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8(수)
현재기온 13.6°c대기 나쁨풍속 1.8m/s습도 8%

'포르쉐' 때려 부순 조폭…모르고 풀어준 경찰

입력 2020.02.23. 19:22
도심서 버젓이…시민들 '공포'
경찰·지구대 보고시스템 허술
뒤늦게 '엄정 처벌' 불구 빈축
A씨는 21일 오후 9시30분께 광주 상무지구에서 야구방망이로 친구 B씨의 차량을 부쉈다. 사진은 파손된 포르쉐 차량. 상무지구대 제공.

30대 조직폭력배가 도심 번화가에서 고급 외제차량을 야구방망이로 무차별적으로 때려 부쉈다.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조폭의 폭력에 공포감을 느꼈지만 경찰은 별다른 조치 없이 풀어줘 빈축을 사고 있다.

더구나 지구대와 관할 경찰서 간의 허술한 보고 시스템으로 인해 이미 신병을 돌려보낸 뒤에야 가해자가 조폭이라는 사실을 확인, 광주경찰청의 ‘생활폭력 100일 작전’을 무색케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23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9시30분께 광주 서구 상무지구 번화가에서 A(35)씨가 주차된 포르쉐 차량을 야구방망이로 부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앞·뒤 좌석 유리는 물론 사이드미러와 보닛, 선루프까지 무차별적으로 야구방망이를 휘둘러 차량을 훼손했다.

늦은 밤, 도심 한가운데서 벌어진 A씨의 과격한 행동은 주변에 있던 시민들을 불안하게 했지만, 경찰의 사건 처리 대응은 안이했다.

A씨는 광주경찰이 관리하는 한 폭력조직 소속 조직원이었지만, 서부경찰서 상무지구대는 그를 임의동행했으면서도 조폭인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 차량 주인인 B(35)씨가 “친구 사이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경찰은 A씨를 곧바로 돌려보냈다.

사건을 뒤늦게 보고 받은 서부경찰서 형사가 A씨의 이름을 조회한 후 조폭이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조폭 사건을 담당하는 강력팀에 수사 공조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A씨 등은 경찰에 출석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상무지구대 관계자는 “신원 조회 대상자가 관리대상 조폭인지 지구대에서는 알 수 없다”며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고 있어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만 서부경찰서에 보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A씨를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하고 22일 오후 4시께 A씨를 불러 사건 경위 등을 조사했다.

경찰 조사 결과, 과거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에 관여했다가 구속된 A씨는 지난달 출소 후 친구인 B씨가 금전적으로 어려운 자신을 도와주지 않으면서 값비싼 외제 승용차를 몰고 나타나자 격분해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과 추가 조사 등을 통해 또 다른 범죄 사실이 있는지 보강 수사를 벌여 법규 위반 사항이 드러날 경우 엄정하게 처벌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성희기자 pleasure@srb.co.kr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srb.co.kr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