福·福·福…전시장에 들어선 황금돼지
광주신세계갤러리·롯데갤러리·은암미술관 등
행운과 재복 상징 작품 다채…한·중·일 교류도
한 해의 시작점에는 온갖 기복의 형태들이 넘쳐난다.
새해의 복을 비는 그 마음 속에는 건강에 대한 염원, 가족의 안위, 내면의 평안, 의식주의 필요를 비롯해 그 필요 너머의 삶에 대한 강한 욕망까지 내재된다. 여전히 먹고 사는 문제가 화두인 시대이지만, 사람이 사람으로서 살아가 는 데 수반되는 다양한 바람과 욕구는 일상의 행복을 전제로 한 소소함, 때로는 더 큰 무엇을 얻기 위한 또는 되기 위한 간절한 욕망으로 점철되기도 한다. 이 모두는 삶의 에너지로 치환돼 우리 매 순간을 보다 활기차게 만들어 준다.
기해년 ‘황금 돼지의 해’를 맞아 돼지를 소재로 한 전시가 다채롭게 열리고 있다.
광주신세계갤러리는 오는 2월 11일까지 광주신세계백화점 1층 신세계갤러리에서 ‘Fly Piggy, Fly 꿈꾸는 돼지’전을 갖는다.
이 자리에는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제민, 김지영, 배수민 등 중견·신진작가 11명 등 총 13명이 참여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십이지(十二支)의 열두 번째 동물에 해당하는 돼지는 우리나라에서 행운과 재복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이번 전시는 돼지의 이미지를 통해 신년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과 돼지를 주제로 하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돼지에 대한 작가들의 기발한 해석과 흥미로운 표현을 감상하는 동시에 우리의 띠 문화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과 전통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화에서 신통력을 지닌 동물로 표현되는 돼지는 재산이나 복의 근원, 집안의 재신(財神)을 상징하는 길상(吉祥)이다.
반면 속담 속의 돼지는 대부분 탐욕스럽고 게으르며 우둔한 동물로 묘사되곤 한다.
이렇게 모순적인 양극단의 모습을 하고 있는 돼지를 테마로 13명의 참여작가들은 이번 기획전의 주제에 맞게 창작한 회화와 판화, 드로잉, 설치작품 등 기해년 신작을 선보인다.
구름 위 하늘을 나는 돼지, 꽃잎 위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는 돼지, 여행을 떠나 여유를 즐기는 돼지, 자연 속에 꼭꼭 숨어 자신만의 시간을 찾고자 하는 돼지 등 다양한 꿈을 꾸는 돼지들이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각양각색의 돼지들이 작가 특유의 상상력으로 작품 속에 표현돼 우리가 저마다 가슴 속에 품고 있는 꿈을 은유적으로 담고 있다.
롯데갤러리 광주점도 이달말까지 ‘황금 돼지의 해’를 맞아 기획전시를 마련한다.
이 자리에는 송영학과 임성희 작가가 참여해 35개의 작품이 선보인다.
또 새해의 복을 비는 세화의 형식에서 더 나아가, 돼지라는 상징물을 통해 우리 삶을 보다 근거리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흔히 알려진 처럼 십이지의 열두번째 동물인 돼지는 세속적 복의 근원이자 재신의 상징이다.
어느 십이지 동물보다 많은 재물을 불러올 것 같은 돼지는 그 외양과 성정에서 탐욕과 게으름, 우둔함으로 묘사되기도 하여 서로 모순되는 성질을 지닌다. 어찌 보면 인간사의 양극단을 가장 잘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 초대된 두 작가는 동물이 지니는 상징성을 통해 생각할 만한 여지가 있는 물음을 던진다.
특히 송 작가는 12지신의 형상을 의인화해 현대인의 소외와 공허, 자기애, 욕망 등을 표현한 ‘기도 시리즈’를 선보인다. 작품에 주로 등장하는 기도의 형태인 합장은 가슴 앞에 두 손을 마주 대고 기복을 비는 행위다.
임 작가는 인간의 욕망을 유머와 위트로 해학적으로 풀어낸다. 또 아이를 키우면서 체검하게 된 모성애와 아이와 같은 자유로움, 순수함을 작품 안에 담았다. 달항아리에 그려진 낙서와 같은 드로잉, 가족들까지 서로 체온을 나누며 바라보는 달, 광대한 우주와 밤하늘을 자유롭게 유영하며 꿈꾸는 해맑은 돼지에서 행복감과 평온한 휴식을 만끽할 수 있다.
광주 은암미술관은 오는 2월 8일까지 ‘돼지해 기념 특별기획전 -Piggy Dream’전을 갖는다.
이 자리에는 이정기, 장성훈, 한상윤 작가 이외 아키라 츠보이, 히하라 고다이, 웅웬 떼 주이 등 한국과 일본, 베트남 작가 6명이 돼지를 주제로 한 회화, 조각, 영상, 설치작품 16점을 선보인다.
이 작가는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시공간적인 인과관계에 대한 고찰과 그 간극을 유물이라는 형식을 빌려와 현재의 이야기를 담아 미래의 유물 작품을 만들어낸다. 이번 작품 ‘Piggybank’는 과거에 사용되었지만 그 유용가치가 없어 사라진 과거의 물건인 저금통을 ‘시대의 유물’로 간주해 과거의 삶과 태도를 반추하는 매개체로 현재와 미래에 대한 태도 변화를 암시한다.
장 작가는 ‘날 것과 무식한 자비’ 작품을 통해 예쁜 것, 보기 좋은 것만 보고 만들려는 이 시대의 추악한 이중성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인간이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하지만 투명하고 솔직한 현실이기에 볼 수밖에 없는 인간의 내면에 감춰져 있는 불편한 모습을 표현했다.
한 작가는 세계적 경제 불황과 한국의 경제 불황이 현대인들에게 스트레스와 불안감으로 작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행복한 돼지’ 작가로 행복을 선사한다.
일본 아키라 츠보이 작가는 공양의 제물로 바쳐지는 돼지의 모습을 묘사해 토테미즘적인 일본의 민속 문화의 단면을 드러낸다.
히하라 고다이 작가는 돼지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탐욕과 희로애락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베트남 응웬 떼 주이 작가는 ‘Happy new pig year’를 통해 돼지의 일반적인 이미지인 다산의 기복신앙적인 작품으로 행복한 돼지의 가족을 묘사한다.
은암미술관 관계자는 “기해년 ‘황금 돼지의 해’를 맞아 돼지 특별전을 마련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2019년에는 ‘Piggy Dream’처럼 풍요롭고 길한 새해를 맞이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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