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려스러운 시·도 갈등 상생의 길 외면 안돼

@무등일보 입력 2020.10.28. 18:40

광주 군공항 이전을 둘러싼 광주시와 전남도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광주시 시민권익위원회가 '민간공항 통합' 여론조사를 진행키로 한 것과 관련, 전남도가 반발하면서다. 이와 관련해 시·도가 쏟아내는 설전의 강도가 만만치 않다.

시·도의 불편한 관계는 급기야 기대를 모았던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의 회동 무산으로 이어졌다. 시·도간 상생 협의가 앞으로 상당기간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공공기관 2차 이전 등 현안이 산적해 있어 지역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전남도의 군공항 도민설명회 거부가 양측 갈등의 불씨로 작용했다면 이번 광주시의 민간공항 여론조사는 그 불씨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 됐다. 광주시 시민권익위의 여론조사는 오는 30일부터 10일간 진행된다. 시민권익위는 그 결과를 토대로 시에 정책 권고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가 고심 끝에 난관에 봉착한 군공항 이전 문제의 돌파구로 여론조사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전남도 입장에서는 당혹스럽고 불편할 수 밖에 없다. 여론의 향배가 충분히 예측 가능해서다. 여론조사 방침이 결정된 직후전남도가 "민간공항 통합이 군공항 이전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다"며 반박하고 나선 건 바로 이 때문일거다.

지난 27일 예정됐던 시·도지사의 회동이 무산된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국민의힘 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가 있던 이날 광주시청에서 김영록 지사와 마주친 이용섭 시장이 회동을 제안했으나 김 지사가 연기를 요청하면서 불발됐다고 한다. 시청 주변에선 "시장·지사 회동이 남북 회담보다 어렵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오고 있다니 그 모양새가 우습게 됐다.

현재로선 당분간 시·도지사의 만남을 기약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어서 안타까운 일이다. 지역의 현안들을 해결하는데 하나로 힘을 합쳐도 부족할 판이다. 그런 상황에 시·도가 반목하는 듯한 모습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루 아침에 견해차를 좁힐 순 없다. 그렇더라도 일단 얼굴을 맞대야 얘기가 오가고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 상생의 길을 외면해선 안된다. 시·도지사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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