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HO에 '동해 일본해로 단독표기' 의견제출 파문
실무그룹 27개국 중 상당수 반대 입장…의견 수렴
동해와 일본해
미국이 우리의 영해인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해야 한다는 공식 의견을 국제기구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은 최근 국제수로기구(IHO)에 제출한 서한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해야 한다는 공식 의견을 제출했으며 이를 자체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일본을 두둔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한·일 양국의 입장을 균형있게 반영해 동해와 일본해 표기를 병행해야 한다는 뜻을 미국 정부에 전달했다.
또 IHO 실무그룹 소속 27개국 중 상당수가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하는 방안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IHO가 의견 수렴에 나서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 일본해 단독표기
미 국무부가 지난 8일 정례 브리핑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표기 한다는 방침을 확인한 데 대해 국내 정치권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일본해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이 국무부의 입장이냐'는 질문에 “미국은 지명위원회(BGN)에 의해 결정된 표기들을 사용한다”며 BGN의 기준에 맞는 표기가 ‘일본해’임을 재확인했다. 유엔 사무국도 미국과 같은 입장이다. ‘분쟁지명에 대해 합의에 이르기 전까지는 가장 널리 쓰이는 명칭을 사용한다’는 내부 관행에 따른 것이다.
전 세계 지도 제작사의 77% 정도가 동해 수역을 일본해로 단독표기하고 있다. 18세기 이후 세계적으로 근대 지도가 만들어지면서 일본해로 쓰여 보편적 명칭으로 알려진 데다 일제 식민지배, 6·25전쟁 등을 거치면서 우리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제수로기구(IHO)는 지금까지 1929년과 1937년, 1953년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바다이름 표기 규정을 채택했는데, 당시 국제적인 기준 표기로 정한 ‘일본해’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해상안전 확보 차원에서 단일 지명 원칙을 선호하는 국가가 많은 것도 동해 표기 확산을 막는 걸림돌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1992년 8월 정부 차원에서 ‘East Sea’를 동해의 공식 영문명칭으로 결정하고 이를 국제적으로 병기되도록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제작되는 영문지도와 서적 등에는 ‘East Sea’만을 표기토록 하고 있다.
18세기까지 서구에서 제작된 지도는 조선해 이외에 일본해, 중국해, 동양해 등의 다양한 명칭이 사용되었지만, 오늘날과 거의 같은 모습의 세계지도가 본격적으로 제작되던 19세기 말~20세기 초 일본이 아시아의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동해 수역은 일본해라는 표기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해 일본해로 표기된 지도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본 외무성이 2002년부터 2005년 사이에 미국 의회도서관, 프랑스 국립도서관, 영국의 대영도서관과 케임브리지대학 도서관이 소장한 19세기 작성 고지도 가운데 동해 수역에 명칭이 부여된 지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미 의회도서관이 조선해가 8%, 일본해가 87%, 영국 대영도서관과 케임브리지대학 도서관이 조선해가 14%, 일본해가 86%,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경우 조선해가 3%, 일본해가 95%라고 한다.
■ 동해-일본해 병행 표시 요구
세계 각국에서 발간되는 지도 중 ‘동해·일본해’ 병행 표시 사례가 2000년 약 2.8%에 불과했지만 2007년 23% 정도까지 늘었다. 2002년과 2007년 국제수로기구 총회에서 일본해 단독 표결이 무산된 것도 우리 정부의 문제 제기가 있었기 때문이였다.
정부는 유엔 가입 이듬해인 1992년 ‘유엔지명표준화회의’에서 동해 표기 문제를 국제사회에 공식 제기한 이래 동해 지명을 되찾기 위해 추진해왔지만, 18세기 이후부터 쓰여진 일본해 단독 표기를 뒤엎지는 못했다.
이번 미국의 일본해 단독표기 의견에 대해 우리 정부가 반발하자 국제수로기구는 전세계 해도 작성의 지침서인 ‘해양과 바다의 경계’ 개정판 한반도 해역 지도 본문에 각주를 달아 동해를 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우리 정부는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정부는 국제수로기구를 상대로 동해·일본해 병행표기를 추진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일본을 두둔하는 것이라고 반발하면서도 미국과의 양자관계를 의식해 공개적으로 대립하는 모양새는 피하면서 동해와 일본해 표기가 병행될 수 있도록 외교적 설득노력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정치권도 여·야 구분없이 미국의 일본해 단독표기 방침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유엔 산하 국제수로기구 실무그룹 소속 27개국 가운데 상당수가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하는 방안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제수로기구 해양경계 실무그룹에 참여한 국가 가운데 한국과 북한, 호주 등 모두 6개국이 동해와 일본해를 병행 표기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10여 개 국가는 “한국과 일본이 협의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이를 통해 나온 결론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국가들은 아직 의견을 내지 않고 있다. 국제수로기구는 ‘해양과 경계’ 책자 본문에 일본해를 단독 표기하고 동해를 대안 명칭으로 부록에 수록하는 중재안에 대해 회원국들을 상대로 의견 수렴에 나선 상태이다.
