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무안읍 5일장 재개장 "간만에 장이 서니 숨통 트이네요"

입력 2021.03.04. 15:55 임장현 기자
코로나19로 휴장했던 무안 5일시장
마스크·손소독 등 방역수칙 속 재개
"이웃 생각은 코로나 이전과 똑같아"
4일 오전 코로나19 확산 방지의 일환으로 2주간 폐쇄됐던 무안군 무안읍 5일시장이 다시 문을 열었다.

"장에 나온께 숨통좀 트이제. 집에만 있을랑게 좀이 쑤셨는디 오랜만에 못보던 단골집 상인들도 본께 기분 좋아브러."

무안군 전통시장이 폐쇄된 지난 달 19일 이후 처음으로 제대로 된 외출을 했다는 무안읍 주민 김덕순(75)씨는 보름 만에 다시 만난 지인들과 인사하며 반가운 마음을 드러냈다.

코로나19 때문에 경로당이 문을 닫아 이웃들과 소통할 공간은 시장 외에 마땅치 않았던 김씨는 "빨리 코로나가 끝나고 예전처럼 이웃을 만나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4일 오전 코로나19 확산 방지의 일환으로 2주간 폐쇄됐던 무안군 무안읍 5일시장이 다시 문을 열었다.

4일 무안군 무안읍 5일시장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2주간 폐쇄됐다가 이날 다시 문을 열었다. 상인들은 아침 일찍부터 장사판을 깔고 손님을 기다렸다. 입구에 배치된 발열체크 요원들에게 체온을 확인한 후 초록색 스티커를 팔에 붙이고 나서야 시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상인들이 준비한 각종 채소와 생선, 해산물, 김치 등 반찬, 떡, 옥수수, 과일, 주방용품까지 빼곡히 가득 찼다. 시장 한 코너에는 준비 중인 파전, 족발의 맛있는 냄새도 퍼져 시장 손님들의 입맛을 다시게 했다.

오랜만에 찾은 전통시장의 모습은 마스크를 착용한 것과 방역을 지도하는 방역요원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제외하고는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다를 바 없었다.

4일 오전 코로나19 확산 방지의 일환으로 2주간 폐쇄됐던 무안군 무안읍 5일시장이 다시 문을 열었다.

마스크로 가로막혔지만, 상인과 손님간에 오가는 온정은 그대로였다. 갓김치를 흥정하던 한 손님이 "아따, 5천원인디 한 꼭다리 더 넣어줘"라고 요구하자 상인은 "오메, 아까 3꼭다리 준단 거 하나 더 넣은거 못보셨소"라며 맞받아 친다. 상인은 결국 어머니뻘되는 손님의 '다음에 또 올테니까 많이 줘'라는 요구에 못 이기는 척 갓김치 한 주먹 더 넣어준다.

오전 10시가 되자 시장은 본격적으로 손님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곳곳의 흥정하는 소리로 시장은 활기가 넘쳤다.

채소를 파는 한 노점은 흙이 묻은 당근이냐, 씻은 당근이냐를 두고 치열한 흥정이 붙었다. 손님이 당근 3개에 2천 원을 받기 위함인데. 상인은 씻은 당근은 2개 밖에 못주고 흙 묻은 당근은 그 가격에 팔 수 있다는 것이다. 사이즈도, 품질도 그렇게 달라 보이진 않지만, 흥정 자체를 즐기려는 듯 대화를 나누다 손님이 흙이 묻은 당근을 구매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4일 오전 무안군 무안읍 5일시장에서 방역요원이 출입자를 대상으로 발열체크를 하고 있다.

무안군 무안읍 5일시장은 지난달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한동안 문을 닫았다가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시장 상인들을 위해 철저한 방역 대책을 세우고 다시 문을 열었다.

무안군과 시장상인회는 출입구에 방역요원을 배치해 들어오는 상인이나 고객 모두에게 발열체크를 실시하고 시장 내부에서 마스크 착용 안내 및 손 소독 지도, 분무기와 차량을 이용한 방역도 실시하고 있다.

무안군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군민들이 안전하게 시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장현기자 locco@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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