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주년 기념 상무관 전시 작품
광주시 구체적 방안 모색 나서
광주민중항쟁 40주년을 맞아 사회 각계각층이 다양한 방식으로 추모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독일을 무대로 활동하는 정영창 작가가 상무대에 전시돼있는 대형 작품을 헌정하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작가로부터 이같은 의사를 전달받은 광주시는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2018년 38주년 특별전으로 상무대에 선보인 작가의 '검은 비(碑) (black memorial)'는 당시 평단으로부터 장소특정적 작품(Site-specific art)이라는 평을 받았다. 텅빈 대형공간에 압도하듯, 공간에 녹아들 듯 존재감을 자랑했던 작품은 장엄함과 숭고미로 방문객을 숙연케했다.
멀리서는 검은 단색의 추상회화 같은 작품은 가까이 다가가면 전혀 다른 입체감을 안긴다. 가로 8.5m 세로 2.5m의 대형 이 추상작품은 쌀에 유화물감을 섞어 쌀의 배열과 색감이 만들어내는 카오스적 이미지로 압도한다. 작가가 100㎏이 넘는 쌀과 지난 2000년부터 긴 시간 공력을 투입해 완성했다. 5개의 작품이 하나의 작품을 구성하는 형식이다.
독일 뒤셀도르프를 무대로 하고 있는 작가는 오키나와를 비롯한 전세계 현대사의 비극과 폭력의 현장에 주목하며 평화와 인권에 관한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다.
2000년 어느 날 독일 물류 창고에서 폭포처럼 쏟아지며 햇빛에 반사되는 쌀에 강렬한 인상을 받아 생명으로서의 쌀, 일상에서 매일 만나지만 외려 존재가 잊혀지는 쌀에 주목했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이들, 잊혀진 이들, 이름도 없이 하늘의 별 이 된 이들을 쌀 한 톨 한 톨에 담아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씨름 끝에 완성된 작품이 지난 2018년 광주 상무대서 비로소 하나의 작품으로 세상의 빛과 조우했다. 상무관 전시를 앞두고 호남 땅에서 난 쌀로 최종 마무리를 했으니 장장 18년의 공을 들인 셈이다.
당시 "이름도 존재도 없이 잊혀지고 산화해간 수많은 이들을 기리는 이 작품의 의미가 상무대라는 역사적 공간에 선보임으로써 비로소 제 색깔을 갖게 된 것 같다"며 감격하던 작가는 이번 현지 통화에서 "40주년을 즈음해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목포출신으로 1980년 당시 현장에 있지 못했고 서울에서 공부를 하다 독일 유학길에 올랐던 그도 살아남은 자의 부채의식을 가슴 한켠에 안고 살았다. 그가 전쟁과 폭력, 그로인한 피해자들에 천착한 연원은 예술의 본령이기도 하지만 '광주'가 자리하고 있다. 당시 '검은 하늘, 검은 기억'이란 이름으로 선보였던 작품을 이번에 헌정하면서 제목을 '검은 비(碑)'로 수정했다.
변길현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장은 "기증작품은 전시할만한 가치가 있는가 등을 판단해 지역사회 자산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작품의 경우 기증 후에는 수장고에 가두지 말고 장소에 맞는 곳에 설치되길 바란다"고말했다.
옛 전남도청 인근에 자리한 상무관은 1980년 당시 계엄군의 총칼에 죽임을 당한 광주시민들의 주검을 수습했던 곳이다. 다행히 어설픈 꾸밈 등 어떠한 변경 없이 공간 자체가 살아남아 역설적으로 가득한 상념을 제공하는 소중한 공간 중 하나다. 이전까지 문을 닫아걸었던 상무관은 5·18민주화운동 38주년 기념전으로 정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며 38년만에 시민들과 해후했다.
조덕진기자 mdeung@srb.co.kr·김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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