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갯벌을 세계유산으로

각종 생물자원 서식하는 '생명의 밭'

입력 2020.11.17. 18:05 김옥경 기자
'생태계 보고' 신안갯벌을 세계유산으로
<19> 신의도 갯벌
게류·조개·낙지 등 서식 천혜 갯벌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등 지정
전국 대표 천일염 생산지 두각 눈길
신의도 갯벌염전.

하루에 2번, 간조를 맞아 검은 잿빛 바닥을 드러내는 갯벌은 갖은 생명력이 살아숨쉬는 '생명의 밭'이다.

갯벌 숨구멍 사이로는 각종 게류와 짱뚱어 뿐만 아니라 조개와 낙지 등이 꿈틀대고, 갯벌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민들은 아무런 조건없이 내어주는 갯벌 자원을 바탕으로 건강하고 풍성한 삶을 이어간다.

완연한 가을을 맞아 갯벌에도 단풍이 절정이다.

칠면초, 퉁퉁마디(함초), 나문재 등이 가득 핀 염생식물 군락지는 노랗고 붉은 색으로 화사하게 가을옷을 갈아입었다.

갯벌 위에 조성된 염전에는 하얀 소금꽃이 활짝 피었다.

생태계의 보고이자 청정 갯벌인 신안 갯벌에서만 맛보고 즐길 수 있는 천혜 비경이다.

동이 트는 이른 새벽, 신의도 갯벌이 간조를 맞아 너른 갯벌을 드러내고 있다.

◆미네랄 다량 함유 청정 갯벌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2시간여 정도 배를 타고 도착한 신의도 갯벌.

신의도는 육지와 가장 멀리 떨어져 있어 깨끗한 청정바다와 미네랄이 다량 포함된 갯벌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미국의 유명 뉴스채널인 CNN이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신의도 갯벌은 광활한 만큼 갯벌 자원이 풍부하다. 신의도 갯벌은 넓은 갯벌 면적 만큼 유미리 갯벌, 피도 갯벌, 노은리 갯벌, 월항리 갯벌, 타리 갯벌, 상태서리 갯벌 등 섬 곳곳에 갯벌이 산재해 있다.

유미리 갯벌은 펄 갯벌로 낙지와 게, 조개 등 생물상이 존재한다. 지난 1986년 방조제가 쌓인 뒤 염전밭이 대거 형성됐다. 갯벌 주변으로는 김 양식시설이 발달해 있다.

펄 갯벌인 피도 갯벌은 망둑어와 게 등을 대거 볼 수 있는 풍요로운 갯벌이다. 갯벌 주변으로는 지주식 김 양식장이 존재하고 상태도와 하태도가 염전으로 개발돼 운영되고 있다.

펄과 돌멩이 등으로 형성된 노은리 갯벌은 밤게와 갯비틀이고둥 등이 산재해 있는 천혜 갯벌로 가치가 높다.

특히 펄과 모래, 자갈 등 갯벌유형을 보이는 월항리 갯벌은 방게와 칠게, 쏙, 망둑어, 굴 등 다채로운 생물상이 존재한다. 갯벌에 방조제가 없어 있는그대로의 자연성을 보유하고 있는 청정갯벌이다. 갯벌 표면에 자리잡은 자갈과 모래를 걷어내면 잿빛 펄 갯벌을 감상할 수 있다. 이밖에도 펄 갯벌인 타리 갯벌과 상태서리 갯벌은 각종 게류와 조개 등의 생물상이 존재해 흰물새떼 등이 서식하는 지역으로 남다른 가치를 지닌다.

신의도 염생식물.

◆섬 절반 염전…염생식물도

신의도 갯벌에서는 광활한 갯벌의 면적만큼 수많은 염전이 장관을 이룬다.

섬의 절반이 염전에 해당될 정도로 광활하고 넓은 염전을 보유하고 있다. 전국 최대 천일염 생산지로 정평이 날 정도다. 신의도 갯벌에서는 연간 8만 톤의 천일염이 생산된다. 이는 전국 생산량의 28%, 신안군 생산량의 33%를 차지하는 물량이다. 이곳에서는 200여명의 생산자가 갯벌 염전에서 천일염을 생산하며 삶을 일구고 있다.

염전 주변으로는 칠면초 등 각종 염생식물이 살아숨쉰다.

칠면초는 갯벌이나 염분이 많은 땅에 모여 사는 한해살이풀이다. 봄부터 여름까지 녹색을 띠었다가 늦가을부터 붉은색으로 변해 '갯벌의 레드카펫'이라고도 불린다. 칠면초는 머리부분이 녹색에서 자주색으로 변하는 칠면조에서 이름을 따왔다. 울긋불긋 화사한 색으로 갈아입는 칠면초 염생식물의 모습이 아름답다.

신의도 갯벌은 다양한 생물상이 존재하는 천혜 갯벌로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돼 괸리되고 있다.

신의도

◆생태조사 등 자연생태계 보전 활동

신안군은 신의도 등 갯벌에 서식하는 우수 생태자원을 발굴해 보전관리하기 위해 도서 생태조사 용역을 실시하는 등 활동을 다각화하고 있다.

도서 생태조사용역은 지난 3월부터 흑산권역, 서남권역 생태조사를 시작해 오는 2021년 3월까지 진행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신안군은 자연생태계 보전을 위한 DB구축, 도서생물 자원화, 생태계 서비스 활용을 실현해 나갈 예정이다.

신의도 갯벌은 서남권역 생태 조사를 통해 갯벌내 우수한 생태자원을 발굴하는 한편, 환경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도서 생태계 관리의 중요 자료로 활용해 나갈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신안 생태자원을 체계적으로 정립해 지역 생태계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옥경기자 okkim@srb.co.kr


[인터뷰] 전시한 맨손낙지어업·염전 어민

"갯벌은 소중한 자산···아끼고 보전해야"

전시한 맨손낙지어업·염전 어민.

"신의도 갯벌은 광활하기로 유명합니다. 갯벌 속 숨구멍 사이로는 각종 게류와 조개 등 생태자원이 살아숨쉬는 천혜 청정지역이죠. 아끼고 보전해야 할 소중한 우리의 자산입니다."

신의도에서 맨손낙지어업과 함께 염전을 운영하고 있는 전시한(63) 어민.

신의도가 고향인 그는 신의도 대표 갯벌 중 하나인 타리 갯벌 등지에서 가래(삽)을 이용해 낙지를 잡고, 염전밭을 일구며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염전 규모만도 1만9천900㎡(약 6천평)에 달할 정도로 크고 넓다. 그는 "신의도는 섬 절반이 염전일 정도로 염전이 대거 형성돼 있다. 최대 천일염 생산지로 정평이 날 정도다"며 "특히 신의도 갯벌에서 나온 천일염은 친환경 소금으로 맛이 좋고 영양이 풍부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신의도 갯벌은 미네랄이 풍부한 청정 갯벌로 생태자원이 풍부하다"며 "신의도 갯벌에서 자란 낙지는 맛이 좋아 미국 등 해외에서도 잡아보내달라는 주문이 쏟아질 정도다"고 말했다.

그는 "갯벌은 복원능력이 뛰어나기는 하지만, 한번 오염돼 생태계가 파괴되면 다시 정화돼 복원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우리의 소중한 자산인 갯벌을 아끼고 보전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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