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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평] 대통령도 모르는 풍력발전 '장난질'

@김성 광주대 초빙교수 입력 2021.01.01. 13:21 수정 2021.01.03. 13:59

2021년 신축년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모든 국민이 단체면역력을 가져야 하고, 경제력을 회복하고, 촛불개혁과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탄소중립 대장정도 본격 추진해야 한다.

선출직들 업자편만 들자 '주민발의' 나서

그러나 이 틈을 노려 업자와 짝짜꿍하며 국민을 우롱하는 폐단도 나타나고 있다. 文정부가 지방자치법을 고쳐가며 지방정치를 제대로 해보자는데 한 편에선 '장난질'이 벌어지고 있다.

화순군은 2019년 8월 풍력발전기 설치기준을 마을의 경우는 2km 이상, 10호 미만은 1.5km 이상 이격거리를 두도록(2km~1.5km) 군의회의 의결로 제정했다. 그런데 1년도 채 안된 지난해 6월 이 선 군의원이 이를 절반도 안된 0.7km~0.5km로 좁히자는 개정안을 내놓았다. 풍력발전 설치 예정지역인 화순군 동복면 주민 300여명이 적극 반대하자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됐다. 3개월 뒤인 10월에 또다시 같은 군의원이 0.8km~0.5km 개정안을 내놓았다. 주민들이 반대시위까지 벌였으나 군의회는 주민 안전문제나 건강문제를 검토하지 않고 1.2km~0.8km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군의원은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조례 제·개정은 군의원의 특권이니 주민의견에 연연할 필요 없다","땅값이 오른다","발전기는 커져도 소음은 더 작아진다"고 주장했다. 군의회가 이유도 없이 조례를 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충곤 화순군수는 '재의'요청을 하지 않고 그대로 수용했다.

동복면이 선거구인 정명조 군의원은 풍력발전 사업자의 산자부 허가 과정에 주민동의서 조작과 관련되었다며 주민들로부터 고발당했다. 민주화운동과 농민운동을 해와 장래가 촉망되는 정치인으로 꼽히는 신정훈 국회의원도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문 대통령 역시 농산어촌이 겪고 있는 이런 비참한 현실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 그리고 1개월 뒤인 11월 말, 풍력발전 업체인 '동복에너지'가 화순군에 개발행위허가를 신청했다. 무언가 서로 짜고 치는 듯한 의심이 든다.

주민들은 대통령으로부터 군의원까지 믿을 데가 없게 되자 '주민동의 없는 풍력발전 저지 화순군 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조례를 원래대로 되돌리자"며 주민발의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개발행위 심사는 1년 이상 걸리므로, 심사가 마무리될 때쯤인 2022년 초가 되면 지방선거가 코앞에 닥친다. 이때 지방 선출직들이 이번 조례개정 때처럼 무조건 허가해주고 자리를 떠나 버린다면 주민들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된다. 과연 풍력발전기를 주거지에 가까이 세우는 것이 국민을 위한 것인지, 업자를 위한 행위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대책위는 풍력발전 설치를 무조건 반대하는 건 아니다. 대책위에 따르면 동복에너지가 세우겠다는 풍력발전기는 타워높이 122.5m, 날개지름(로터) 155m, 총높이 200m로 6메가와트짜리 15기이다. 여의도의 63빌딩 높이가 250m이니까 5분의 4 높이이다. 화순군 동면에 이미 설치된 출력 2메가와트 짜리 8개와는 차원이 다르다. 이런 거대한 기계들이 줄줄이 세워지면 저주파, 소음, 가축 불임 등 피해가 얼마나 될지 모른다. 그래 주민들은 안전한 거리 설치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정부, '설치기준'과 '팩트' 제대로 밝혀야

화순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풍력발전 설치를 놓고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가 설치기준을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주민 피해도 정확히 밝히지 않은 채 지방자치단체에 맡겨두었기 때문이다. 이러니 '팩트'도 모른 채 찬반으로 갈라진 것이다.

과연 촛불정부는 설치기준을 정하지 않는 산자부, 주민 건강은 모른 채 하는 지방 선출직들, 이해관계만 쫓는 업자들을 그냥 보고만 있을 것인가? 국민의 분노가 하늘로 치솟고 있는데. 김성 지역활성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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