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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누리 이경도 복지사 "난 괜찮은 사람이구나"…자존감 회복에 감동

입력 2020.03.23. 18:16 수정 2020.04.01. 18:11
여성 정신장애인 공모전 ‘틈새누리’ 추진
수장된 미술작품 안타까움에서 출발
작품성 평가받으며 판매로 이어져
닫혀있던 여성 장애인 세상 밖으로
보다 체계적·현실적 지원 이어졌으면
여성정신장애인 시설 소화누리가 이들을 위한 미술공모전 '틈새누리'를 통해 작가발굴과 함께 자립을 지원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공모전 시작부터 작가들과 함께하고 있는 이경도 복지사가 소화누리 틈새미술관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동안 일상이 없었던 분들이 '내가 괜찮은 사람이구나'라는 자존감을 회복하면서 취미생활도 하고 가족관계도 나아지는 놀라운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이분들에겐 작품활동이 단순한 예술을 넘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여성정신 장애인 시설 소화누리의 사회복지사 이경도(47)씨는 미술공모전 '틈새누리'의 의미를 누누이 강조한다.

이 사회에서 장애인으로 산다는 일은 만만치 않은 일로 여성장애인들은 그동안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현실에 눌려 일상적인 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다. 이들을 세상 밖으로 불러내고 자신들의 존재를 알려준 건 '그림'이었다. '그림'은 이들에게 자존감과 사회구성원으로서 존재감, 자립으로 나아가는 일자리까지 연결됐다.

틈새미술관에 마련된 작가들의 작품으로 만든 아트상품들.

이 복지사는 3년여 전 어느 날 이들이 자신들 숙소에 그림을 붙여놓은 걸 보고 놀랐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림이 너무 좋았고 또 어떤 분은 그 좋은 그림을 옷장에 보관한 모습이 안타까웠다. 이분들에게 '기회가 제공되면 좋겠다'는 꿈을 꾸게됐다. 마침 아모레의 사회공헌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이들의 세상 나들이가 시작됐다. 전문가들로부터 주 2회 정도의 교육을 받으며 자신들의 재능을 확장해나갔다.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 이 복지사는 "그동안 정신장애인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위축돼 자신이 누구라는 말은커녕 어디에도 나서지도 못했던 분들이 마침내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며 "가족관계도 나아지고 그림 뿐 아니라 나름의 취미활동을 하는 등 삶이 의욕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소화누리 여성들을 대상으로 시작한 공모전 '틈새누리'는 이듬해부터 대상을 광주 여성 정신 장애인 전체로 확장했다. 3년 전 첫 선을 보인 '틈새누리'에서 작가 발굴이 이어졌다. 2017년 대상을 수상한 박희선씨는 전문가들로부터 독보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고 김혜영·김진홍(가명)·이지원·윤순현·오연화씨 등이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틈새누리'가 여타의 미술치료와 다른 지점이다.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전문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전시회 등에서 작품이 팔리는 것은 물론이고 아트상품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들은 자체 도슨트 교육을 받아 도슨트로도 활동하고 시간제 일자리에 취직하는 등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어 이들이 향후 어디까지 변화해 나갈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작가들이 만든 아트상품을 행사장을 찾아 판매하는 일도 중요한 행사 중 하나다. 사진 소화누리 제공

지난해 실시된 '제3회 틈새미술 공모전' 당선작들은 이달초 양림미술관서 선보인데 이어 오는 28일까지 소화누리 틈새미술관서 2차 전시를 열고 30일~내달 3일까지는 시청 시민홀에서 선보인다.

이 복지사는 "작가들의 아트상품도 함께 제작하고 있는데 판매에 전문적으로 이들을 지원하는 전담부서가 없다보니 애로가 많고 복지시설이다 보니 작품이나 아트상품을 카드로 판매할 수가 없어 현금결제만 해야하는 현실적 한계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이분들이 자신들의 삶을 자체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제반 여건을 마련해가는데 사회적 관심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덕진기자 mdeung@srb.co.kr·김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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