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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확진자 동선 발표에 애먼 피해자만

입력 2020.02.23. 15:06
보건당국·광주시 업무 미숙
126번째 확진자 동선 ‘정정’
통보도 대처도 늑장 투성
광주 남구 아이리스팝PC방 봉선점에서 내건 현수막. PC방 제공

대구 신천지교회에서 시작된 코로나19 확진세로 광주에서도 유관계자 6명(23일 오후 2시 기준)이 추가 감염된 가운데 보건당국과 광주시 등이 미숙한 업무처리가 애먼 피해자를 양산해 논란이 되고 있다.

감염 가능성이 높은 이들을 신속하게 파악, 추가 확산을 예방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인 동선 조사에 오류가 생기면서 애꿎은 이들이 피해를 보는가 하면 혼란이 가중된 사이 확진자 방문 통보와 방역도 제때 이뤄지지 않는 등 적잖은 후폭풍이 불고 있다.

광주 남구 봉선동의 한 PC방은 지난 21일부터 건물 외벽에 현수막 여러개를 내걸었다. ‘광주 서구 확진자 동선 역학조사 결과 이 곳이 아닌 타 매장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내용이다.

전날 저녁, 광주에서 발생한 국내 126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곳으로 잘못 발표되면서 수 백통의 문의전화 등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확인 결과 126번째 확진자는 대구 일정에 동행한 164번째, 239번째 확진자와 함께 지난 19일 오후 4시30분에서 1시간30분여 동안 이곳 PC방이 아닌 700여m 떨어진 같은 상호의 다른 PC방을 방문했다.

하지만 광주시는 21일 오전 공식 브리핑을 통해 이 확진자가 다녀간 PC방으로 ‘방림점’이 아닌 ‘봉선점’으로 발표했고, 해당 PC방 업주의 항의를 받고서야 이날 오후부터 서둘러 주소를 수정했다.

광주시는 그러면서 상호가 같은 두 개의 PC방이 동일 행정동에 자리하고 있었던데다 위치도 가까워 광주 지리에 익숙지 않은 조사관에 의한 실수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해당 PC방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발표 직후부터 확진자가 언제 다녀갔는지에 대한 문의전화를 응대하느라 제대로 된 영업을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CCTV를 아무리 분석해봐도 보건당국으로부터 통보받은 확진자의 행적을 확인 할 수 없어 애를 먹던 중 발표가 잘못된 사실을 파악하고 항의했다”고 토로했다.

결국 실제로 확진자가 방문한 PC방은 오후까지 정상 영업을 하다 오후 3시부터 긴급 임시휴업 조치 후 방역을 진행했다.

늑장 대응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광주시가 확진자가 다녀갔다고 발표한 한 음식점도 정상 영업을 하다 뒤늦게 폐쇄조치했다. 보건당국과 광주시 등으로부터 통보를 받지 못해서다.

취재진이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가게를 찾은 뒤에서야 이를 안 업주는 가게 안 손님들을 내보다고 긴급 방역을 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근진(37)씨는 “추가 감염 최소화를 위해 무엇보다도 정확해야 할 확진자 동선이 허술 투성이라 충격적이기까지 한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우려를 넘어 공포로 인식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자치단체의 감역과 방역 체계가 보다 체계적으로 정비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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