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위해선 중도 성향 유권자들 지지 필요
이낙연 전 대표 책임론 등 대선 구도도 요동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이 격랑 속으로 빠져 들고 있다.
김태년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총사퇴로 일단 '질서 있는 수습'에 나선 모양새다. 하지만 조기 실시가 결정된 원내대표, 대표 경선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과열되면 내년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재보궐선거 책임론에 따라 대선 경선 구도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광주·전남 지역의 한 의원은 8일 무등일보와 통화에서 "지도부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간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마자 문자가 쏟아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문자 내용은 대부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면 안 된다" "조기 전당대회 안 된다" 등으로 친문(친문재인) 성향 당원들이 보낸 것이다.
'부동산 투기'로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고개를 숙인 민주당 의원들에게 이들은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다고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내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강성 친문들의 이같은 행동은 오히려 민주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중도 성향 유권자의 표심을 잡아야 하는데, 강성 친문들이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민주당 지지를 막고 있는 것이다.
지역의 또 다른 의원은 "서울의 경우 민주당 전통 강세 지역의 투표율이 낮았다"며 "민주당은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지 되짚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투표율이 58.2%를 기록한 가운데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금천구는 52.2%, 관악구 53.9%, 구로구 57.7%를 보였다. 이들 지역은 호남 출신 향우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이들 지역 투표율에 "호남 향우들이 투표장에 가지 않은 것"이라며 "수십년 동안 민주당에 애정을 보내준 호남 향우들도 당에 등을 돌린 것이다"고 해석했다.
재보궐선거 참패로 민주당 대선 경선 구도도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이번 선거를 진두지휘한 이낙연 전 대표는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이 전 대표는 2016년 이후 5년 만에 선거를 패배로 이끈 지도부라는 불명예를 안았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선거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로운 이재명 경기지사는 여권 대선 주자의 지위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투기 사태로 공정과 정의라는 시대정신이 대두된 데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항마로 내놓을 인물이 없어서다.
다만 민주당의 주류가 친문인 만큼, 이번 패배를 계기로 강성 친문 세력이 결집해 새로운 대선 후보를 세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현재로선 정세균 국무총리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친문 진영의 대권 주자로 올라설 공산이 크다.
광주·전남 의원들은 조만간 모임을 갖고 5월 2일 치러질 전당대회 최고위원에 출마할 지역 의원을 누구로 결정할 지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으로는 3선의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 재선의 김승남(고흥보성장흥강진), 신정훈(나주화순), 서삼석(무안영암신안), 송갑석(광주 서구갑)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호남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새로 구성될 지도부에 지역 출신은 반드시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서울=김현수기자 cr-2002@srb.co.kr
- 이낙연 "새미래, 총선 패배 책임으로 비대위 꾸려···이석현 위원장 지명" 이낙연 대표가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뉴시스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17일 4·10 총선 패배 책임을 지기 위해 지도부를 비롯한 모든 당직자가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이 비상대책위원장 으로 지명됐다.이 공동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4.10 총선거에서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 참패했다"며 "지금 새로운미래는 안팎으로 엄혹한 현실에 직면했다"고 밝혔다.이어 "총선패배의 책임을 지면서 당의 새로운 운영방식을 찾기 위해 지도부를 비롯한 모든 당직자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당 운영을 맡기기로 했다"고 적었다.이 공동대표는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을 비대위원장 으로 지명, 이날 책임위원회의를 통해 제안이 수용됐다는 사실도 전했다. 이에 이 전 부의장의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이 공동대표는 "지도부를 포함한 여러 지도자, 관계자들과 만나 당의 현실과 미래를 상의했다"며 "그 결과 당직자 총사퇴와 비대위 체제 전환에 의견을 모으고, 비대위원장은 제가 지명하도록 위임 받았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이 전 부의장은 6선 국회의원 으로서 풍부한 현실정치 경험과 지혜를 갖추셨고, 새로운미래 창당준비위원장 으로도 수고하신 분"이라고 전했다.새로운미래는 이번 총선에서 김종민 의원의 세종갑 지역구 의석만 확보한 채 비례대표 의석은 확보하지 못했다. 비례대표 투표에서 1.7% 득표율 이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서울=강병운기자 bwjj238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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