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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극복…무등일보가 함께⑧] 광주광역시 보건환경연구원

입력 2021.02.18. 15:31 수정 2021.03.23. 09:28
"하루 평균 700건 검사···언젠가는 줄어들겠죠"
지난해 1월 한 달 14건 검사량에서
올해 1월 하루 700건 검사량까지
연구원·장비 확충 등 주요했지만
“내 가족 검사라는 마음” 변함없어
보건연 연구사가 유전자증폭기안에서 이뤄지는 코로나19 검체 검사 끝에 양성 판정을 받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15만152건. 지난해 1월 초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올 2월17일까지 집계된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이하 보건연)의 코로나 진단 검사수다. 광주 시내 인구 약 10분의 1이 검사를 받은 셈이다. 밤낮 구분 없이 검체를 분석하는 연구원들에게 숫자가 무감각해졌다. 지친 기색이 역력하지만 코로나 양성판정을 가리는 유전자증폭기의 그래프 변화를 놓칠 수 없다. 더 이상은 양성판정이 나오지 않길 바라는 염원이 1년째 보건연에 가득하다.

보건연은 지난해 1월부터 코로나 검체를 분석하고 있다. 본래 업무는 시민들의 공중보건과 관련한 연구·조사다. 봄철 미세먼지 농도 측정, 여름철 모기 개체수 조사, 식중독을 비롯한 전염병의 인과관계를 밝히는 내용 등이다. 그런데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의심증상자들의 검체 검사를 도맡고 있다. 지난해 1월 한달간 진행한 검사 수는 10여건에 불과했는데, 이제는 하루 최대 2천여건에 달한다. 장비와 인력 증원 및 기술력의 발전이 뒤따랐다고는 하지만, 이를 이끈 것은 불철주야 코로나 검사에 매진해온 연구원들의 헌신과 노고가 가장 크다.

광주 서구 유덕동 내 광주광역시 보건환경연구원 청사

▲1달 14건에서 하루 2천75건까지

보건연의 첫 코로나 진단 검사는 지난해 1월 셋째 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질병관리본부는 전국의 지방 보건연들을 대상으로 권역을 지정하고 코로나 검체 검사 등의 업무를 부여했다. 광주 보건연은 전북을 포함한 호남권역 코로나 검체 검사 기관으로 지정됐다. 이후 전북에서 발생한 의심증상자 검체 진단 의뢰가 오면서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됐다. 1월 1달 동안 진행된 코로나 진단검사 건수는 14건에 불과했다.

이후 2월4일 광주 첫 확진자 발생에 따른 검사와 연관 병원 전수조사는 물론, 중순께 대구에서 시작된 신천지발 확산사태와 연관된 지역 신도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검사가 진행됐다. 하루 수십~수백여개의 검체가 물밀듯 쏟아지면서 2월 한달 동안 1천100여건의 검체를 검사했다.

보건연으로 접수된 코로나19 검체들

검사량은 날로 늘어 지난해 7월에 이르러선 하루 평균 400여 건을 검사하기에 이르렀다. 6월 한달 동안 진행된 5천942건 검사량이 7월 말 1만4천575건으로 2배 넘게 폭증하면서다.

당시 보건연은 광륵사-금양오피스텔-광주사랑교회-일곡중앙교회 등으로 이어지는 굵직한 집단감염 사례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광륵사·금양오피스텔 2천746건을 시작으로 광주사랑교회 2천51건, 일곡중앙교회 2천880건 등 사건마다 누적 검사량이 각각 2천여 건에 달했다.

뒤이어 8월 상무 유흥시설 확산 사태 6천562건, 8·15서울도심집회 연관 4천31건, 11월 남구 술집 연관 4천12건에 이어 전남대병원발 확산이 1만104건을 기록하면서 사건별 누적 최대 검사량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보건연은 11월 26일 하루에만 2천75건의 검체를 검사하기도 했다.


▲검사시간 초단축…피로감에도 시민=내 가족

보건연이 실시하는 코로나 진단검사는 검체 분류, 진탕(바이러스 분리)과 불활성화(바이러스의 전파력 제거), 유전자 추출, 유전자 증폭(PCR) 등 4개 과정으로 크게 구분된다. 대부분의 과정은 보건연구사들이 수작업으로 실시한다.

검체 불활화 작업을 하는 모습.

보건연은 이런 코로나 진단검사를 평균 3~6시간 만에 끝낸다. 지난해 1월 초 12명으로 시작했던 전담 직원 수가 현재 20여명으로 확충됐다. 지난해 12월 서구 화정동에서 유덕동으로 청사를 옮기면서 유전자증폭기 1대가 추가돼 총 10개의 증폭기를 운용하고 있다. 증폭기는 한 기계당 94개의 검체를 분석할 수 있다. 인력과 장비가 늘면서 수도권 민간수탁기관 대비 반나절 빠른 속도로 검사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확산 초기 진단 시간이 약 9시간 소요된데 비해 장족의 발전이다.

