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갯벌을 세계유산으로

낙지잡고 조개 캐며 삶 영위한 소중한 보금자리

입력 2020.10.20. 18:05 김옥경 기자
'생태계 보고' 신안갯벌을 세계유산으로
<15> 비금도 갯벌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등 지정
해양보호구역으로 추가 보호 관리
칠게·갯지렁이 등 각종 생물상 풍부
게르마늄 성분 다채 지역 대표 자원
동이트는 이른 새벽, 신안 비금도 원평 해변 갯벌에서 한 촌노가 조개잡이에 나서고 있다. 간조를 맞은 검은 바닥을 드러낸 비금도 너른 갯벌이 붉게 타오르는 일출 해에 반사돼 아름다운 풍광을 선보이고 있다.

동이 트는 이른 새벽, 갯벌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민들의 발걸음과 손놀림이 분주해진다.

수평선 끝까지 검은 잿빛 바닥을 드러낸 너른 갯벌에는 낙지며 백합조개 등 각종 생태 자원이 한 가득이다.

펄이 열리는 시간대에 맞춰 진행해야 하는 고되고 힘든 작업이지만 부지런함 이외 아무런 조건없이 내어주는 청정 갯벌에서만 맛보고 만끽할 수 있는 풍요로움이다.

광활한 너른 갯벌에서 촌노들은 한평생 삶을 일구고 어여쁜 자식들을 키워냈다. 주말 휴일 할 것 없이 갯벌을 터전으로 한평생을 살았다. 갈라지고 터져 성한 곳 하나 없는 굳은 살 박힌 손이 바로 그 증거다.

없어서는 안될 우리의 소중한 삶의 보금자리이자 자산인 신안 청정갯벌에 담긴 질곡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다.

비금도 갯벌에서 갯벌작업을 벌이고 있는 어민.

◆ 각종 저서생물 서식 '생태천국'

신안 대표 명물인 '천사대교'를 지나 암태도 남강선착장에서 40여분 정도 배를 타고 들어가 만날 수 있는 비금도 갯벌.

비금도 갯벌은 서남해의 관문이자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및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생태 천국이다. 지난 2015년에는 해양보호구역으로 추가지정돼 보호관리되고 있다 .

이곳에는 칠게, 버들갯지렁이 등 다양한 저서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또 갈대와 갯잔디·칠면초 등의 염생식물 군락이 약 4㏊(0.04㎢) 정도의 넓은 면적에 펼쳐져 장관을 연출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비금도 갯벌에는 법정보호종인 매, 물수리, 황조롱이 등의 물새류가 서식하고 있고, 매년 동아시아와 대서양을 오가는 수많은 철새가 번식과 월동을 위해 이동하는 중간기착지로서 생물다양성이 매우 풍부한 갯벌로 높은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비금도 갯벌은 가산리 갯벌부터 지당리 갯벌, 고서리 갯벌, 비금 해변 갯벌, 도고리 갯벌, 첫구지 해변 갯벌 등이 비금도 섬 주변으로 다양하게 산재해 있다. 해당 갯벌에는 펄 갯벌과 모래 갯벌, 잘피밭, 암반 등 형태가 다양하다.

특히 원평항부터 무산 지역에 이르는 비금 해변 갯벌은 모래갯벌과 잘피밭이 함께 형성된 지역으로 매우 긴 해안선을 따라 성게와 굴, 조개류, 고둥류 등 다양한 생물상을 드러낸 청정 지역으로 남다른 가치를 지니고 있다. 비금 해변 갯벌은 갯벌이 단단해 자동차가 다녀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건강함을 드러내고 있다. 간조를 맞아 갯벌이 드러나면 해당 갯벌을 중심으로 갯벌작업을 벌이는 어민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비금도 대동염전.

◆ 대동염전·갯벌모실길 다채

비금도 갯벌은 너른 갯벌을 토대로 광활하게 형성된 대동염전을 함께 살펴 볼 수 있는 지역으로 남다른 가치를 지니고 있다. 비금도 가산리 일대 41만6천482㎡ 규모로 광활한 면적을 드러내는 대동염전은 국가등록문화재 제 362호로 지정돼 있을 정도로 높은 가치를 지닌 국내 최대 규모 천일염전이다. 대동염전은 염전지대의 저수지, 증발지, 결정지, 해주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경관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천일염전의 형태를 잘 보여주고 있다.

비금도 갯벌은 기암절벽 해안을 따라 형성된 갯벌모실길도 다양하게 형성돼 있다. 총 74.6㎞에 이르는 비금도 갯벌 모실길은 하트해변 돌담길(내촌모실), 명사십리길(원평모실), 연꽃방죽길(용소모실), 염전가는길(사랑모실), 원득길(읍동모실) 등 총 5코스다. 어느 곳을 가든 비금도 너른 갯벌의 광활함과 장엄함을 느낄 수 있다.

비금도 갯벌모실길 안내도.

◆ 군, 우수 생태자원 발굴 추진

신안군은 최근 비금도 갯벌의 생태계의 우수성을 보전하기 위해 도서 생태 정밀조사에 나서는 등 활동을 다각화하고 있다.

군은 최근 '주요 도서 생태조사 연구용역' 중간보고회를 갖고 비금도 갯벌 등 자연생태계 보전을 위한 DB구축, 도서생물 자원화, 생태계 서비스 활용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벌였다. 군은 오는 2021년 3월까지 비금도갯벌 등 서남권역에 대한 생태조사를 통해 지역의 우수한 생태자원을 발굴하고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도서 생태계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글·사진=김옥경기자 okkim@srb.co.kr


"지역 대표하는 자산···세계 대표 자원으로 보전"

최준섭 원평 어촌계장

최준섭 비금도 원평 어촌계장.

"비금도 갯벌은 게르마늄 성분이 높아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지역의 대표 자산입니다. 비금도 갯벌이 생태보전되고 지역을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자원이 될 수 있도록 어민들과 함께 힘을 보태겠습니다."

비금도 신월리 신촌마을에 거주하며 갯벌 보전에 앞장서고 있는 최준섭(70) 원평 어촌계장.

비금도가 고향인 그는 비금도 갯벌의 무한한 가치와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비금도 갯벌은 단단하고 건강해 칠게와 낙지, 짱뚱어 등 사시사철 각종 자원이 나오는 천혜 어장이다"며 "특히 비금도 갯벌은 갯벌 자체내 게르마늄 성분이 풍부해 낙지 등 맛이 부드럽고 영양가가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비금도 갯벌은 대동염전을 중심으로 천일염이 대거 생산되는 전국 최대 천일염 산지다"며 "해남 등 지역에서는 김장김치를 담글 때 비금도 천일염만 사용할 정도로 남다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원평 어촌계장 이외에도 비금이장단협의회장 등을 함께 맡으며 비금도 갯벌 보전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또 신안군 슬로시티 영농대학 1기생으로 비금도 갯벌 등 친환경 자원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고 있다.

그는 "비금도 갯벌은 세월이 지나도 오염되지 않은 청정갯벌로 무한한 생태자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지역을 대표하는 소중한 문화자원이자 유산으로 보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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