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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업이 희망이다9] 누구나 키우는 새싹삼, 누구나 못하는 비법으로 승부

입력 2021.01.20. 10:11 수정 2021.02.04. 14:26
광양 선샤인그린팜
재배수업 참가한 경험, 창업 계기로
‘지역특산물 아니다’ 마을 기업 보류
여성·노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 선정
흉내 못내는 노하우로 매년 ‘성장세’

누구나 손쉽게 재배할 수 있는 새싹삼을 마을기업으로 키운 기업이 있다. 광양시의 선샤인그린팜이 그 곳이다. 선샤인그린팜은 새싹삼 재배 체험 프로그램부터 새싹삼을 활용한 다양한 가공품까지 판매하며 행안부형 마을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행안부형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선샤인그린팜은 마을의 특산품을 활용해 체험부터 판매까지 이어지는 여느 농촌의 마을기업이 아니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농촌 마을을 기반으로 두지 않았다는 점,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독특하다. 이 때문에 마을기업으로 선정되기 까지의 어려움도 컸다는 단점도 있다.

선샤인그린팜 새싹삼

◆수차례 난관 극복

1년 내외의 어린 삼을 새싹삼이라고 한다. 뿌리만 먹는 인삼과는 달리 뿌리부터 줄기, 잎까지 통째로 먹을 수 있다. 

안은영 선샤인그린팜 대표는 경남지역에서 진행된 새싹삼 재배 수업을 참가한 것이 창업의 계기가 됐다.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다 결혼 후 직업이 없던 안 대표는 ‘누구나 쉽게 키울 수 있다’는 데 힘을 받아 시작한 것이다. 

도시농업이 공간의 제약이 없고 노동 집약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이다. 안 대표는 “마을기업으로서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깨닫고 첫발을 내딛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싹삼의 장점은 3주면 30㎝까지 자라 1년이면 15모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선샤인그린팜은 3주에 2만여 뿌리씩 재배·판매하고 있다. 2016년 광양시청 인근 한 사무실에서 시작된 선샤인그린팜은 사업 초기 안 대표와 안면이 있는 카페와 식당 등에 납품했다. 선샤인그린팜의 새싹삼을 서비스 반찬으로 제공하던 식당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주문을 끊었다. 식당이 어려워졌다는 이유다.

초보 도시농민으로 힘들게 재배한 새싹삼이 판매처를 잃어 그대로 폐기하게 되자 기부하거나 주변에 선물하기도 했다.

판매처를 확보하지 못한 어려움만 있었던 게 아니다. 마을기업으로 신청했을 때도 ‘보류’ 결정이 나면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할 상황도 있었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마을기업이 아니라는 이유였다. 안 대표는 “광양시의 자원을 통해 사업하는 마을기업이 아니라는 이유, 새싹삼 씨앗도 다른 지역에서 구입한다는 이유로 거절될 뻔했었다”며 “그러나 청년 일자리와 노인 일자리 창출이라는 부분에 높은 점수를 받아 선정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성과 청년, 노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점이 부각돼 2019년 전남형 예비마을기업으로 선정된데 이어 지난해에 행안부형 신규 마을기업으로 선정됐다.

선샤인그린팜은 지역 상공인들을 위해 제품을 기증했다.

◆ 함께 성장해야 같이 커진다

선샤인그린팜은 새싹삼을 신선한 채소 상태로 판매하기에는 한계를 느끼면서 다른 유통 방법을 고민했다. 그렇게 나온 것이 건조법. 새싹삼을 건조하면서 새싹삼 분말을 비롯해 새싹삼 도라지청, 새싹삼 양갱, 새싹인삼차, 새싹삼 강정, 새싹삼 장아찌, 새싹삼김치, 새싹삼 비누, 새싹삼 천리환 등 다양한 제품을 ‘삼애청춘’이라는 브랜드로 제조할 수 있었다.

전남지역 마을기업들의 도움도 받아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또다시 난관에 부딛쳤다. 유통 허가가 없어 선샤인그린팜에서 판매할 수 없었다. 광양시에서 먼저 시작한 마을기업 대표들에게 조언을 구했지만 돌아온 답은 “아직 유통까지 할 필요 없다”, “서둘지 말고 천천히 해라”는 말이었다. 왠지 모를 경계심을 느낀 안 대표는 광양에서 전남도청을 수차례 오가면서 허가 신청 방법을 배우기도 했다.

마을기업으로 선정되기 까지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한 안 대표는 사무실에 광양 뿐 아니라 인근 지역 마을기업들의 제품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자신도 가능한 도우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새싹삼을 분말로 만들면서 분말을 섞은 된장과 고추장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새싹삼 분말을 섞은 비누 역시 주름 개선이나 미백 효과가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고가에도 인기가 높은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이렇게 선샤인그린팜 제품들은 올해 중국과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지로 수출하기로 했다. 매출 역시 지난해의 2배를 기대하고 있다.

