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학교 안일한 대처 화 키워"
전남경찰, 사건 경위 등 조사
기숙사에서 함께 살던 친구들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던 중학생이 스트레스성 질병으로 병원 치료 중 숨져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14일 전남지방경찰청과 피해자 측에 따르면 전남의 모 지역 중학교 1학년 A군이 지난달 초부터 '또래친구들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A군은 또래 친구 4명이 기숙사에서 자신의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의 성추행을 당했고 호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은 A군이 부모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면서 밝혀졌다.
A군은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학교의 개학이 지연되면서 6월 초 처음 등교와 함께 기숙사 생활을 시작했으며 2주만에 피해를 호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전문기관 등과 연계, A군에게 전문 심리치료 등을 지원했지만 극심한 피해를 호소하던 A군은 결국 지난 3일 스트레스성 급성췌장염으로 숨을 거뒀다.
A군의 가족은 무등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피해 사실을 확인한 직후 학교 측에 경위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지만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 심지어 가해자들과의 물리적 분리도 지연되는 등 아이가 사건 초기부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며 학교 측의 안일한 대응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처럼 헛된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학교 내 폭력 근절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수사 촉구와 제도 마련을 강조했다.
경찰은 A군의 신고내용을 토대로 가해 학생들을 불러 조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동시에 A군의 사인이 성폭력과 연관성이 있는지 여부 등도 파악하고 있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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