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무등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작 ‘경운기를 부검하다’
당선소감
임은주
경기 김포 출생
2009년 부천 신인문학상
2014년 월간 ‘시와 표현’ 신인상으로 등단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 전문가 과정 수료
덧없는 희망과 함께 성탄절을 흘려보내고, 아무런 기대도 할 수 없는 시기에 전화선을 타고 달려온 맑은 목소리와 또 한번의 과분한 칭찬에 하마터면 발을 헛디딜 뻔 했습니다. 당선이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포식자를 피해 십 수 년을 기다리다 나온다는 주기성 매미의 울음으로 오랫동안 기다리던 순간이었습니다.
처음의 시는 아버지와 함께 왔습니다. 당선 소식을 듣고, 농촌에서 밀려나 한쪽 구석에 나무토막처럼 버려진 경운기의 풍경과 농사일로 고생하던 아버지의 주름이 동시에 밀려왔습니다.
마당 한쪽에 버려진 경운기가 불쑥 따뜻한 손을 내밀었습니다.
하늘에서 지켜보시는 부모님 같아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이 당선이라는 선물을 저 허공을 유영하는 동박새 한 쌍으로 지나가신 노을 위로 올려드립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제 글이 낙심해서 주저앉아 있을 때 특별히 격려해 주신 박남희 선생님과 동국대 일산캠퍼스 동문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항상 마라톤처럼 쉼 없이 도전하는 월간‘시와 표현’의 식구들, 그리고 박무웅 선생님과 기쁨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늘 지지를 아끼지 않는 가족에게도 기다려 주어서 힘이 되었다는 말을 남깁니다.
시는 늘 벗기려 할수록 손톱 밑을 가시로 찔러 피를 내는 밤송이이지만, 햇살 쪽으로 창문을 열어두고, 잘 여물 때까지 키워내겠습니다.
끝으로 부족한 글을 많이 칭찬해 주시고 손잡아 주신 무등일보사와 관계자 분들 그리고 고재종 심사위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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