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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던 성덕마을 쑥대밭···산사태로 5명 숨져

입력 2020.08.09. 13:56 수정 2020.08.09. 16:09
34세대 63명 거주 화목한 동네
토사 휩쓸려 원래 모습 온데 간데
국도 15호선 확장공사 원인 지목
8일 산사태가 덮친 곡성 오산면 성덕마을의 모습.

평화롭던 작은 농촌마을이 집중호우와 산사태로 하룻밤만에 쑥대밭이 됐다.

100명도 되지 않는 작은 마을의 주민들은 가족처럼 지냈던 이웃이 당한 참변에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8일 오전 찾은 곡성 오산면 성덕마을. 소방 구조대 등 50명이 투입된 가운데 포크레인과 굴삭기를 동원한 수색 작업이 진행됐다.

8일 산사태가 덮친 곡성 오산면 성덕마을의 모습.

산사태의 직격타를 맞은 마을은 원래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주민들이 겨우내 심은 벼는 죄다 뽑혀 널부러졌고 논밭은 토사가 쌓여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곳곳에는 뿌리째 뽑힌 나무와 엿가락처럼 휜 철골 자재가 쌓였으며 산사태에 휩쓸린 차량은 차체가 종잇장처럼 구겨지는 등 참사 당시의 상황을 짐작케 했다.

7일 내린 집중 호우로 마을 뒤편 산등성이의 도로공사현장 인근에 쌓아둔 토사가 무너져 내리면서 마을을 덮쳤다. 공사 현장에서 마을까지는 수백m 가량 떨어져 있었으나 해일처럼 밀려든 토사는 집과 논밭을 휩쓸었다.

토사는 채 피할 새도 없이 주택 4채를 휩쓸었다. 한 가구에는 사람이 없었으나 세 가구에는 이장 윤모(53)씨를 비롯한 주민 5명이 있었다.

산사태가 발생하자 나머지 주민 55명은 긴급히 인근 오산초등학교에 마련된 대피소로 피난했다. 소방당국이 즉시 수색 작업을 펼쳐 윤씨 등 주민 3명을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당국은 수색을 이어갔으나 호우가 그치지 않으면서 8일 오전 1시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 오전 6시 재개된 작업은 포크레인과 굴삭기가 동원됐다.

실종자 가족들이 피말리는 심정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포크레인과 굴삭기로 집채만한 바위와 뿌리째 뽑힌 나무를 치우고 나면 구조대원들이 투입돼 삽으로 토사를 걷어내는 식으로 진행됐다.

실종자의 위치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삽으로 토사를 제거하며 일일히 육안으로 확인하는 등 수색은 힘겹게 이뤄졌다. 이날 오전 8시15분께 70대 부부의 아내는 숨진채 발견됐지만 정오께까지도 남편은 발견되지 않았다.

판넬식 가옥이던 이들 부부의 집은 토사에 밀려 30미터 가량 떠내려왔고 집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무너졌다. 작업이 재개된지 7시40여분만인 오후 1시 40분께 끝내 남편도 토사 더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가 난 지 17시간만이었다.

가까스로 실종자를 수습하는 모습에 가족들은 차마 말을 잇지 못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 산사태로 34가구 63명이 거주하던 성덕마을에서는 3가구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들의 가옥 등 3채가 완전히 부서졌고 2채도 일부 피해를 입었다.

주민들은 토사가 흘러내려온 마을 뒷산에서 진행되는 국도 15호선 도로확장 공사를 산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도로공사 현장에서 지지대와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엉망으로 공사를 하니 이런 일이 생긴것 아니냐"며 "정말이지 아까운 사람들이 죽었다. 제대로 수사해서 잘못을 밝혀야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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