검체 분석 시간이 줄었지만 검사량은 도리어 늘어나면서 현장의 피로감이 상당하다. 거듭된 확산세 뿐만 아니라 선제적 전수조사 방식이 도입되면서다. 광주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요양원·요양병원 등 집단시설에 대해 선제적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해당 시설에서 매 주 단위로 검체를 채취해 보건연에 보내고 있다. 이 분량이 선별진료소 에서 채취한 검체와 합쳐지면서 검사량이 줄지 않는 것이다. 1월 한달 동안 2만817건의 검사가 진행되면서 하루 평균 700여 건의 검사가 일상이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직원들은 시민들을 가족처럼 여기는 마음과 함께 끈끈한 동료애로 난관을 헤쳐가고 있다.

검체의 유전자를 추출하는 모습.

김민지(43) 보건연 신종감염병과 연구사는 "보건연내 연구진 모두가 광주 시민들을 가족처럼 대한다는 마음으로 헌신하고 있다. 함께 일해주는 동료들이 보여주는 사명의식 덕분에 보다 끈끈하게 뭉쳐 일할 수 있다"며 "백신 접종 시작과 함께 조만간 예전보다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가 종식될 때까지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주기자 lyj2578@srb.co.kr


[코로나19 극복 무등일보가 함께하겠습니다]

"내 아이 검사 결과 기다리는 부모 심정으로 임합니다"

정재근 보건환경연구원 원장

정재근 광주보건환경연구원장

"우리 아이 괜찮을까 걱정하며 병원 복도에서 노심초사 애태우던 부모 심정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기다릴 때마다 저희들도 조마조마한 심정입니다."

지난해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 일반 시민 대다수가 두어 달이면 끝날 일이라 생각할 때 현장에서는 긴 싸움을 예견한 이가 있었다.

당시 감염병연구부장이던 정재근(60) 광주보건환경연구원장은 치사율은 낮지만 전파력이 높은 이 신종 바이러스가 쉬이 잠잠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 예측은 정확했다. 지난해 2월4일 광주에 첫 발병한 코로나의 그늘 아래서 벗어나지 못하고 현재까지 사회 활동이 마비되고 있다. 지난 1년간을 돌이키며 정 원장은 처음 겪는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보건연에서는 1월 중순 발생한 전북 의심증상자의 검체를 검사하며 첫 코로나 검사를 실시했었다. 당시 보건연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오자 정 원장은 대조 검사를 위해 직접 검체를 들고 청주 질본까지 이송했다.

정 원장은 "비로소 광주에서도 일이 시작되고 있다는 생각이었다"며 "당시로서는 경험도 연구도 부족했던 터라 그 격차를 해소하려 고단한 나날을 보냈다"고 전했다.

발병 초기에는 코로나 진단 자체가 큰 숙제였다. 그는 "당시만 해도 검체 분석은 한 건당 약 반나절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병원체가 어떤 유형인지조차 정확히 파악되지 않아 가장 강력한 방호수단을 걸치고 검체 분석에 나서야만 했다"며 "N95 등급 마스크를 착용하고 D레벨 방호복을 입은 뒤 장갑도 두 개씩 겹쳐 꼈다"고 말했다.

초기 검사 때에는 속도가 기대만큼 나지 않은 게 사실이다. 정 원장은 "1시간당 최대 40개 검사가 한계였다"며 "게다가 보건연 자체 검사 이후 질병관리본부의 검사까지 받아야 양·음성이 최종 판정되는 시스템이다. 최종 검사까지 하루가 넘을 수 밖에 없던 때였다"고 돌이켰다.

그는 지난해 8월 북구 각화동 성림침례교회에서 집단 확진이 발생하던 때를 잊을 수 없다. 정 원장은 "8월25일 밤이었다. 코로나 검체 수백개가 쌓여 있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고 어안이 벙벙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정신을 다잡고 가용 인원 모두가 검체검사에 투입됐다. 검체를 유전자 증폭기에 넣고 3시간을 기다린 결과 양성 판정 그래프가 동시다발적으로 치솟았다"면서 "복잡한 심정이었다. 여태 겪어보지 못한 경우이기에 교차 오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시 검사를 실시했지만 결과는 같았다"고 말했다. 그날 광주에서는 3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당시 광주 일일 최대 확진자 수였다.

또다른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정 원장은 "8월 초 대구 지역 확진자가 나주 중흥골드스파를 찾으면서 전수조사가 진행됐었다. 휴가철과 맞물리면서 방문자만 1천명이 넘는 상황에서도 검체를 실시간으로 분석했지만 도무지 양성 검체가 나오지 않았다"며 "알고 보니 확진자가 동선을 거짓을 동선으로 말하면서 역학조사에 차질이 빚어진 일이었다. 그때 고생했던 직원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안타깝다"고 했다.

1년이 지났지만 코로나 최전선인 보건연은 선제 조사와 거리두기 1.5단계 하향으로 인한 검사량 증가로 여전히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정 원장은 "매주 요양병원과 교도소 등서 진행되는 정기검사의 검체와 더불어 그동안 민간수탁검사 기관이 검사하던 물량도 모두 보건연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확진자가 폭증했던 1월 말에는 하루 1천700개의 검체를 조사하기도 하는 등 현장의 피로감이 크다. 그러나 가족의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백신 접종 계획에 착수됐고, 연말이 되면 확진자가 지금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여태까지 잘 버텨온 만큼 모두가 방역 수칙을 잘 지켜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영주기자 lyj2578@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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