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섬진강 연어

@무등일보 무등일보 입력 2016.01.15. 00:00

연어는 대표적인 회귀성 어종이다. 그 태어난 고향을 찾아간다는 점에서 '수구초심(首丘初心:죽어서라도 고향에 묻히고 싶어하는 마음)'을 지닌 어종이라 할만하다. 연어는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가 저술한 어류학기술서인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 년어(年魚), 속어로는 연어라고 기록돼있다. '전어지'는 계어(季魚)로 적었다.

연어는 다른 물고기들에 비해 비타민 A와 D가 풍부하며 단백질, 지방 등 영양소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급 생선요리로 만들어 먹거나 찜, 구이, 훈제 등 조리방법도 다양하다. 강에서 산란하는 연어는 치어 상태로 1년여간 살다가 바다로 나간다. 바다로 나간 연어는 성장 속도가 빨라 3~4년 사이에 성어가 된다. 그리고 자신이 태어난 강의 하천으로 돌아온다. 대를 이어갈 알을 낳기 위해서다. 연어가 어떻게 수천km나 떨어진 바다에서 제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는지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학계의 풀리지않는 숙제였다. 미 오리건주립대 연구팀이 지난해 이 수수께끼를 풀어낸 보고서를 냈다. 체내에 자기장 지도(magnetic map)를 내장한 상태로 태어나 지구 자기장을 이용해 돌아온다는 것이다. 연어가 제 살던 곳으로 돌아오는 회귀율은 낮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대형 어류나 새를 비롯한 천적들에게 잡아먹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연어 회귀장소로는 강원도 양양의 남대천, 울산의 태화강, 곡성의 섬진강 등이 꼽힌다. 전남해양수산과학원은 지난해 말 섬진강의 어미 연어 208마리(암컷 48마리, 수컷 160마리)가 돌아왔다고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11%가 증가한 회귀율이다. 돌아온 연어는 지난 2011년부터 2013년 사이에 방류한 어린 연어다. 북태평양 등에서 먹이를 섭취하며 크고 튼튼하게 자란 연어가 산란을 위해 고향인 섬진강으로 찾아온 것이다. 섬진강어류생태관은 포획한 연어 가운데 일부를 섬진강 상류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 자연산란을 유도하고있다. 또 다른 일부는 종보존 시설로 옮겨 세밀한 조사와 함께 자원 증식을 위한 인공수정에 들어갔다.

물 맑고 빼어난 주변 경관을 자랑하는 섬진강은 원래 연어의 산란지였다. 그러나 유역의 수량이 줄고 환경이 오염되면서 연어가 오랫동안 사라졌다. 사람들의 뒤늦은 자각과 노력으로 연어가 방류되고 이제 회귀율이 늘어 다행스럽다. 연어는 고급 어종으로 식탁의 각광을 받고있다. 수산자원의 측면에서 주목할만 하다. 무엇보다 생태나 환경적인 면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 지표 어종이다. 연어의 보호와 관리 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 같다.김영태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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