선샤인그린팜은 지역을 위한 봉사도 하고 있다. 매년 추석, 지역 어르신들을 초청해 새싹삼 양갱 만들기 체험을 벌이고, 만들어진 제품은 선물로 증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광양시에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군청 공무원들에게 새싹인삼차, 새싹삼 부각·강정·누룽지·비누 등 6종이 담긴 새싹삼 꾸러미를 지정 기탁하는가 하면, 지역 소상공인들에게도 기부했다.


◆ 경쟁자는 많아도 비법으로 우뚝

새싹삼 재배·판매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활동하는 레드오션이다. ‘누구나 쉽게 재배’ 할 수 있는데다 여러 건강 효과도 뛰어나다는 점 때문에 대도시의 주부에서부터 농한기 농업인들까지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의 모든 지역에 저마다의 새싹삼 판매업체가 있을 정도다.

이런 상황인데도 선샤인그린팜의 제품들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매출도 매년 전년의 2배 가량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숨겨진 노하우 때문이다.

선샤인그린팜만의 노하우가 담겨있는 대표 제품이 새싹인삼차다. 삼의 씁쓸한 맛을 없애는 공법으로 차를 만들고 있다. 구수한 맛이 나면서 ‘현미를 섞었느냐’는 문의도 많이 받는다.

안 대표는 “쌉싸름한 맛때문에 싫어하는 분들도 많은데, 마셔보고 우리 차만 찾는 분들이 늘고 있다”며 “현미 등 다른 곡물을 섞었느냐는 질문도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 밝힐 수 없는 비법으로 가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싹삼 강정도 선샤인그린팜에서만 만들 수 있는 제품이다. 이 역시 높은 인기로 금방 팔리고 예약까지 밀려 있다.

안 대표는 “제품을 만드는 공장에서 확인용으로 레피시를 요구하지만, 노하우가 알려질까 걱정돼 완제품의 70% 수준으로 가공한 후 공장에 맡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꼭 지역 특산품이 아니어도 마을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며 “무엇보다 결혼·출산 후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고민하지 말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해 일자리 창출도 가능한 마을기업을 세우는 등 또 다른 활력을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


"시작하는 분들이 시행착오없게 돕고 싶다"

안은영 선샤인그린팜 대표

안은영 광양 선샤인그린팜 대표

"광양은 물론 전남에서 마을기업을 시작하려는 분들이 보다 쉽고 안정된 시작을 위한 멘토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안은영 선샤인그린팜 대표는 "마을기업을 시작할 때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지, 어떻게 출발해야 할지 막막했었다"며 "먼저 시작한 분들에게 자문을 구해도 '조급하게 하지 말고 천천히 해라', '준비도 제대로 안됐는데, 벌써 그 단계부터 하면 안된다'는 만류만 해서 더 혼란스럽고 불안감만 커졌었다"고 회상했다.

안 대표는 "기존의 마을기업 대표들 중 새로 진입한 사람을 경쟁자로 생각해 도움을 주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발품을 팔고 시간을 많이 들여 준비하면서 몸이 힘든 것은 물론, 마음고생까지 했었다"며 "그러면서 마을기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같은 시행착오를 줄이면 좋겠다'는 생각에 컨설턴팅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 마을기업 대표들을 사회적경제지원센터 강사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안 대표는 "외부 강사의 이야기가 현실과 맞지 않아 관심이 소홀하기도 했다"며 "마을기업 하는 분들이 경험한 이야기를 들려주면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광양시나 센터에 제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광양시의 여성들이 마을 기업 창업에 뛰어들라고 권유했다.

안 대표는 "광양시는 복지가 좋아 결혼·출산으로 이어진 경력 단절 여성들이 더 수월하게 마을기업을 준비할 수 있다"며 "꼭 마을의 특산품이 아니더라도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모든 것이 마을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지금도 재능기부를 통해 새싹삼 재배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새싹삼 재배 강의가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주민 여가 프로그램으로써 주민들의 호응도가 높다"며 "무엇보다 새싹삼은 사포닌 함량이 수삼의 6배나 많아 면역력 강화에 좋고 뿌리부터 줄기, 잎까지 버릴 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면 많은 관심을 보여 보람도 뿌듯하다"고 밝혔다.

그는 "광양의 13개 마을기업과 협력하며 같이 성장하는 여건을 만들고 싶다. 다른 마을기업 제품을 저희 업체에 진열해 판매하기도 한다"며 "유통·판매가 가능한 다른 마을기업들도 다른 마을 기업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는 방법도 함께 고민하면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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