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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진의 어떤 스케치-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입력 2020.12.14. 18:30 조덕진 기자

"아직도 5월이냐, 어서 그걸 끝내고 새롭게 시작해야하지 않겠냐"

'이제 저 친구도 소설을 쓰지 못하게 된 게 아닌가'

소설가 임철우(한신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5·18을 다룬 기념비적인 소설 '봄날'의 초판본 책머리에 소개한 이야기다.

'세상이 어찌 변해가는지도 모르고 답답하게 그러고만 있냐는 투'의 충고들 사이로 비아냥도 넘실거린다. 10여년 동안 한 작품에 매진하느라 작품발표가 뜸하기도 했단다. '봄날' 원고 중 5천500매 가량이 미발표원고라니 얼마나 많은 품을 들였을지 짐작하기도 어렵다. '나만 혼자 미련스럽게 동굴 속에 처박혀 있는게 아닌가 조바심과 두려움이 없지 않았다'. '허나 5·18 당시 사진과 책꽂이 절반 분량의 자료를 뒤적이다 나도 모르게 울분에 차올라 책상에 앉아 컥컥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1980년 전남대 영문과 4년생 임철우는 그렇게 5권짜리 대하 기록소설을 광주에 바쳤다. '끝내 아무도 달려와주지 않았던 그 봄날 열흘, 저 잊혀진 도시를 위하여 이 기록을 바친다'('봄날' 헌정사)

'봄날' 발표 이태 후 1999년, 사회학 분야에서도 오월에 관한 기념비적 작품이 세상에 나왔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최정운 교수의 '오월의 사회과학'. '이전에 발표된 오월 관련 서적, 논문들과 완전히 다른' 이 책은 1980년 5월을 '절대공동체'라는 이름으로 1999년 현재로 소환한 명저다.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한국 대표 책 중 한 권으로 뽑혀 외국어로 번역돼 전 세계에 소개되기도 했다.

그는 자신들도 몰랐던 광주시민들의 마음을 읽어냈다. '공수부대의 폭력이 폭력 대상자는 물론 목격하는 사람의 존엄성까지 짓밟기 때문에 시민들이 다시 인간이 되기 위해 싸웠'음을 밝혀냈다. 폭력에 대한 공포와 수치를 목숨걸고 극복하며 진정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 그들의 '절대공동체'를 세상 사람들에게 알렸다. 그러나 '지옥의 불길에서 수많은 희생을 치르고 다다른 곳이며 문자 그대로 유토피아(Utopia), 없는 곳, 다시 갈 수 없는 곳', 미치도록 아름다운 그곳을.

그도 임철우와 비슷한 장면에 맞딱뜨렸다.

"최 교수는 집안 고향이 그쪽인가?', '건 또 왜?, 웬일이야?"

최 교수의 5·18 연구에 대한 반응이었다. '불편하다고 해서 5·18을 연구한다는 사실을 숨길 생각은 없지만 분명히 뭔가 정상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눈치는 일반적'이었다. 그는 '소문에 둘러싸인 무인도, 광주의 통한의 한 자락이 가슴을 스치'는 동질감을 마주했다.

그는 '5·18 참가자도 아니고, 근처에서 배회하던 사람도 아닌 주제로 5·18에 대해 책을 쓰는 것에 대해 멋적은 느낌과 죄의식(유학시절 미국 시카고서 5·18 필름을 보고 느꼈던)"을 가진, 광주나 5·18과는 직접적 인연이 없다. 서울의 유복한 중산층 출신으로 1980년 그해 유학을 떠나 80년대 중반에 돌아와 학계의 과제로 5·18 과 만나 '신드롬'에 빠졌다.

최진석이라는 서강대 철학과 교수의 오월 특별법 비난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곳 출신이라는 철학과 교수의 그림자라도 알고 싶어 학술연구 데이터를 뒤졌으나 5·18에 관한 이 교수의 흔적 하나 만나기 어렵다.

10년을 걸려 완성한 대하소설을 광주시민들에게 헌정한 임철우 교수의 후기는 마음을 서늘하게 한다.

"두렵다. 누구보다 광주 시민들의 눈이 두렵다. 이 소설이 행여 5월을 온몸으로 통과해온 많은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누를 끼치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공감이나 존중 없는 '나만의' 뜨거움은 또 다른'폭력'이다.

문화체육부국장 겸 아트플러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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