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사랑과 자유 대한 갈망 담겨
“어떤 어려움서도 그림 포기 못해”
열정적 활동과 그림에 대한 외길 사랑에 감동한 한 갤러리의 초대로 마련된 개인전이 눈길을 끌고 있다.
박동신 화백의 초대전이 오는 30일까지 궁동 갤러리 관선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월계관 연가와 열정'이라는 주제로 달과 맨드라미를 담은 신작 40점으로 구성됐다.
40년을 넘게 붓을 든 박 작가는 정물화, 인물화, 남도풍경 등을 그려오다 15년 전부터 맨드라미 작업에 천착해오고 있다. 그에게 맨드라미는 어머니의 사랑이자 포근한 고향이다.
박 작가는 "어릴 적 살던 고향 장독대에 맨드라미가 많이 피어있었다"며 "어머니가 보름달만 뜨면 장독대에 정화수를 떠놓고 내 건강과 행복을 빌어주시던 생각이 나 맨드라미를 보면 어머니 생각이 난다"고 회상했다.
그의 작품에는 맨드라미와 달, 나비가 빠지지 않는다. 그의 작품 속 맨드라미는 작가의 어머니, 달은 항시 기도하는 어머니와 또 감사하는 마음을 의미하며 나비는 불편한 몸을 이겨내고 자유롭게 날고 싶은 작가 자신을 상징한다.
박 작가는 고등학생 시절이었던 1978년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손재주가 좋았던 그는 불편한 몸을 가진 자신이 한평생 가질 직업으로 화가가 제격이라 생각했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학원 선생이 반대하던 박 작가의 아버지를 설득해 어렵게 미술을 전공하게 된 그는 이후 미술만 바라보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작업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하루종일 붓만 들었을 정도다. 신체적 불편함을 가진 그가 한국 사회의 차가운 현실에 맞서 계속해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던 건 어머니의 사랑이 컸다.
박 작가는 "몸이 불편한 자식 걱정에 내 안위만 바라며 사셨다"며 "계속해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은 우리 어머니"라고 말했다.
그러던 7년 전, 병마와 싸우던 박 작가는 그의 삶을 지탱해주던 오른손에 마비를 겪게 된다.
박 작가는 "오른손 마비로 힘든 시간을 겪었지만 우리 딸을 봐서라도 그림을 포기할 수 없었다"며 "아프다 안 그리고, 춥다고 안 그리면 언제 그림을 그리나. '아프니까 그림이 좀 떨어져도 괜찮다'는 말을 듣기 싫어 하루 종일 그림만 그렸다"고 웃어보였다.
이번 개인전을 진행한 박창열 갤러리 관선재 대표는 "최근 개관 초대전에 작품을 출품한 인연으로 많은 대화를 나누다 그의 열정에 감동과 존경심이 들어 이번 초대전을 열게 됐다"며 "자신의 육체적 한계를 뛰어넘어 예술혼으로 오롯한 작품세계를 구축한 박동신 작가가 인고의 세월로 탄생시킨 작품이다. 많은 이들이 이 작품을 보고 힘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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