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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월림마을 할매 6인방의 첫 시화집

입력 2020.04.14. 16:03 수정 2020.04.14. 16:03
5월 온라인 기념회 계획
삶의 무게 눅진있게 표현
장흥문화공작소 제작·계획
장흥군 용산면 월림마을 할머니 6인방이 '할매들은 시방'이라는 합동 시화집을 냈다. 왼쪽부터 김기순, 정점남, 위금남, 박연심,백남순, 김남주 할머니.

팔순이 넘은 장흥 시골 할머니들이 자신들의 인생을 돌아보며 쓴 시들이 책으로 엮여 세상에 나왔다.

주인공들은 장흥군 용산면 월림마을의 김기순(81)·김남주(91)·박연심(80)·백남순(85)·위금남(82)·정점남(80) 할머니.

할머니 6인방은 인문활동가 황희영씨의 기획·제작으로 '할매들은 시방'이라는 합동 시화집을 출간했다.

장흥군 월림마을 할머니 6인방이 발간한 시화집

월림마을 할머니들은 지난해 6개월 동안 '두근두근 내 생애 첫 시와 그림' 프로그램에 참여해 이번에 시화집을 완성했다.

이번 시화집은 고난의 시대를 견디며 살아온 할머니들의 삶의 무게에서 눅진하게 우러나왔다. 배운 한글로 자신들의 삶을 생생한 언어로 써 내려간 것이다.

활 활동가는 "할머니들에게 처음부터 '시집을 내겠다'고 했으면 부담이 커 생생한 언어의 작품이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며 "유명 시를 읽고 필사도 해보면서 영감을 얻고, 시를 연습하는 과정도 거쳤다"고 밝혔다.

가장 나이가 많은 김남주 할머니는 시 '아흔이 되도록 살아도'에서 "사는 것이 여전히 기쁘다"고 고백했으며, 김기순 할머니는 '내 친구, 고양이 깜동이에게'에서 "밥 삶아 줄게 나 두고 죽지 마"라며 노년의 고독을 내비치기도 했다.

'꽃게만도 못한 인간들'을 쓴 박연심 할머니는 "인생 못댄 것들은 ~죽어버려라"고 시원한 한방을 날린다.

위금남 할머니는 '욕심 부릴 게 없다/곰방 죽을 거니께/새끼들 다 잘 사니께'이라며 '욕심'이란 작품에서 의연하게 말하고, 정점남 할머는 '참새들'에서 보리를 따먹다 자신에게 들켜 날아가는 참새를 보며 미안해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백남순 할머니는 '사랑'이란 작품에서 '결혼 초 9년 동안 5일 밖에 남편을 보지 못했다'며 '85년의 세월을 살아오고도 아직 사랑을 모른다'고 고백했다.

시화집을 기획한 황 활동가는 "228쪽의 책에는 더도 덜도 없이 할머니들의 삶이 그대로 담겨있다"며 "이 시화집은 무엇보다, 태어나 처음으로 시를 써보고,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통해 할머니들 가슴 속에 품고 있었던 생의 에너지가 자연스레 표출되고, 할머니들의 몸과 마음의 상처가 회복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출간 후 곧바로 출판기념회를 가지려 했지만 코로나19로 여의치 않아 온라인 출판기념회를 계획 중이다"며 "할머니들은 아직 책이 나온 지 모르고 있어 영상을 통해 가족들의 축하 메시지 등 깜짝 파티를 포함한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해 다음달 말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할매들은 시방'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한 '생활문화시설 인문프로그램'에 장흥문화공작소가 추진한 '두근두근 내 생애 첫 시와 그림' 프로그램이 더해져 탄생했다.

장흥문화공작소는 앞으로도 지역 문화활동가와 지역민들이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해 지역의 문화적 역량을 강화하는 데 노력할 방침이다.

장흥=김양훈기자 hun5101@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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