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갯벌을 세계유산으로

'생태계 보고' 신안갯벌을 세계유산으로 <5> 선도 갯벌

입력 2020.07.14. 13:15 김옥경 기자
국내외 갯벌 전문가들 호평 "세계 유일한 갯벌"
낙지·꽃게·감태 등 산재 '생태 천국'
IUCN 실사 현장…갯벌 가치 드높여
갯벌낙지맨손어업 등 전승 의미 높아
군, 부가화산력 등 연계 자원화 기대
신안 선도 범덕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선도 갯벌 현장. 광활한 선도 갯벌의 모습이 경이롭다.

갯벌을 보기 위해 산을 오른다.

해발 145m다.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오르는 길이 마냥 쉽지는 않다. 여름 뙤약볕에 장마까지 겹친 후텁지근한 날씨에 얼굴과 몸은 금세 땀범벅이다. 20~30분을 올라 마침내 도착한 산 정상. 눈 앞에 광활하게 펼쳐진 드넓은 신안 선도 갯벌의 풍광이 펼쳐진다. "우와~." 어떤 감탄사로 이 갯벌의 광활함을 표현할 수 있을까.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갯벌의 경이로움이 한데 느껴진다.

유럽 연안 갯벌과 다르게 현재도 만들어지고 있는 갯벌이자 펄, 모래, 암반으로 구성된 다양한 갯벌을 볼 수 있는 전세계 유일한 신안 갯벌에서만 맛볼 수 있는 아름다움이자 묘미가 바로 여기에 있다.

범덕산 표지석.

◆현지실사단, 잇단 '원더풀' 환호성

"신안 갯벌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세계적인 귀한 갯벌이다."

지난해 10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등 국내외 갯벌·생태 전문가들이 '한국의 갯벌'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 신청된 신안 갯벌의 현지실사를 위해 방문한 선도 갯벌 현장에서 남긴 말이다. 이 자리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갯벌 보전으로 유명한 독일 와덴해 공동사무국 사무총장을 비롯해 호주, 중국 등 갯벌 관련 국외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선도 갯벌을 보기 위해 도보로 선도 북서부에 자리잡은 범덕산에 직접 올랐다. 범덕산은 해발 145m의 비교적 낮은 산이다. 당시에는 등산로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오르기 다소 힘들기도 했지만, 산 정상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선도 갯벌의 광활한 모습을 마주한 실사단의 표정은 그야말로 감격 그 자체였다. 실사단은 눈 앞으로 광활하게 펼쳐진 선도 갯벌의 모습에 계속 '원더풀(wonderful), 원더풀'을 외쳐댔다.

실사단은 "전세계 어느 곳에서도 확 트인 갯벌의 전경을 산에서 볼 수 있는 곳은 없다. 산 아래 펼쳐진 광활한 갯벌이 경이롭다. 신안 갯벌의 건강성과 생태적 우수성, 갯발 보전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세계적인 갯벌이다"고 극찬했다.

최근 발견된 부가화산력.

◆갯벌 자원 '풍부'

신안 선도는 현재 연륙교가 연결되지 않아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섬이다. 그래서인지 섬이 지닌 매력이 더욱 돋보인다.

선도 갯벌에는 낙지 뿐만 아니라 꽃게, 감태, 조개 등 자원이 풍부하다. 섬 갯벌 어느 곳을 가든지 갯벌이 내어주는 자원을 있는그대로 맛보고 느낄 수 있다.

특히 간조를 맞아 광활하게 드러난 갯벌은 농게 등 갯벌 생물이 살아숨쉬는 생태천국이다. 마을 어민들은 과거 선도 갯벌에 게가 많아 저녁시간때면 횃불을 들고 게를 잡았다. 포대자루에 게를 퍼담아도 차고 넘칠만큼 게가 많았다. 그렇게 잡은 게는 선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지역 대표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선도 갯벌에는 낙지도 많다. 현재 선도 갯벌에서는 금어기(6~7월)를 맞아 낙지를 잡을 수 없는 상태지만, 선도 낙지는 신안을 대표하는 효자 수산물이다. 선도 갯벌에서는 맨손으로 낙지를 잡는 갯벌 낙지 맨손어업이 그대로 전해진다. 갯벌 낙지 맨손어업은 지난 2018년 '국가중요어업유산 제6호'로 지정될 만큼 역사와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신안군은 지난해 9월 낙지잡이 대회를 개최해 군 전체적으로 7명의 장인을 선발하기도 했다.

갯벌이 드러난 선도 선착장.

◆신안군, 낙지 등 생물자원 확대 '보전'

신안군은 선도 등 국가 중요 어업유산으로 지정된 지역에 알 품은 어미 낙지 1천800마리를 방류해 낙지 자원량 증대에 힘을 쏟고 있다. 낙지방류 사업은 지난 2008년부터 현재까지 추진되고 있다. 갯벌낙지잡이 장인을 육성하기 위한 지원책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신안군은 최근 세계자연유산 신청을 위한 현장 예비실사 과정에서 발견된 중생대 백악기 시대 대형 부가화산력(첨가화산력, Accretionary Lapilli)을 선도 갯벌과 연계해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부가화산력은 화산이 분출할 때 형성되는 화산재 덩어리로, 수중에서 화산폭발시 많은 습기를 포함해 끈끈해진 화산재가 뭉쳐서 만들어진다. 신안군은 부가화산력이 선도 갯벌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해안퇴적 지형과 해양침식지형 등과 연계해 관광요소로 높은 가치를 드러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뷰] 박기남 신안1004섬수선화축제위 부위원장

"대대손손 물려줘야 할 중요한 유산"

"갯벌은 섬 사람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입니다. 아끼고 보전해 우리 후손들에게 대대로 물려줘야 할 매우 중요한 유산이죠."

신안 선도에서 신안 갯벌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앞장서고 있는 박기남(62) 신안1004수선화축제위원회 부위원장.

선도가 고향인 박 부위원장은 지난 2015년께부터 선도로 들어와 살며 선도 섬 지역내 유·무형 자산의 가치와 의미를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박 부위원장은 지난 2019년 9월 세계자연보전연맹 관계자들이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신청한 선도 등 한국의 갯벌 현장을 방문해 현지조사를 벌였을 당시 현장에서 신안 갯벌의 우수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는 "현지실사에서 심사위원들과 선도 범덕산을 함께 올라 산 아래로 한 눈에 펼쳐진 선도 등 신안 갯벌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며 "심사위원들이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을 보고 감탄사를 연발하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선도 갯벌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알리고 보전하기 위해 앞으로도 적극 나서겠다"며 "특히 섬마을 어촌계 어민들과 함께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해 나가겠다. '갯벌=선도'라는 인식과 이미지가 아로새겨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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