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레벤슨 지음/ 뿌리와이파리/ 1만8천원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은 인류 역사와 문명의 향방을 바꾼 대사건으로 평가된다.
근대과학의 선구자인 아이작 뉴턴(1642~1727). 잉글랜드 출신의 천재적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였던 뉴턴은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고 미적분학을 완성하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럼 뉴턴은 과학자이자 수학자일 뿐이었을까? 토머스 레벤슨의 저서 '뉴턴과 화폐위조범'은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뉴턴의 탐정 경력에 초점을 맞춰 그의 또다른 삶의 면모를 살펴본다.
알다시피 뉴턴은 과학자와 수학자로서 50대 초반까지 케임브리지 대학을 중심으로 맹활약한다.
당대 최고 지성인으로 명성이 자자하던 그는 쉰세 살에 갑자기 학교를 떠난다.
연금술을 오랫동안 연구해오다 그만 신경쇠약에 걸려버린 것이다.
대학을 떠난 이듬해, 뉴턴은 런던으로 가서 영국 조폐국 감사직을 맡는다.
법과 전통에 따라 국왕의 통화를 보호하는 경찰관,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수사관 겸 신문관 겸 검찰관이 된 것이다. 역시 그는 타고난 천재였다.
과학의 천재였던 뉴턴은 조폐국 감사로서도 천재적인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4년 동안 재임하면서 화폐 위·변조자 수십 명을 추적·체포하고 기소했다.
그는 증거, 부주의한 대화, 밀고로 촘촘히 짠 그물에 '적'이 걸려들게 하는 비법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저자는 명탐정의 독특한 관점에서 이 전기를 썼다.
뉴턴의 과학적 업적은 최소한만 소개하고 대부분을 조폐국 탐정 활동에 할애했다.
특히 당대의 화폐 위조범 윌리엄 챌로너와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흥미롭게 다룬다.
챌로너는 뉴턴 못지않게 비상한 재주를 지닌 당대 최고의 위조범이었다.
재정과 주화 제조술에 대한 논문을 의회에 제출할 만큼 박식했고, 6년간 야심차게 범죄를 일삼으면서도 기소를 교묘하게 피할 만큼 교활했다.
두 천재 뉴턴과 챌로너의 정면 승부. 뉴턴은 법정과 거리에서 챌로너를 뒤쫓고, 챌로너는 뉴턴에게 사기의혹을 제기하는 등 역공을 폈다.
이들은 2년 동안 수사관과범죄자로 용호상박의 맞대결을 숨 막히게 전개한다.
결국 챌로너는 붙잡혀 사형되나뉴턴은 그 집행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뉴턴과 챌로너가 맞붙었던 1690년대는 영국 화폐위조의 황금기로 꼽힌다.
당시 챌로너가 위조한 화폐는 3만 파운드. 요즘 한화로 68억원가량에 달했다.
저자는 흥미진진한 추격담으로 뉴턴의 삶을 새롭게 조명한다.
참고로, 뉴턴은 85세까지 살아 당시로서는 장수한 편이었다.
박유진씨가 우리말로 옮겼다.
- 대장간에 남아 있는 우리의 모습 "누군가 기록해두지 않으면 영영 사라질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그것이 쌓여 이야기가 되고, 역사가 된다. 이 책의 귀함과 무게가 거기에 있다."한때 서울 을지로 7가는 대표 대장간 거리였다. 녹번동,수색, 구파발 등지에도 대장간이 많았다. 그랬던 대장간들이 1970∼80년대 급격한 산업구조 개편과 도시개발을 거치면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이제는 대장간이 모여 있는 곳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대장간 셋이 붙어 있는 인천 도원동이 국내에 마지막 남은 대장간 거리라 할 수 있다.도원역 부근에 있는 인일철공소, 인천철공소, 인해대장간 중 맏형 격은 1938년생 최고령 대장장이 송종화 장인이 운영하는 인일철공소다.책 '대장간 이야기'는 사라져가는 우리 시대의 마지막 장인 대장장이와 대장간의 모든 것을 담았다.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을 누빈다.역사 속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저자는 또 대장간이 우리말의 아주 오랜 곳간임에 틀림 없다고 말한다.이 책에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참전한 명나라군에 건넨 선물 중 휴대용 불붙이는 도구 부시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당시 이순신 장군이 부시를 일컬어 적었던 화금(火金)은 불을 일으키는 쇠라는 말이다. 부싯돌을 쳐서 불을 일으키는 쇳조각이 부시인데, 그 어원을 따져보면 불과 쇠가 합쳐져 이뤄진 말이다.이 책은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우리 대장간과 대장장이의 세계를 현장에서 관찰하고 정리한 결과물이다. 대장간과 관련한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대장간의 인문학적 향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드러내고자 애썼다"고 말하는 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나아가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 속을 누빈다. 또한 역사 속에서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 이 책은 우리나라 대장간 다섯 곳, 일본의 다네가시마 대장간 한 곳의 현장 모습을 보여준다. 인천의 도심 한복판에 있는 네 곳 등인데, 이제는 모두 70대 이상의 노인 혼자서 일한다. 젊은 누구도 대장간 일을 배우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 대장장이들이 일을 그만두면 그 대장간들은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저자는 아쉬워한다.뭐니 뭐니 해도 가장 고마운 건 이때껏 대장간 현장을 지켜내온 이 땅의 나이 드신 대장장이 장인들이다. 힘에 부칠 때마다 대장간 현장을 찾아 그분들의 망치질 소리를 들으며 힘을 얻고는 했다.대장장이와 도구, 그리고 쇠. 대장간의 3요소라고 할 수 있다. 대장장이가 있어야 쇠를 달구고 두들겨서 뭔가를 만들 수 있다. 원자재인 철물이 없어도 대장간은 돌아가지 않는다. 기술을 가진 대장장이나 원재료인 쇠 말고도 화로, 모루, 망치, 집게 같은 필수 도구가 있어야 한다. 대장간 일은 쇠를 불에 달구는 작업이 우선이다. 화로에는 풀무가 따라붙는다. 바람이 없으면 화로에 불길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대장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성냥이다. 충청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대장간을 승냥깐이라 한다. 이 승냥이라는 말이 성냥에서 나왔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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