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 앞둔 나락 갉아먹어 친환경 농지 등 수십여㏊ 피해…긴급방제 나서
수십억 마리로 추정되는 메뚜기과 풀무치떼가 해남의 농경지를 까맣게 뒤덮어 수확을 앞둔 벼를 습격했다.
이 메뚜기떼로 마을 앞 논 6㏊를 포함 친환경 간척농지 등 30여㏊가 직접 피해를 입었다. 특히 방제작업을 통해 전멸시키는데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돼 농작물 수확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상황 및 피해
31일 전남도와 해남군에 따르면 지난달 27∼28일 사이 해남군 산이면 덕호마을 일대 논 5㏊와 친환경 간척농지 20㏊에서 수십억 마리로 추정되는 0.5∼4㎝ 길이의 곤충떼가 출현, 벼와 기장 잎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군과 농민들은 날개가 짧아 잘 날지 못하고 갈색 빛깔에 다리 모양, 크기도 메뚜기와 달라 농업기술원과 농촌진흥청에 조사를 의뢰했고, 1차 육안조사 결과 메뚜기과 풀무치류인 것으로 확인됐다.
농촌진흥청은 30일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세부 종 분류와 발생 경로 조사를 하고 있다.
풀무치떼는 간척지에서 마을 앞 농지쪽으로 이동하고 있는데다, 알까지 까면서 피해가 확산, 일부 기장과 벼 논이 쑥대밭으로 변하고 있다.
이 풀무치떼는 덕호리 마을회관 뒷 간척지 일대 논 6㏊와 유기농으로 재배하고 있는 기장과 수, 조 등 잡곡단지 14㏊와 수로 등 30여㏊가 직접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이 일대는 대규모 농업회사인 한빛들에서 200㏊의 간척지 가운데 14㏊를 5년전부터 밭으로 전환해 전국 최초로 양파, 고구마, 마늘을 비롯해 조, 수수, 찰조 등의 유기농업이 성공해 벤치마킹이 끊이지 않은 지역이다.
풀무치들은 서식 중인 간척 농지는 시커멓게 군락을 이루고 있고, 방제작업이 시작되자, 수십만 마리가 떼를 지어 농로를 건너 다른 밭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풀무치떼로 피해를 본 이병길(53)씨는 "처음 본 곤충떼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새까맣게 벼에 달라붙어 잎이며 줄기, 심지어 낟알까지 갉아먹어 쑥대밭이 됐다"고 하소연했다.
◆원인 및 방제작업
해남군은 지난 28일 오후 산이면 간척지 구간 곤충떼 피해상황을 접하고 29일 피해지역과 주변 수로, 비농경지 등 30㏊에 대해 광역살포기를 활용해 긴급방제에 나섰다.
전남도는 "발생 지역과 인근 60㏊를 대상으로 유기농 단지는 친환경 약제로, 일반농지와 수로 등에는 화학농약으로 4차례 방역을 펼쳐 90% 이상 방제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 방제 작업에 참여한 군 공무원, 현지 조사를 한 농촌진흥청 관계자, 지역 농민들은 방제작업 시작 후 논과 밭을 뛰어다니는 개체수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풀무치떼가 출현한 지역의 대부분인 14㏊가 기장과 수수를 키운 친환경 유기농단지로 군은 친환경농업에 2차 피해가 가지 않도록 친환경자재로 방제를 실시했으나, 화약 약품으로 만든 살충제에 비해 방제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친환경 살충제의 경우 방제 효과가 일반 약제보다 강하지는 않지만 현재 개채수를 제거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일반 농약보다 사용횟수를 늘리면 같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근본 대책 마련 절실
해남 농경지에 갑자기 풀무치떼가 급증한데 대해서 관계 공무원과 농민들간에 의견이 달랐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식생의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곳은 바닷가를 메운 간척지인데 원래 개펄 인근에 갈대가 있었다가 땅이 메워지고 도로가 생기면서 점점 먹이가 없어지니 이동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병길씨는 "간척지가 생기면서 농지를 임대해준 뒤 관리를 하지 않아 이런 일이 생겼다"며 "친환경 간척지 논이 주 피해 장소라는 점을 근거로 친환경 제제 사용으로 해충을 제때 박멸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특히 "화학 살충제를 뿌린 논에서는 풀무치떼가 바로 죽는다"면서 "친환경 농법을 포기하고 풀무치떼를 방제하지 않으면 번식력이 강해 더 큰 피해가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군은 다음주까지 친환경 살충제를 사용해보고 효과가 없으면, 해당 농가를 설득해 친환경 농지에도 일반 농약을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막상 친환경 살충제의 효과가 생각보다 뛰어나 그대로 사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류성훈·해남=박혁기자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 · 전남 공공배달앱 먹깨비, 농협카드과 손잡고 경품 이벤트
- · '당신도, 광주에서는 e스포츠 선수'
- · 시암송
- · 현대차 美 전기차공장, 조지아로···6.3조원 투입 '年30만대'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