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가사도 운항 여객선 또 중단 위기

입력 2021.03.10. 14:35 양기생 기자
감사원 불법 변경 보조금 환수 조치
진도군 "사실오인 절차 문제 삼아"
섬 주민들 사업비 반난 중단 촉구
감사원 감사 결정 반박 기자회견

진도군의 급수선 예산을 여객선(도선) 건조비용으로 편법 전용한 파장이 쉬미항~가사도 간의 여객선 운항 중단으로 이어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감사원이 이 항로를 운항하는 여객선 건조와 관련, 사업비의 '불법 용도 변경'으로 판단하고 보조금을 환수 조치하면서 '여객선 매각'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10일 진도군과 가사도 주민 등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2019년 진도군이 도서종합개발사업비 27억원으로 여객선을 건조한 것은 "부적절한 사용"이라며 보조금 환수를 통보했다.

국토교통부로부터 급수선 건조 명목으로 지원받은 사업비를 임의대로 여객선 건조로 사용한 것은 '불법 용도 변경'이라는 결론이다.

진도군은 도선이 끊긴 섬 주민들의 이동권과 생존권, 생명권 보장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하지만 감사원은 예산에 대한 불법전용으로 결론을 내리면서 파장은 이어지고 있다.

감사원의 환수 결정으로 진도군은 보조금 27억원에 더해 300%에 달하는 제재부담금까지 모두 108억원을 반납해야 할 처지다.

진도군 관계자는 "감사원 보조금 환수 조치가 조만간 이뤄질 경우 100억원이 넘는 반납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현재 운항 중인 여객선을 매각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진도군은 지난 2015년 쉬미항~가사도 간을 운항하는 여객선이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중단되자 급수선 건조비용으로 여객선을 건조했다.

이 과정에서 국토교통부 등에 급수선 건조비용을 여객선으로 변경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기존 항로와의 중복' 등을 이유로 승인하지 않았다.

가사도선이 건조되기까지 3년 여 동안 주민들은 육지에서 일을 보기 위해 부정기적으로 운항하는 화물선에 의존해 왕래하거나 1시간 여 동안 어선을 타고 육지를 오갔다.

가사페리호

진도군은 섬 주민들의 복지와 편의성을 내세워 2018년 여객선을 건조해 쉬미항~가사도 항로에 투입했으며, 현재 하루 4회 왕복 운항하고 있다.

가사도 3개 마을 250여 가구의 농수산물 수송은 물론 주민들의 교통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주민들은 보조금 환수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여객선 운항은 중단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면서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최근 통보된 국민권익위 현장조사 결과에서 "감사원 감사결과는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한 만큼 보조금 환수조치는 취소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이날 쉬미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앙부처가 사실관계 오인에 따른 잘못된 판단으로 사업비 변경 신청을 불승인했다"면서 "섬 주민들의 교통불편 해소를 위해 사용된 예산은 목적외 사용이 아닌 적법한 사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토부장과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은 이와 같은 사정을 깊이 헤아려 국민권익위의 의견을 존중하는 취지에서라도 보조금 환수는 중단돼야 한다"면서 "당초 잘못된 법 해석으로 인해 국토교통부에서 사업계획 승인을 불승인하고 이를 토대로 사업비 반납 요구에 대해서는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관계자 법적 조치 등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진도=박현민기자 hm3753@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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