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등 회식음식 배송해 ‘비대면 회식’
동료들과 고립감 해소하고 소속감 부여
직장인들간의 회식마저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뜸해지면서 직무 스트레스를 해소할 자리마저 사라지고 있는 현실. 특히 코로나19 집단감염을 피하기 위해 재택근무 인원이 늘어난 콜센터 업계는 본의 아니게 동료들과 장기간의 생이별을 하고 있다.
집에서 외롭게 근무하는 직원들이 받을 직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업계에서는 '비대면 회식'으로 회식문화를 바꾸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랑방미디어 콜마케팅센터는 지난주 '불금'인 4일 오후 7시, 오래간만에 50여명의 직원들이 참여한 회식을 가졌다.
평소처럼 회사 인근 식당이 아닌 각자의 집에서다. 사랑방은 이날 직원들 집으로 삼겹살 선물세트를 보냈다. 약속된 오후 7시 직원들은 최대 100명이 영상통화에 참여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 '줌'을 이용해 한 자리에 모였다.
간만에 한 자리에 모인 직원들은 영상통화로나마 동료들의 얼굴을 보고 "간만에 얼굴 봐서 좋다. 얼굴색 좋아 보인다"고 안부를 건네며 술잔을 기울였다.
동료들과 회포를 푸는가 하면 '누가 구운 삼겹살이 제일 맛있게 보이나' '가족 사진 콘테스트' 등 가족들과 함께하는 작은 이벤트도 가졌다.
사랑방 콜센터는 현재 15명의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고, 나머지 직원들도 2곳으로 분산해 근무하고 있다. 자칫 코로나19 확진으로 콜센터 업무가 마비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인데, 2015년 메르스 당시 습득한 학습효과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동료들과 떨어져 자택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 대한 우려가 들었다. 상담을 주로 하는 콜센터 여성 직원들의 직무 스트레스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테마로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이며 재택근무 직원들의 고립감과 소외감을 덜고 소속감을 안겨주고 있다. 앞서서도 센터 직원들에게 친환경 점심 도시락을 배달하며 특별한 식사로나마 위로했다.
재택근무자들의 정서를 고려한 이같은 행보는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광주 KTCS콜센터도 재택근무무자들의 자택으로 요리를 해먹을 수 있는 '혼밥 꾸러미', 삼겹살, 돼지갈비, 치킨을 배송하고 있고 간식용 기프티콘도 보내고 있다. 삼성화재 콜센터와 네이버페이 광주센터, 농협콜센터도 직원들을 위해 샌드위치와 설렁탕 등 특별한 도시락을 보냈다.
업계에서는 지속적으로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방법 마련에 공동대응하고 있다.
광주지역 68개 콜센터가 모인 광주고객센터협의회 회장인 윤용성 사랑방미디어 광고마케팅센터장은 "코로나 확산 이후 많은 콜센터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하면서, 업무 특성상 발생하는 높은 직무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해 줘야 할지가 업계의 고민이었다"며 "광주고객센터협의회 소속 콜센터들은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테마로 재택근무자를 위한 회식음식, 도시락 배달을 하며 기운을 잃지 않게 응원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 분투하는 직원들을 위해 새로운 소통방식을 계속해서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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