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유치원·초·중·고 1천301곳서
마스크 눌러 쓰고 교문 앞에서 소독제 바르고
“하루 빨리 백신 접종하고 맘편히 다닐 수 있길”
"새 학년 된 걸 축하해", "마스크 똑바로 쓰고 들어와야지", "손세정제 꼭 바르고 들어가렴" .
코로나19의 불안감 속에서도 2021학년도 새학기가 시작된 2일. 등굣길 학생들의 얼굴엔 희망의 표정들이 역력했다.
이날 오전 8시 광주 북구 문흥동 문산중학교 앞. 오랜만에 활짝 열린 교문이 학생들을 반갑게 맞았다. 교문 위에는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신입생을 환영했다.
학생들의 등교시간이 임박하자 지도교사들은 교문 앞 도로에 등교를 유도하는 안전 고깔을 줄지어 세웠고 손 세정제와 체온계를 챙겨 나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교복을 입지 않은 신입생이 교문 앞에 당도했다. 이날 첫번째로 등교한 학생이다. 지도교사의 신원 확인을 거친 후 손세정제를 바르고 체온을 쟀다. 발열이나 이상징후가 없는 것을 확인한 학생은 교문을 지나 교실로 이동했다. 이 학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등교 행렬이 이어졌다. 수십 명의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자 또 다른 교사가 투입돼 체온 측정을 도왔다.
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릴 때는 지도교사가 거리두기를 안내하며 질서를 지키도록 유도했다.
올해 중학생이 된 신입생들은 코로나 감염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도 새로운 학교 생활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 있었다.
신입생 김모(14)군은 "이제는 중학교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설레면서도 낯설다"며 "올해는 마스크를 벗고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대로라 답답하다. 개인 위생 관리에 보다 신경써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인근 문정초에서도 어린 학생들의 등교 행렬이 이어졌다.
고사리손으로 엄마 손을 꼭 잡고 등굣길에 나선 저학년들은 학교생활에 대한 두려움으로 교문을 들어서는 발걸음이 무거운 반면 고학년들은 학교 앞 문방구에 모여 군것질을 하며 방학 동안의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웠다.
올해 3학년이 되는 최모(10)양은 "2학년 때 친구들과 같이 등교하려고 미리 약속했다. 이제 각자 다른 반으로 갈라지게 돼 아쉽지만 앞으로도 자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여전한 가운데 아이를 학교로 보내야 하는 학부모들은 불안감이 여전했다.
학부모 이모(38·여)씨는 "여전히 확진들이 속속 나오고 있어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다"며 "맞벌이를 하는 입장이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학교에서만큼은 철저한 방역으로 감염사례가 나오지 않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차량을 통제하며 학생들이 등교를 돕던 등교도우미 양모(66)씨도 "오랜만에 아이들이 북적거리니 활기가 넘친다"면서도 "하루 빨리 백신 접종이 마무리돼 아이들이 걱정 없이 학교를 다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광주와 전남에서는 총 1천302개의 유치원·초·중·고등학교들이 일제히 개학해 2021학년도 새학기를 시작했다. 광주에서는 유치원 161개원, 초등학교 153개교, 중학교 92개교, 고등학교 68개교, 특수학교 5개교가 등교수업(부분 등교 포함)을 실시했고 전남에서는 초등학교 364개교, 중학교 211개교, 고등학교 123개교가 등교했다. 이영주기자 lyj2578@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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