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선 보인 ‘망부운’ …아쉬운 출발
62년 중국 초연작 복원…4개 시립예술단 협연 의미
의미 불구, 보편적 정서·현대적 해석 등 아쉬움으로
광주가 낳은 중국 대표 작곡가 정율성이 작곡한 오페라 ‘망부운’이 광주에서 첫 선을 보였다.
광주시립오페라단은 지난 금요일 저녁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정율성 작곡가의 오페라 ‘망부운’ 공연을 진행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 62년 중국 초연 이후 묻혀있던 악보와 자료들을 바탕으로 복각한 것을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 자리였다.
정율성 작곡가의 친딸 정소제(75)씨가 복원 과정에 참여한 작품은 전해져오는 5가지 악보와 자료를 바탕으로 3여년의 시간동안 복각됐다. 전 5막으로 구성된 초창기 작품에서 4막으로 재편하는 과정 및 중국어를 한국어로 번안·개사하는 작업은 물론, 반대로 번안된 한국어를 다시 중국어로 바꾸는 복잡한 과정도 함께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해 8월 당시 광주 유·스퀘어에서 망부운의 1차 시연회를 가진 시립오페라단은 3개년 계획아래 차차 작품을 선보이는 시도를 진행 중이다. 작년의 시연회를 거쳐 이날 선보여진 콘체르탄테, 내년 3월 막을 올리는 정식 오페라를 통해 비로소 작품을 완성짓겠다는 목표다.
이날 관객들과 본격적인 만남을 가진 작품은 시립오페라단을 비롯해 시립교향악단, 시립합창단, 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4개 단체가 참여해 콘체르탄테 형식으로 진행됐다. 오페라의 복장·무대장치 등 복잡한 구성없이 오로지 음악만을 관객들에게 들려주기 위한 자리로, 유수 오페라 작품이 본격적인 선을 보이기 전 꾸리는 공연으로 일반에 알려졌다.
박지운 지휘자의 손짓과 함께 시작된 공연은 아백과 공주의 첫만남을 다룬 1막, 외압으로 인해 이별과 재회를 거듭한 2막과 3막, 이들의 영원한 이별과 복수를 다짐하며 마무리를 짓는 4막으로 구성됐다.
기존 대중들의 인식 속 서양 오페라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 돋보인 작품은 중국 기원 설화라는 독특한 배경과 함께 성악가들의 색다른 창법과 교향악단의 동양적인 울림이 함께 했다. 특히 서양 오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악가들의 시원한 고음 대신, 기교가 섞인 새로운 음색이 선보여진 등 색다른 무대로 꾸려졌다.
정갑균 시립오페라단 단장은 “시립오페라단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있어 첫 단추를 꿰는 공연”이라며 “이번의 아쉬웠던 점들을 보완해 내년 3월 완벽한 모습을 선보이겠다”고 향후 공연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작품의 협력제작감독을 역임한 임해철 호남신학대 교수는 “마지막 리허설까지도 악보를 수차례 바꿔왔다”며 “오페라단을 비롯한 4개 단체의 합동 무대가 의미깊은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페라단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의 시선은 오페라단의 바람과는 사뭇 엇갈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역의 한 음악인은 “오페라는 음악으로 이야기하는 장르인데 감동할만한 아리아 하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아쉬움”이라며 “스토리와 음악 등 한국 정서와 동떨어진 음악들이 대중들에 얼마나 다가설지 의문”이라고 평했다. 이어 “현대 언어로 녹아들게 재해석하면서 현대인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이 예술”이라며 “60년대 언어를 현대에 맞게 재해석 할 필요가 있지 않았나”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음악인도 “전반적 흐름 부분에서는 공감이 어렵고 스토리 및 음악 부분 등이 전반적으로 지루한 느낌”이라며 “보편적 정서, 감정선을 흔드는 부분이 부족한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중국에서 제작된, 중국적 색채가 강한 작품이라도 세계 공통의 보편 정서를 건드리는 지점이 약해 공감대 형성이 부족하다는 변이다.
이의 해결을 위해 초연 당시의 음악적 언어를 현대식으로 재해석 할 필요가 있었음에도 오페라단이 섬세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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