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얼굴·이름도 제대로 모르지만
메신저로 활동·분리수거법 등 공유
"깨끗해진 길거리 볼 때 가장 뿌듯"
"안녕하세요. 쓰레기 줍는 이들이 모인 '수(쓰)줍이'입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은 목장갑 챙겨서 학교로 모여주세요~"
시간과 마음이 맞는 학생들끼리 자유롭게 모인다. 서로 이름도, 나이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쓰레기를 줍는 이들의 약자인 '수줍이(쓰보다는 어감이 좋아 수로 정했다)'는 리더도 없고 동아리 같은 형태를 갖추지도 않았다. 메신저 오픈채팅을 통해 봉사 시간과 장소를 공유한다. 장소는 전남대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학교 뒤편(상대)이고, 시간은 보통 오후7시30분에서 1시간 정도 골목 곳곳에 버려진 음료컵, 담배꽁초를 줍고 먼지 낀 곳곳을 빗자루로 쓴다.
'수줍이'는 윤혜림(28)씨가 전남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첫 시작이 됐다. 윤씨는 혼자 길가다 보이는 쓰레기를 줍다가 뜻이 맞는 이들과 같이 하고픈 마음에 글을 올렸다.
어느새 메신저 오픈채팅 방에는 3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모였다. 이들은 시간이 나는 날 봉사에 참여하고 쓰레기를 치우기 전, 후의 모습을 학교 커뮤니티에 올린다. 다른 학생들이 글을 보고 조금이라도 쓰레기를 덜 버리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들은 봉사 외에도 평소 거리에 보이는 쓰레기들을 줍고 메신저에 공유한다. 독서실 가는 길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널부러진 폐지를 치운다. 이들은 "깨끗해진 거리를 볼 때 뿌듯함과 보람이 어마어마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처럼 자신의 활동 내용을 공유하고 '다음에는 쓰레기봉투를 챙겨야겠다'고 다짐하거나, 헷갈리는 분리수거법 등 자신만의 팁을 메신저를 통해 알리기도 한다.
김동윤(20·경제학)씨도 커뮤니티 글을 보고 수줍이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부모님이 쓰레기 문제나 환경문제에 대해 알려주셨다. 어릴 때부터 쓰레기를 줍는 게 자연스러웠고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보고 같이 하면 좋겠다 싶어 참여했다"고 말했다.
'수줍이'들을 응원하는 이들도 생겼다. 윤씨는 "요즘 오픈채팅방에 들어와 수줍이들 힘내시라고 커피 등 깜짝 선물을 쏘는 분들이 있다.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학생들이 커뮤니티에서 '쓰레기를 다신 길가에 버리지 않겠다', '휴대용재떨이를 사서 다닌다'는 등의 댓글과 쪽지를 남길 때 가장 큰 힘을 얻는다"고 했다.
끝으로 이들은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봉사라고 생각한다"며 "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이 조금씩 줄기만 해도 더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이 되리라 믿는다. 앞으로도 수줍이 활동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성희기자 pleasure@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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