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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평] 문화·관광분야 통합부터 시작하자

@김성 광주대 초빙교수 입력 2020.10.23. 14:20 수정 2020.10.25. 14:01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지난 9월 10일 느닷없이 꺼냈던 '시도행정통합론'이 한 달여간의 설왕설래를 거쳐 19일 광주시 의회에서 "김영록 전남 지사와 만나 그가 말한 경제통합과 메가시티 등까지 논의하겠다" "공동 연구용역을 협의하겠다"고 밝힘으로써 가라앉는 모양새이다.

'허송세월'로 끝났던 과거 경험

시도민에게는 이런 주장이 생소하지 않다. 이 시장이 중앙정부 중간관리로 재직 중이던 때인 1995년에도 시도통합 '소동'이 있었다. 역사상 처음 주민직선으로 선출된 허경만 전남지사가 시도통합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송언종 광주광역시장은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부정적 입장이었다.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허송세월'이란 말이 유행했다. 그 이후 전남도청 이전이 구체화 되자 이번에는 고재유 광주시장과 유력인사들이 도청이전 반대와 시도통합을 주장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시도통합은 지방에서의 통일된 요구, 중앙정부의 정치적 결정, 법률 개정 등이 선행돼야 가능하다. 또 '지배와 분리'의 권력을 계속 쥐고 있으려는 중앙정부 관리들은 권한이 강화되고 거대해진 광역자치단체의 출현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쉽지 않다.

이 시점에서 냉철히 생각해 보자. 광주는 뻗어나갈 공간이 없는 막힌 대도시이다. 현안인 군공항 이전이나 폐기물 처리 등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면 전남의 도움이 필요하다. 반면 전남의 입장에서는 대부분의 인적·물적자원을 거의 다 광주에 쏟아부어 왔기 때문에 피해의식이 강하다. 그런데 광주는 그동안 전남에 '기여'를 소홀히 해 왔다. 따라서 광주는 전남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여 전남의 많은 시군이 소멸되지 않도록 '상생'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차 공공기관 이전사업도 광주 인근인 전남 화순·담양·장성 중 한 군데에 공간을 확보하고 공동으로 추진함으로써 빛가람이라는 광주·전남 공동 혁신도시 같은 2호 혁신도시를 만드는 성의를 보이면서 요구해야 한다. 대신 수준 높은 교육·과학·문화 인프라 구축에 별도로 힘써야 한다.

광주는 이제부터 거대한 공간이 필요하지 않은 두뇌산업(컨설팅 등)·AI산업·문화산업 집약도시를 발전목표로 삼아야 하고, 전남은 관광·바이오·농수산물 가공-유통 등이 포함된 2차·3차·6차산업을 발전시켜 일자리를 창출하고, '한국인의 고향'이 되도록 목표를 잡아야 한다.

시도행정통합 같은 큰 통합만 최선이라고 생각해서도 안된다. 작은 통합부터 시작해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 하여 영남권이나 중앙정부에서도 '가능성 있는 모델'이라고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 현재 시도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관은 광주전남연구원과 한국학호남진흥원 뿐이다. 이런 작은 '통합행정'을 더 확대하자는 것이다.

적절한 분야로 문화·관광 행정을 들 수 있다. 행정통합이나 경제통합으로도 적격이다. 문화·관광은 경계가 없다. 외지인들이 광주나 전남 한 곳만 보려고 찾아오지 않는다. 그런데도 시도는 '상생'은 커녕 앞다퉈 분야별 재단을 만들어 조직만 늘려놓았다. 따라서 이 분야부터 통합해 보자는 것이다. 우선 문화·관광 관련 행정업무를 '실' 단위로 한 급 올려서 운영해 보자. 산하 단체도 통합해야 한다. 광주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하고 있으므로 광주문화재단이 전남문화재단을 흡수하고, 관광분야는 관광자원이 더 풍부한 전남관광재단이 광주관광재단을 통합하여 운영하면 된다. 그렇게 되면 활용자원과 아이디어가 크게 늘어나므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 정도 통합을 가지고 중앙정부가 불이익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문화·관광, '행정'과 '경제'통합에 적격

시도는 이런 연습을 함으로써 큰 통합을 시작했을 때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시도민 역시 작은 통합때문에 불편하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작은 통합도 하지 않으면서 큰 통합만 계속 내세우면 "쇼하고 있다"고 손가락질 받을 것이다. 시도통합이 절박하다면 작은 통합부터 시작하는 용기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데, 어떤 방향을 잡을지 자못 궁금하다. 김 성 전 광주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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