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에서 동부권·서부권 지역주의 조짐도
민주당·민생당, 의과대학 설립 놓고 정면 충돌
더불어민주당과 민생당이 경쟁 중인 호남 총선에서 '호남권 의과대학 설립' 공약이 선거 초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그동안 '호남권 의과대학'은 전남과 전북이 경쟁을 벌였고, 전남에서는 또 다시 동부권과 서부권의 유치전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여기에 지원 유세에 나선 이낙연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남원에선 '공공의대 설립', 순천에선 '의과대학 설립' 지원을 모두 약속해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 29일 남원을 방문해 "(민주당 후보를) 임실·순창·남원시 군민께서 국회로 보내주신다면 공공의료대학원 추진도 휠씬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원에 위치한 서남대 의대가 지난 2017년 부실을 이유로 폐교되면서 지역에선 공공의료대학원 설립이 최대 현안이 됐다. 이 지역 현역인 이용호 무소속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하며 공공의료대학원 설립에 나섰지만 야당 반대로 실현되지 못한 상황이다.
이어 이 위원장은 순천으로 이동해 전남 동부권 민주당 후보들과 '전남 동남권 의과대학 설립'이 포함된 '전남 동부권 정책공약 공동추진 협약식'을 가졌다.
순천은 17개 광역단체 중 전남에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다는 이유로 의과대학 설립을 추진 중이며, 순천지역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공약'이 됐다. 소병철 민주당 순천광양곡성구례갑 후보도 20일 한 방송에 출연해 21대 국회 임기 내에 의과대학 설립하겠다고 공언했다.
전남과 전북은 이 전 총리의 '지원 약속'을 근거로 의과대학 설립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두곳의 의과대학 설립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예견되기 때문에 전남과 전북의 설립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 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전남에서는 의과대학 설립을 놓고 민주당과 민생당이 충돌하면서도 '지역주의 논란'도 일고 있다.
목포도 순천과 같은 이유로 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해 왔다. 목포에선 박지원 민생당 의원이, 순천에선 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주도했다.
그런데'전남 동남권 의과대학 설립' 협약식 열린 장소에 민주당 서남권 일부 후보들이 간 것이 논란의 빌미가 됐다.
민생당 전남도당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서남권 주민들의 염원인 목포대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 유치를 중앙당에 촉구하는 것도 부족한 판에 이들은 재를 뿌리고 순천의 손을 들어 준 격이다"며 "민주당 서남권 일부 후보들은 전남 서남권 주민들에게 큰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민주당 전남도당도 이날 "특정 정당 후보 측이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을 '편가르기' 하고 있다"며 정략선거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서남권 후보들은 이 위원장이 온 자리에 함께한 것이고 협약식에 참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이 서남권 공약에 '목포대 의대 유치'도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김현수기자 cr-200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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