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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메뚜기떼 출몰 작물 초토화
입력 : 2014년 09월 01일(월) 00:00


수확 앞둔 나락 갉아먹어 친환경 농지 등 수십여㏊ 피해…긴급방제 나서

수십억 마리로 추정되는 메뚜기과 풀무치떼가 해남의 농경지를 까맣게 뒤덮어 수확을 앞둔 벼를 습격했다.

이 메뚜기떼로 마을 앞 논 6㏊를 포함 친환경 간척농지 등 30여㏊가 직접 피해를 입었다. 특히 방제작업을 통해 전멸시키는데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돼 농작물 수확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상황 및 피해

31일 전남도와 해남군에 따르면 지난달 27∼28일 사이 해남군 산이면 덕호마을 일대 논 5㏊와 친환경 간척농지 20㏊에서 수십억 마리로 추정되는 0.5∼4㎝ 길이의 곤충떼가 출현, 벼와 기장 잎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군과 농민들은 날개가 짧아 잘 날지 못하고 갈색 빛깔에 다리 모양, 크기도 메뚜기와 달라 농업기술원과 농촌진흥청에 조사를 의뢰했고, 1차 육안조사 결과 메뚜기과 풀무치류인 것으로 확인됐다.

농촌진흥청은 30일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세부 종 분류와 발생 경로 조사를 하고 있다.

풀무치떼는 간척지에서 마을 앞 농지쪽으로 이동하고 있는데다, 알까지 까면서 피해가 확산, 일부 기장과 벼 논이 쑥대밭으로 변하고 있다.

이 풀무치떼는 덕호리 마을회관 뒷 간척지 일대 논 6㏊와 유기농으로 재배하고 있는 기장과 수, 조 등 잡곡단지 14㏊와 수로 등 30여㏊가 직접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이 일대는 대규모 농업회사인 한빛들에서 200㏊의 간척지 가운데 14㏊를 5년전부터 밭으로 전환해 전국 최초로 양파, 고구마, 마늘을 비롯해 조, 수수, 찰조 등의 유기농업이 성공해 벤치마킹이 끊이지 않은 지역이다.

풀무치들은 서식 중인 간척 농지는 시커멓게 군락을 이루고 있고, 방제작업이 시작되자, 수십만 마리가 떼를 지어 농로를 건너 다른 밭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풀무치떼로 피해를 본 이병길(53)씨는 "처음 본 곤충떼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새까맣게 벼에 달라붙어 잎이며 줄기, 심지어 낟알까지 갉아먹어 쑥대밭이 됐다"고 하소연했다.

◆원인 및 방제작업

해남군은 지난 28일 오후 산이면 간척지 구간 곤충떼 피해상황을 접하고 29일 피해지역과 주변 수로, 비농경지 등 30㏊에 대해 광역살포기를 활용해 긴급방제에 나섰다.

전남도는 "발생 지역과 인근 60㏊를 대상으로 유기농 단지는 친환경 약제로, 일반농지와 수로 등에는 화학농약으로 4차례 방역을 펼쳐 90% 이상 방제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 방제 작업에 참여한 군 공무원, 현지 조사를 한 농촌진흥청 관계자, 지역 농민들은 방제작업 시작 후 논과 밭을 뛰어다니는 개체수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풀무치떼가 출현한 지역의 대부분인 14㏊가 기장과 수수를 키운 친환경 유기농단지로 군은 친환경농업에 2차 피해가 가지 않도록 친환경자재로 방제를 실시했으나, 화약 약품으로 만든 살충제에 비해 방제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친환경 살충제의 경우 방제 효과가 일반 약제보다 강하지는 않지만 현재 개채수를 제거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일반 농약보다 사용횟수를 늘리면 같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근본 대책 마련 절실

해남 농경지에 갑자기 풀무치떼가 급증한데 대해서 관계 공무원과 농민들간에 의견이 달랐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식생의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곳은 바닷가를 메운 간척지인데 원래 개펄 인근에 갈대가 있었다가 땅이 메워지고 도로가 생기면서 점점 먹이가 없어지니 이동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병길씨는 "간척지가 생기면서 농지를 임대해준 뒤 관리를 하지 않아 이런 일이 생겼다"며 "친환경 간척지 논이 주 피해 장소라는 점을 근거로 친환경 제제 사용으로 해충을 제때 박멸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특히 "화학 살충제를 뿌린 논에서는 풀무치떼가 바로 죽는다"면서 "친환경 농법을 포기하고 풀무치떼를 방제하지 않으면 번식력이 강해 더 큰 피해가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군은 다음주까지 친환경 살충제를 사용해보고 효과가 없으면, 해당 농가를 설득해 친환경 농지에도 일반 농약을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막상 친환경 살충제의 효과가 생각보다 뛰어나 그대로 사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류성훈·해남=박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