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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청' 오명 쓴 기상청···날씨 예보 왜 자꾸 틀리나

입력 2020.08.12. 14:12 수정 2020.08.12. 17:04
올 여름 '역대급 폭염·적은 강수' 예고
실제 7월 선선, 기록적 폭우 내려
북극 이상고온·블로킹 현상 예측 빗나가
광주북부소방서 119구조대원들이 지난 8일 오후 장성 진원들녘에서 보트를 이용, 장애인 응급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비 온다더니 하늘 맑기만 한데? 우산 괜히 가지고 나왔네."

최근 폭우로 피해가 속출하면서 기상청을 향한 시민들의 항의가 거세다. 지난 5월 예고했던 역대급 폭염은 온데간데없고, 광주와 전남 지역 일대는 기록적인 폭우로 아수라장이 됐다. 장마도 7월 말에 끝난다고 예보했는데, 이달 중순까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기상청은 올 여름(6~8월) 강수는 평년(646~874.6㎜)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12일 현재 광주 여름철 누적강수량은 1천387.1㎜에 달한다.

기상청은 이날도 20~60㎜의 비를 예고했지만 들어맞지 않았다. 기상청 지역별관측자료에 따르면 이날 실제 강수량은 광주 2~12㎜, 화순 11.5㎜, 순천 3.0㎜, 곡성 15.5㎜, 목포 0.7㎜, 여수 5.4㎜ 등에 그쳤다.

폭우로 물에 잠겼던 전남 구례 문척면 문척교에 떠내려온 나뭇가지와 깨진 아스팔트로 엉망이 됐다.

앞서 600㎜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최악의 물난리가 났던 지난 7~9일에도 기상청은 50~100㎜, 많은 곳(남해안)은 150㎜의 비가 올 것으로 전망해 또 한 번 오보를 냈다. 이번 폭우로 광주·전남에서 1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으며 광주·전남 잠정피해액만 3천450억원에 달한다.

3일에도 광주와 전남 북부지역에 5~40㎜의 소낙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으나 순천만 1.9㎜의 약한 비가 내렸을 뿐 다른 지역은 전혀 비가 내리지 않았다.

이에 시민들은 '오보청', '중계청', '구라청', '청개청'이라 비난하고 있으며, 외국 기상청 사이트에서 날씨를 확인하는 이른바 '기상 망명족'까지 생겼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포털사이트 교통폐쇄회로(CC)-TV에 접속해 실시간 지역 날씨를 확인하는 '꿀팁'이 인기를 얻고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9)씨는 "날씨 예보를 보고 그날 장사를 예측하고, 더위나 비 피해 등이 없도록 시설물을 관리하는데 예보가 틀리다보니 오늘은 믿어도 될까 싶어서 자주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북극시베리아에 이상고온 현상 등이 변수로 등장해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북극 고온현상과 블로킹(고위도에서 정체하거나 매우 느리게 이동하는 키가 큰 온난고기압)으로 우리나라 주변에 찬 공기가 머물렀다. 이에 따라 고온다습해 주로 여름철 폭염의 주요 원인이 되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 싸움에서 밀려 북상하지 못했고, 역대급 폭염 대신 선선한 여름이 이어졌다.

대신 장마를 몰고 오는 정체전선도 기를 피지 못하면서 제주도 남쪽해상과 남해안에 오래도록 머물며 광주·전남에 자주 비를 뿌렸다.

또, 중국남부까지 동서로 길게 위치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수증기가 다량 유입되면서 광주·전남 상공에 저기압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고, 지역별 강수 편차가 나는 집중호우로 이어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날씨 예보는 현재 상태와 과거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데 2018년 폭염, 2019년 태풍, 올해 긴 장마 등 예상치 못한 이상기후가 잦아지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발생했다. 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성희기자 pleasure@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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