관광객들이 거쳐가는 통로에 불과했다.
코스타몰링은 “1970년대 린츠는 철강중심 산업도시로 경제적으로 비교적 안정됐지만 산업도시가 갖는 오염문제를 비롯해 이웃 문화도시들에 비해 뒤처지는 듯한 인상은 극복하기 어려웠다”며 “린츠 지도자들과 시민들은 새로운 도시 이미지를 구축해야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직면해 있었다”고 말한다.
변화에 대한 열망, 시민적 공감이 힘
“도시이미지, 삶의 질을 바꾸고자 하는 시민들의 열망이 있었고 예술가들과 협력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내고자 했다”며 “중요한 것은 돈에 치중하지 않고 가치에 치중한 것”이라고 덧붙인다.
이 당시 일렉트로닉 뮤직에 관심을 가진 일련의 도전적이고 열정적인 사람들이 린츠시에 음악축제(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를 제안했다. 당시 ORF의 방송사 지부장 레오폴드세더와 같은 회사의 저널리스트 크리스틴 쇠프, 음악 프로듀서 울리히 뤼첼, 작곡가 휴베르트 보그너마이어, 물리학자 휴베르트 W. 프랑케 등이 주인공이다.
“일렉트로닉 뮤직의 미래에 대한 열정과 음악이 가져올 비전에 대한 자신감으로 시정부를 납득시키고자 했고 그들의 열정과 비전에 시정부가 동의했다” 코스타몰링의 설명이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Ars Electronica Festival)’이 1979년 첫 선을 보였다. 전자음악 중심의 작은 ‘비엔날레’로 시작한 이 페스티벌은 이후 과학과 기술을 예술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예술을 소개하면서 점차 미디어아트로 확장해 나갔다. 지금은 과학자와 예술가들이 찾는 최고다. 단순한 예술 축제나 단체를 넘어 관련 산업 파트너로, 마케팅과 실험 현장으로서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어떻게 이 도시는 혁신적 변화를 견인했을까. 어떤 요인이 작용한 것일까.
코스타몰랑의 설명은 한 사회변화의 추동이 어디에서 연원해야하는가를 생각게 한다.
“처음에는 정치 사회를 포괄하며 대중(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며 지역민들과 함께 출발했다. 첫해는 강가에서 대형 클라우드 이벤트로 시작했는데 시민들이 라디오로 음악을 들으며 함께 어울리는 멀티미디어 극장형 퍼포먼스였다. 열린공간에서 전 세대와 남녀를 아우르는 퍼포먼스에 시민들의 참여도가 점차 높아가고 호응도 커지면서 축제의 규모가 커졌다”
대학이 인력키우고 기관은 산업으로
그래도 궁금증은 남는다.
음악축제가 어떻게 최첨단의 과학기술을 선도하는 축제로 나아갈 수 있었을까. 과학기술, 최첨단IT와 예술의 만남, 이를통한 관련산업기술 생산. 지금 아르스 일렉트로니카가 추동해나가는 힘은 단순한 바람으로 넘어설 수 있는 경지가 아니다.
코스타몰링은 힘의 근원을 지역대학과의 협업을 꼽았다. 시대가 요구하는 인력양성.
린츠에는 컴퓨터와 공과 계열의 JKU(Johannes Kepler Universitat), 예술과 디자인 중심 대학(University for Art&Design), 음악대학(Bruckner University) 등 3개 대학이 있다. 이들 대학은 유기적으로 연계돼 있을 뿐아니라 아르스 일렉트로니카가 필요한 인력을 양성해낸다.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의 학문과 학과를 생성해 첨단 인력을 배출해낸다.
코스타몰링이 전공한 ‘시간기반 상호디자인학과’ 정도로나 번역이 가능한 ‘time based interactive design’과도 채 10년이 안된 신생학과다. 최첨단 공학과 과학기반의 기술은 JKU에서, 예술과 디자인, 음악 등 예술은 나머지 두 대학에서 길러내는 방식이다. 이때 예술관련 대학들은 예술에 과학기술을 접목해 가르치고 JKU는 예술을 접목하는 방식이다.
음악도시 빈과 문화도시 찰즈부르크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던 대학들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를 배경으로 21세기로 날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사회 탐구하는 예술과 기술, 미래 선도
“예술과 기술, 사회를 연결하는 곳입니다. 사회를 탐구하고 이 사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다루는 것이죠. 예술이 기술의 잠재력에 영향을 주고 보다 인간화된, 인간에 가까운 기술환경의 가능성과 발전을 탐색해 갑니다.”
코스타몰링이 설명하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다.
린츠시가 재원의 40%를 지원하고 나머지는 기관이 자체 수익으로 운영한다. 코스타몰링은 “1996년 설립된 실험적 연구부서 ‘퓨처랩(Future Lab)’이 연구개발 결과물들을 기업에 판매해 수익을 창출한다”며 “기업과 협업하는 경우도 있고 퓨처랩이 자체 발굴한 기술이 기업생산에 필요해 판매되는 경우 등 다양하다”고 설명한다.
최첨단 과학기술이 예술적 감각과 비전을 담아 산업현장으로 팔리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예술과 기업간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협업에 대해 연구하고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어렵기는 하지만 문화적 측면에서 산업과 예쑬이 함께 일할 때는 같은 관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간에서 문화기관이 중개자로 역할할 수 있어야한다”는 설명이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가 성장해가면서 축제가 첫 선을 보인 70년대말 80년대 촨해도 린츠에 변변한 예술관련 공간하나 없었지만 지금은 미술관, 콘서트홀 등 다양한 시설들이 들어서 문화적으로도 풍성해졌다고 한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Ars Electronica)는
1979년 일렉트로닉 뮤직이라는 작은 축제로 시작한 아르스 일렉트로니카(Ars Electronica)는 격년제로 출발했다.
매해 9월에 진행되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 연중 전시와 교육을 진행하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센터’, 미디어아트분야별 작품에 시상을 하는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Prix Ars Electronica), R&D 기관인 퓨처랩 등 4부문으로 구성됐다.
페스티벌은 과학과 예술이 교류하며 만들어내는 새로운 형태의 결과물이 선보이는 장이자, 기술 발전으로 현실 사회가 맞닥뜨린 사회문화적 변화를 연구하고 미래상을 탐색한다.
인구 20만명의 린츠는 페스티벌 기간에만 10만여명이 방문하고 2009년 유럽연합(European Union)이 지정한 유럽 문화의 수도(European Capital of Culture)로, 2014년 유네스코 지정 미디어아트의 도시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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