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자간 유통망 조직… 전직 축구선수 가담하기도
통신망 발달로 인해 마약이 손쉽게 유통되면서 '마약 청정지역' 광주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교도소 출소 후에도 상습적으로 마약에 손을 대는가하면 전직 프로축구 선수까지 유통에 가담하는 등 해마다 마약 범죄가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4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광주에서 적발된 마약 범죄는 총 62건에 82명이다.
마약류사범은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사범 등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밀수·밀매 등 공급사범도 포함된다.
광주에서 적발된 마약 범죄는 지난 2012년 19건에 그쳤으나 2013년 53건, 2014년 54건, 2015년 85건, 2016년 141건으로 해마나 급증하고 있다.
동부경찰서는 21일 교도소 동료 수감자에게 속칭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을 판매한 혐의(마약류 관리법 위반 등)로 최모(53)씨를 긴급체포했다.
2015년 마약(향정)죄로 1년 10개월형을 선고받아 실형을 사는 등 동종 전과가 23회에 달하는 최씨는 같은 교도소에서 지냈던 엄모(63)씨에게 필로폰 1.2g(약 40여회 분량)을 47만원에 판매하고 10g을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마약 중독자인 엄씨는 구입한 필로폰을 2차례에 나눠 한꺼번에 투약했다. 마약에 취한 엄씨는 16일 광주 동구 한 모텔에서 112상황실에 스스로 전화를 걸어 붙잡혔다. 경찰은 엄씨로부터 마약 공급책에 대한 진술을 확보, 최씨를 검거했다.
이에 앞서 6월 전직 프로축구 선수가 마약 유통에 가담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전직 프로축구 선수 김모(30)씨 등 6명은 6월 29일 필로폰을 판매한 혐의로 구속됐다. 김씨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6천200만원 상당의 필로폰을 1g당 160만원을 받고 판매했다.
2012년 프로축구 승부 조작에 가담해 수감 생활까지 한 김씨는 이후 공사현장에서 일하며 성실히 지냈다.
하지만 지난해 초 수감생활 동료의 마약 판매 제의를 뿌리치지 못하고 필로폰 밀수입에 손을 댔다. 승부 조작으로 선고받은 추징금 3천500만원이 남은 김씨에게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제의는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이었다.
김씨는 캄보디아로 떠난 마약 유통조직 총책으로부터 밀반입된 필로폰을 관리책에게 받아 포장한 뒤 에어컨 실외기 등에 보관했다.
이후 인터넷 등에 판매 글을 올려놓고 필로폰을 찾는 사람들로부터 연락이 오면 특정 장소에 필로폰을 놔두고 가져가도록 했다. 김씨는 필로폰 보관 장소 사진을 관리책에게 전송하고 1주당 100만~120만원을 챙겼다.
경찰은 마약류사범 급증 원인으로 인터넷·SNS 발달 등을 꼽고 있다.
실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윤재옥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인터넷·SNS 이용 마약류사범 단속 현황'에 따르면 2012년 전국 적발 건수는 86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3배나 늘어난 1천120건으로 나타났다. 2012년 0건이었던 광주에서도 최근 3년(2014~2016년) 동안 인터넷·SNS 이용 마약 범죄 42건이 적발됐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게시판, 채팅앱 등을 이용해 마약을 유통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마약 판매 광고에 대해서도 엄벌하고 있으나 갈수록 수법이 다양해져 적발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유대용기자 ydy21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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