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들어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軍 수뇌부의 사죄가 이어지고 있다. 송영무·정경두 전 국방장관 등에 이어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군이 광주에 투입돼 시민을 무차별 진압한 것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남 총장의 사과는 육군참모총장으로선 처음이라고 한다. 늦었지만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5·18 단체들은 한 목소리로 그의 사과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남 총장의 사과 발언은 지난 16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남 총장은 이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의 5·18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 "80년 5월 18일 광주 시민의 민주화운동에 군이 개입된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 이 자리를 빌려서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분과 그 유족분들에게 정말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은 지난 2018년 2월 국방부 장관으로선 처음으로 '5·18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른 사과문'을 발표하며 "국민과 광주시민들께 충심으로 위로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의 뒤를 이은 정경두 전 장관도 당시 피해자 증언으로 불거진 5·18계엄군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한 바 있다.

남 총장의 사과가 나온 직후 5월 단체들은 "육군 최고 책임자가 처음으로 5·18 관련 군의 행동에 대해 공식 사과한 사실을 높이 평가한다"는 입장을 내 놓았다. 이어 "이번 육군참모총장의 사과가 침묵하고 있는 광주 학살 관련자들의 용기 있는 참회·고백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 국방부 장관들에 이은 이번 남 총장의 공식 사과는 현 정부의 5·18 진상규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대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미 활동에 들어간 5·18 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와 관련해 국방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한다.

5·18은 진실 규명과 함께 그 가치를 올곧게 정립해야 할 우리 민주화의 소중한 역사다. 이는 참회와 고백을 통한 용서와 화해가 전제됐을 때 가능한 일이다. 남 총장의 이번 사과가 움츠리고 있을 당시 군 관련자들의 참회와 고백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