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따라 수놓인 은빛물결 장관
절정에 다다른 가을 풍경 인상
자전거·도보 등 걷기 안성맞춤
빛고을 산들길 4코스 후반에는 평야와 강변길이 드넓게 펼쳐져 있어 자연을 즐기는 시민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서창평야를 지나 서창교에 다다르면 너른 들녘의 황금물결은 이내 억새로 수놓아진 은빛물결로 바뀌면서 물길을 따라 화려한 자태를 선보인다.
한적한 저수지에는 세월을 낚는 강태공들이 자리를 잡고 있으면 강변길에는 바람을 가르며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는 자전거 라이딩 족들로 북적인다.
특히 영산강 주변으로 끝없이 펼쳐진 억새풀과 코스모스의 넘실거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발을 움직이게 하는 마법을 거는 듯하다.
이 길은 걷는 것도 좋지만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구간에는 중간 중간 갓길이 확보되지 않은 농로나 도로를 만나기 때문에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서창교~평동역
빛고을 산들길 4코스는 서창교를 지나 평동산단 방향으로 걷는 것으로 후반부에 접어든다.
이 구간에서는 서창교를 건너 공군부대 옆길로 걷는 방법과 하천을 따라 강변길로 가는 방법 두 가지로 나뉜다.
어느 쪽이든 절정에 다다른 가을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하지만 억새와 코스모스 등 자연을 조금 더 가까이서 느끼고 싶다면 강변길을 따라 이동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강을 따라 걷는 이 길은 4코스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극락둑길을 따라 걷게 되면 왼쪽에는 강변길의 가을 절경이 오른편에는 드넓은 평야의 황금물결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더 없이 높은 하늘까지 더해지니 바랄게 없을 정도다.
도심에서 조금 벗어났을 뿐 인데 마음이 금세 차분해지고 평안해진다.#그림1오른쪽#
극락강은 광주 서구 치평동과 쌍촌동 사이의 영산강 구간을 일컫는 지명이다. 시(市)의 중심부를 남류하면서 서구와 광산구의 경계를 이루기도 한다.
대체로 영산강과 황룡강의 분기점에서부터 광주천과 영산강이 합류하는 지점 일대를 지칭한다.
이곳에는 극락대교와 극락강 기차역이 있다. '극락강'이라는 이름은 조선시대까지 이 근처에 있던 국립호텔격인 '극락원'에서 유래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극락진, 극락원이 나오고 '여지도서'에 선도면 극락창이 표기돼 있으며 '대동여지도'에 이곳에 해당되는 곳에 '칠천'이라는 지명이 기재돼 있기도 하다.
가을 풍경에 취해 걷다보면 영산강과 황룡강이 합류하는 지점이 나오는데 강변길을 이용한다면 용두합류부 생태공원을 만나게 된다.
이곳은 성인 키 높이의 억새풀 군락지와 가을꽃들의 향연이 펼쳐져 자연적으로 치유가 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극락둑길로 걷는다면 오른쪽으로 공군부대를 둘러싼 높은 담벼락 때문에 다소 지루할 수 있다.
극락강과 황룡강이 합류하는 곳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광산구 노평산 산기슭에는 정자가 있다.
이 정자는 '호가정’으로 두개의 강이 만나는 지점이어서 경차기 수려할 뿐 아니라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도 일품이다.
'호가정'을 지은 사람은 조선 중, 명종 당시 대 선비인 설강이다.
설강은 연산군 9년에 지금의 광주 남구 유등곡에서 태어났다. 27세에 문과에 급제해 여러 벼슬을 역임했지만 극심한 당파싸움과 간신배들의 횡포에 환멸을 느껴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내려왔다.
설강은 한적하고 경치 좋은 곳에 터를 잡아 후학을 양성하며 여생을 보냈는데 이곳이 바로 '호가정'이다.
요즘 '호가정'은 세월을 낚으려는 강태공들의 낚시터로도 애용된다.
이곳에서는 많지 않지만 자연을 벗 삼아 낚시를 즐기는 시민들을 쉽게 만나 볼 수 있다.
'호가정'에서 송정역 쪽을 바라보면 그 일대에 국창 임방울 생가가 있다.
강변길 끝에 다다르면 다시 도심으로 들어서게 된다.#그림2왼쪽#
행정구역상 광산구로 분류되는 이곳은 산단이라는 특성상 화물차량의 통행이 잦기 때문에 아무래도 안전에 주의를 더욱 기울여야 한다.
영산강과 황룡강이 합류되는 지점에 도산동과 송정동이 자리한다.
나주에서 서울로 올라가려면 이곳을 지나야 했기 때문에 이 일대는 예전에 교통과 행정의 중심지였고 남도에서 한양으로 올라가는 길에 잠시 쉬어가는 지점이기도 했다.
현재 남도의 동서로 이어지는 고속철도가 송정역을 기점으로 나뉘는 것도, 광주공항이 이곳에 위치하는 것도 오래전부터 있어온 이 지역의 지리적 특성·기능과 무관하지 않다.
도시의 기능이 다른 쪽으로 분산되면서 예전의 번화함은 많이 사라졌지만 바람처럼 지나가는 철도의 덜컹거림과 하늘을 가르는 비행기의 울림은 여전해서 그 옛날 기차와 비행기를 대신했던 말의 울음소리와 묘하게 겹친다.
◆평동역~평동저수지
송정역 철길을 지나 황룡강을 건너면 평동산업단지가 나오고 거기에서 서쪽으로 더 가면 무안광주고속도로 건너편에 평동저수지가 있다.
이 일대는 주로 논농사를 주업으로 하는 농경지로 작은 마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으나 지금은 대부분 평동산업단지로 편입돼 하남 개발의 일로에 있다.
광주 서쪽 끝에 위치해 나주와 경계를 이루었던 까닭에 황룡강을 건너 나주와 광주를 오가는 배의 종점이기도 했고 교통과 숙박을 책임지는 원의 기능을 하던 마을도 많았다.
유달리 자연지형과 관련해 마을 이름이 만들어진 내력이 많지만 산단이 조성되면서 상당부분 옛 모습을 잃어가는 것이 아쉽다.
평동산단 입구에서부터 평동역까지의 구간에는 차량통행은 많은 데 비해 인적은 드물어 자전거를 이용해도 좋을 듯 싶다.
평동역에서 평동주민센터까지는 대체로 인도와 도로가 잘 정비돼 있어 크게 어려움 없이 걷을 수 있다.
평동주민센터에서 평동초등학교 주변으로는 원룸과 중대형마트가 쉽게 눈에 띤다.
이는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타향살이를 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가 많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기에 번성하고 있는 도심 모습과는 반대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이곳에서 평동저수지까지의 구간은 한적한 시골 마을길을 걷는 기분으로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최근 평동저수지에서는 정비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어 기존의 자연 경관에는 다소 못 미치지는 풍경을 감상할 수밖에 없지만 도심에서 지친 시민들의 쉼터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음은 5코스)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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