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통일·언론개혁 등 주제 망라
면책특권 폐지·세비 감액 주장도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각 분야 전문가들과 시민, 학생들이 차기 국회에 바라는 정책을 내놓고 토론하는 학술포럼이 27일 열렸다.
전남대학교 선거정치연구소(소장 김재기 교수)와 평화통일외교센터는 이날 오후 5시 동구 아리랑하우스에서 '21대 국회에 바란다' 학술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서는 지난 2개월간 교수를 포함해 연구원, 대학생, 시민 등 지역 각계각층에서 차기 국회에 바라는 글을 모은 자료집을 공개했다. 이후 각 주제에 대해 발제·토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생활 속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발제자 등 최소 인원만 참가했다.
앞서 선거정치연구소는 정치학을 연구하는 전문가 글 20여편을 비롯해 학생과 시민들이 제출한 100여편의 글 중 22편의 글을 골라 자료집을 만들었다. 자료집은 정치, 통일·외교, 국방, 언론, 5·18민주화운동 등 주제를 망라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장윤수 전남대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전국 지역구 득표율이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사이에 8.4%p 차이가 나지만 지역구 당선인 수를 보면 거의 배 차이가 나고 정의당 역시 9.7% 정당득표율로 전체 의석의 2%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면서 "다양한 사회의 이해를 반영할 수 있고 정당의 득표율과 의석점유율의 차이를 보정할 수 있는 비례대표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연욱 선거정치연구소 연구원(정치학 박사)은 국회의원이 갖는 대표적 특권인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면책특권은 국회의원이 소신껏 법률적 행위를 하기 위한 장치이지만 '아니면 말고'식의 폭로를 쏟아내는 등 이를 악용한 사례가 많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의원 300명을 4년간 유지하는데 1조500억원 가량의 세비가 든다"며 이를 대폭 삭감하고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국회의원 세비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개혁에 대한 제안도 이어졌다. 최성주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정부가 언론정책에 있어 가장 큰 역할인 시장규제 논의와 공익성, 지역성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배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인권보도 강화와 미디어정책 결정 과정에서 시민의 참여가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신기 전 광주시 기획관리실장은 언론의 악의적인 왜곡보도로 인한 인권·재산권 침해에 대해 징벌적 손해청구제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남대 재학생인 류윤성씨는 "여당 압승으로 인해 21대 국회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가 됐다"며 "이전 남북한 정상 간 선언이 국회 비준을 통해 제도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백승헌 전남대 정치학박사의 '햇볕정책의 실천', 김경은 변호사의 '제21대 국회와 사법개혁', 류동훈 시민행복발전소 소장의 '치매요양마을·입원아동돌봄서비스·사회적 경제타운 설립' 등의 발제가 이뤄졌다.
포럼을 주도한 김재기 소장은 "사상 유례없는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이 전세계를 휩쓰는 가운데 국민 대표기관인 국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이번 포럼 또한 국회가 좋은 정책을 발굴하고 끊임없는 문제제기와 논쟁의 장이 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srb.co.kr
- 여야, 13일간 총선 레이스 돌입···'거야 심판' vs '정권 심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사거리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용산살리기' 지원유세에서 권영세 용산구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여야가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4·10 국회의원 총선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각기 '거야 심판'과 '정권' 심판'을 명분으로 총력전을 시작했다.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와 함께 선거운동이 허용된 28일 오전 0시 서울 가락 농수산물시장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오전 0시 행사를 거르고 오전 10시 대통령실 인근 용산역 광장에서 '정권심판·국민승리' 선대위 출정식을 진행했다.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내 최대 규모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가락시장에서 "이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됐다"며 "국민의힘은 땀 흘려 일하는 생활인을 대변하는 정당이고, 그런 분들이 더 잘살기를 바라는 정당"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이 전진할 것인가 후진할 것인가, 융성할 것인가 쇠퇴할 것인가, 곤경해질 것인가 불리해질 것인가를 결정하는 대단히 중요한 선거"라며 "그 전제로 범죄 세력을 심판하겠다. 그걸 넘어서야 민생과 경제를 제고해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한 위원장은 곧이어 같은날 오전 서울 한강벨트 등 수도권 격전지를 찾아 지원 유세에 나섰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심판이 곧 민생이라고 역설하고 있다.한 위원장은 한강벨트인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거리인사에서 "범죄자 세력이 여러분과 같은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범죄자 세력이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해야 한다. 그것은 네거티브가 아닌 민생"이라고 강조했다.인 위원장은 한 위원장과 함께 가락시장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인 위원장은 같은날 오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5·18을 폭동으로 비하하는 것은 광주시민을 두 번 죽이는 것으로 너무 가슴 아픈 일"이라며 호남 표심을 공략했다.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같은날 오전 7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출근길 인사에서 "지금 정치가 잘못됐다면 바꿔야 하고, 정치를 바꾸는 일은 결국 국민들이 해야한다"며 정권 심판 동참을 호소했다.이 대표는 이어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선대위 출정식에서도 "지난 2년의 시간은 국민에게 하루하루가 절망 고통 그 자체였다"며 "윤석열 정권 심판 열차가 국민 승리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 지금 출발한다. 윤석열 정권 심판은 대한민국 정상화와 민생 재건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배반한 윤 정권에게 이제 주권자가, 민주 공화국의 주인이 심판할 때가 됐다"며 "민주당은 국민의 압도적 심판 의지를 확실하게 실천하는 유용한 도구가 되겠다"고 지지를 요청했다. 이 대표는 한강벨트인 서울 중·성동갑 등에서 지원유세에 나선다.민주당은 범야권 200석 전망을 일축하며 지지층 이완과 보수층 결집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범야권 200석' 전망에 "불가능한 얘기"라면서 "(과반인) 151석 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민주당 주도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대표를 맡고 있는 윤영덕 의원은 같은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은 시대적 과제"라며 "모든 걸 걸고 압도적으로 승리해 민주주의, 민생, 평화, 미래의 퇴행을 막아야 한다"고 지지를 요청했다.제3지대 정당들도 일제히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녹색정의당은 같은날 오전 0시 이태원 참사 현장인 서울 용산구 해밀턴 호텔 골목을 방문한 뒤 서울시청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개혁신당은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소방서를 찾아 지역 치안과 소방관들의 근무 환경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새로운미래 지도부도 같은날 오전 0시 가락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후 대전 대덕구 박영순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선대위 출정식 및 출근인사를 진행했다.조국혁신당은 같은날 오전 조국 대표의 고향인 부산에서 출정식을 개최했다. 조 대표는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부산에서부터 동남풍을 일으켜 전국으로 밀고 올라가겠다"고 선언했다. 서울=강병운기자 bwjj238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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