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사회적 합의에도 불구
인력 투입 없어 사실상 합의 파기
전국택배노조 29일 무기한 파업 예고
호남지부 350명 파업 참여할 듯
택배노동자 과로사를 막기 위한 사회적합의가 엿새만에 깨졌다. 택배노동자 장시간 노동의 원인으로 꼽히는 분류작업에 대한 사회적합의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선 여전히 택배기사에게 분류작업을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택배노조는 택배회사들이 사실상 사회적합의를 파기한 것으로 보고 29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 이에 따라 광주·전남도 택배 총파업 사태를 피할 수 없게 됐다.
27일 전국택배노동조합 호남지부는 "택배사들이 사회적합의를 전면 부정하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각 영업점에 전달한 것이 확인됐다"며 "택배사들이 터미널 설비 자동화에 드는 비용을 지원받는 정부 혜택만 챙기고 회사에 손실이 나는 분류작업 인원 투입에 대해서는 지난해 발표한 인력만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설을 앞두고 택배 물량이 폭증하고 있지만 광주·전남 택배 현장에 추가된 분류작업 인력은 없다. 사회적합의 후에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며 "택배노동자의 장시간 노동과 과로사를 막기 위해 택배회사가 합의를 이행할 때까지 29일까지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고 전했다. 호남지부 조합원 350여명이 29일부터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택배노동자의 생명과 안전 보호를 위해 지난해 12월 출범한 사회적합의기구는 국회와 사업자, 종사자, 소비자, 정부 등의 합의를 거쳐 지난 21일 '과로사 대책 1차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에는 실질적인 과로 방지대책을 위한 ▲택배 분류작업 명확화 ▲택배기사의 작업범위 및 분류전담인력의 투입 ▲택배기사가 분류작업을 수행하는 경우의 수수료 ▲택배기사의 적정 작업조건 ▲택배비·택배요금 거래구조 개선 ▲설 명절 성수기 특별대책 마련 ▲표준계약서 등의 내용이 담겼다.
김성희기자 pleasure@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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