북한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동해와 일본해 표기를 병행해야 한다는 공식 견해를 국제수로기구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제수로기구의 동해 표기 문제를 둘러싸고 한·일 간 첨예한 외교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은 “정부가 유엔 가입 이래 동해·일본해 병기를 추진하고 있지만 그것은 최후 목적이 아니다”면서 “일차적이고 궁극적 목적은 동해의 단일 표기”라고 분명히 했다. 김 장관은 “동해표기 문제도 독도 문제와 마찬가지로 일본 식민지배 잔재 청산 작업의 일환”이라면서 이를 강조했다.
■ 국제수로기구(IHO)
국제수로기구는 국제수로 업무 협력 증진 및 해역 명칭 표준화를 관장하는 자문기구로 항해서지의 국제적 통일을 위한 표준화 제정·개발도상국의 수로측량능력의 향상을 위한 기술지원·해양해저지형도의 제작 등의 사업을 수행한다. 모나코에 본부를 두고 5년마다 국제수로회의를 개최한다.
18세기에 부정확한 해도 때문에 많은 선박이 좌초되고 1900년 선박을 이용한 교역dl 증가하자 정확한 해도제작이 필요해져 1921년에 ‘국제수로국(IHB)’이 항해안전 지원을 위한 정부간 기술자문기구로서 창설됐다. 이는 1970년에 ‘국제수로기구(IHO)’로 개편되었으며, 우리나라는1957년 현 기구의 전신인 국제수로국에 가입했다.
최근 미 국무부가 우리의 영해인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해야 한다는 공식 의견을 국제수로기구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제수로기구는 내년 4월 총회에서 각국 해양지도 제작의 준거가 되는 ‘해양과 바다의 경계’ 개정판을 내기 위해 2009년 6월부터 실무그룹을 운용하고 있다.
국제수로기구는 1974년 “하나의 바다를 여러 나라가 공유하고 있는 경우 단일 이름에 합의하도록 노력할 것이며, 합의되지 않는다면 각 이름을 수용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영국과 프랑스 사이 ‘잉글리시 채널’을 비롯해 3개의 바다가 이 결의에 의해 이미 두 이름을 병기하고 있다. 많은 회원국이 이 논리에 동감하고 있지만, 이 결의가 동해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일본해’ 단독표기를 주장하는 일본에 막혀 있다. 서강고 수석교사 봉병탁
<학생글>
병기 표기는 최소한의 요구다
장성고 1년 박수아 #그림1오른쪽#
상식이 아닌 것이 힘의 논리에 의해 상식으로 뒤바뀌기도 한다. 18세기에는 엄연히 ‘한국해’였던 바다가 21세기에 ‘일본해’가 되려고 하는 경우가 그와 같다.
최근 미국이 국제수로기구(이하 IHO)에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해야 한다는 공식 의견을 제출했다. 우리 정부는 양국의 의견을 평등하게 반영하여 동해와 일본해 표기를 병행해야 한다는 뜻을 미국에 전달했다. 동해, 일본해 병기 표시를 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 전 세계 지도 제작사의 77% 정도가 동해 수역을 일본해로 단독표기하고 있다. IHO가 지금까지 1929년과 1937년, 1953년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바다이름 표기 규정을 채택했는데, 당시 국제적인 기준 표기로 정한 ‘일본해’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기는 우리나라가 일제 식민지와 6·25전쟁 등으로 우리 입장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는 상태였다.
둘째, 일본해 표기 요구가 단순히 ‘표기’ 문제가 아니라 이후 독도 영유권 등과 연관됐음을 감안할 때 우리 정부의 조용한 외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셋째, 일제 강점 이전인 18세기 이전 영국지도에 동해가 ‘한국해’로 표기되어 서양인들의 우리나라 주변 명칭에 대한 인식을 보여 주는 객관적 자료도 있다.
물론 많은 나라에서 현재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고 해상안전 확보 차원에서 단일 지명 원칙을 선호하는 국가들이 많지만, ‘동해’가 우리 민족과 수 천 년을 함께해 온 정체성의 표상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동해/일본해’ 병기 표기는 최소한의 요구라 생각한다. 독도가 다케시마가 아니듯, 동해 또한 일본 제국주의의 논리에 의해 일본해가 될 수는 없다.
<생각나무>
1. 국제수로기구(IHO)는 어떤 기관이며 무슨 일을 하는지 정리해보세요.
2. 정부는 동해가 2000년 이상 사용해 오고 있는 명칭으로, ‘삼국사기’ 등을 비롯한 다양한 사료와 고지도에서 확인되고 있고 ‘일본해’라는 명칭은 1602년 ‘곤여만국전도’에서 처음 사용되었지만 일본인들은 다양한 사료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역사속에서 동해의 명칭을 조사하여 정리해보세요.
3. 우리나라가 주장하는 동해와 일본해의 병행표시에 타당성과 근거를 정리해보세요.
4. 국제적으로 ‘일본해’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국제 지도에 ‘동해’표기를 알리기 위한 홍보물을 만들어 보세요.
5. 최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동해에 대한 일본해 단독 표기에 대해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외교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외교적인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자신의 의견을 써보세요.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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