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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평] '연고주의'와 '지역차별'은 과연 사라졌나

@김성 광주대 초빙교수 입력 2020.11.27. 22:53 수정 2020.11.29. 13:50

아시아나항공의 이름이 2년 뒤면 사라진다. 30여년 동안 치열하게 경쟁해왔던 대한항공에 완전히 흡수되기 때문이다.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항공사의 몸집을 불려 국제 경쟁력을 갖기 위해 두 항공사 통합이 불가피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빚더미 항공사들끼리의 통합에 회의감을 표시하기도 한다. 여기에다 광주를 지역연고로 출범한 대기업이 망해서 안타까운 판국에 "정부가 아시아나항공을 호남기업이라고 진즉 정리하지 못하고 봐줘서 일이 커졌다"는 뒷말이 나와 마음이 편치 않다. 필자는 아시아나항공 퇴출의 주원인은 경영부실 때문이긴 하지만 오랜 지역차별, 지역불균형 등도 작용했다고 본다.

경영부실만이 '흡수통합' 원인이었을까

금호그룹이 1946년 택시사업으로 출발해 1949년에 광주여객을, 1988년에 아시아나항공을 창업하고 2007년 대우건설과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국내 재계 순위 8위에 오르기까지는 좋았다. 금호아시아나라는 이름으로 그룹 본사가 서울로 옮길 때도 이젠 지역연고를 떨쳐버리고 국제적 기업으로 도약하길 기대했다. 그러나 무리한 확장에 발목을 잡혀 지난해부터 매각 대상이 되고 말았다. 광주·전남을 연고로 한 유일한 재벌이 이렇게 되다 보니 아쉬운 마음 어쩔 수 없다.

'지역연고'는 고향사랑, 모교사랑 등을 공유함으로써 개인주의가 아닌 공동체 의식을 공유하는 기회를 준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점이 있다. 해태타이거즈와 기아타이거즈 야구단에 변함없이 애정을 보내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지역연고 기업 역시 많은 지역 인재들이 활동하고 지역사회의 피와 땀, 정신, 습관, 삶이 녹아있기 때문에 애정을 갖는 것이다.

그러나 지역연고가 지나치면 부작용을 낳는다. 국가권력이 지역연고에 개입하여 좌지우지하면 더 큰 문제를 남긴다. 우리나라도 1961년 이후 60여년간 경제발전 과정에 수없이 많은 정경유착으로 그만큼의 부작용을 남겼다. 삼성을 비롯한 내로라하는 재벌들이 국가권력과 연결된 '연고'의 덕을 보지 않고서 똑똑한 경영 하나만으로 오늘날처럼 성장했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그런 불신이 남아있다가 보니 23조원의 부채를 가진 대한항공이 12조원의 부채를 짊어진 아시아나항공을 삼키면서 경영권까지 차지하는 과정에 '연고'(네트워크)가 작용하지 않았을까 의문을 갖게되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이 경영을 잘 해왔다는 건 아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역시 여느 재벌처럼 창업 이후 매출을 늘리고 몸집을 키워야 했다. 이를 위해서 많은 자금을 조달해야 했다. 그 조달과정에 정권이나 관련기관과의 '연고'가 부족해서 '차별'을 받은 것은 아니었는지 의문이다. 정권이 당초 경쟁을 통해 항공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을 승인했다면 당연히 '뒷심'이 되어주어야 했다. 그러나 다른 재벌을 키워왔던 때와는 잣대를 달리하여 '뒷짐'만 지고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결과를 가져온 게 아닐까.

文정부, 공정한 기업평가의 '잣대' 가져야

이제 아시아나항공 이후를 생각하며 2가지 과제를 제기하고 싶다.

첫째, 공평한 경제개혁이 필요하다. 정부가 경제의 구조를 조정한다면서 지난날 군사독재시대의 찌꺼기인 '연고'와 '차별'을 버리지 못한 사람들이 남아서 지역불균형을 되풀이하고 있지나 않은지 되돌아보고 개혁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권인 만큼 이번 기회에 구습(舊習)을 뽑아내야 한다.

둘째, 지역격차를 해결해야 한다. 정부가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전까지는 언제 어디서나 지역과 계층의 이기주의가 다시 기어나올 수 있다. 이를 막으려면 지역불균형의 실상을 낱낱이 공개하고 모든 지역이 일정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발표한 한국형 뉴딜정책도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본다. 실천이 문제다. 김성 지역활성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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